일본 새기는회, 방한 기자회견 개최
8월 12일 관음종 본산 낙산묘각사서
“한일정상회담서 의제 논의를” 요구
1991년부터 위령비 건립 목표 활동
韓징용자 유족에 편지…상황 등 알려
2013년 위령비 건립 후 유해발굴 전환
관음종, 2017년부터 매년 위령재 봉행
시민 모금으로 자금 마련해 잠수조사 진행
“한일정부·국민, 조세이 탄광에 관심을”
“이시다 시게루 일본 총리가 지난 4월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유해 발굴 지원을 지시한 상황인 만큼 지금이 한국 강제징용자 유해 수습의 적기입니다. 한일 양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조세이 탄광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다 총리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에 결단을 내려주길 바랍니다.”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를 역사에 새기는 모임(대표 이노우에 요코, 이하 새기는회)은 8월 12일 관음종 총본산 낙산묘각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조세이 탄광 문제 해결을 위한 한일 양국 정상의 결단을 촉구했다.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 아픈 역사다. 1942년 2월 3일 해저탄광인 일본 우베 탄전의 조세이 탄광에 바닷물이 유입돼 침수 사고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과 일본인 노동자 47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당시 일본은 전쟁 중이어서 보도 통제가 심해 사건은 일반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일본 정부의 배상과 사과는 없고, 183명의 유해 발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새기는회, 유해발굴 추진까지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와 일본 노동자의 위령과 아픈 역사를 조명하기 위해 1991년 일본에서 결성된 단체가 새기는회이다. 이들은 1991년부터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들의 한국 이름을 찾아 118명의 유족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이 같은 상황을 알게 된 한국 유족들은 피해자 유족회를 결성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한국 유족회와 일본 새기는회의 활동으로 2013년 강제징용된 조선인 노동자와 일본인 노동자의 위령비가 건립됐다. 이노우에 요코 새기는회 회장은 “위령비 건립 후 한국 유족회 분들이 ‘위령비 건립으로 운동이 끝나서는 안된다. 유해를 송환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면서 “이후 모임의 운동 방향성을 유해발굴 및 송환으로 확장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기는회는 2014년부터 유해발굴과 송환을 목표로 본격적으로 사업을 전개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불교계에서 많은 도움을 줬다. 이노우에 회장은 “2016년 한국불교종단협의회에서 현장을 방문해 성대한 위령재를 봉행했고, 2017년부터는 관음종에서 매년 위령재를 봉행하고 있다”면서 “또 관음종에서는 매년 100만엔을 후원기금으로 전달하고 유해발굴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감사인사를 전했다.
유해발굴, 이제 시작이다
현재 조세이 탄광 사고 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은 전적으로 민간 단체인 새기는회의 역량으로 추진되고 있다. 초기에는 일본 정부와의 협의를 진행했으나 “조세이 탄광은 해저에 있고 유해 역시 깊은 곳에 있어 발굴에 위험성이 따른다. 이해 바란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에 새기는회는 지난해 “시민들이 유해발굴하겠다”고 선언하고 세 차례에 걸친 클라우드펀딩을 통해 5000만엔의 기금을 마련해 5회에 걸친 잠수조사를 시행했다. 이를 통해 지난 6월 본갱도 입구를 찾았으며, 피아(배기구)에서 옛 갱도, 본 갱도로 이어지는 통로를 확인했다.
우에다 게이지 새기는회 사무국장은 “본 갱도 입구는 가로 1.2m, 세로 1.6m로 크기가 매우 작다”며 “현재 갱도로 이어지는 다른 경로를 찾고 있다. 피아 내 장애물 제거 등 다양한 안전대책을 마련해 잠수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2026년 유해 수습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진행하려 한다. 이에 앞서 8월 25~27일 한일 공동 잠수조사와 안전설비 설치가 함께 이뤄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노우에 회장은 “본 갱도 입구를 찾고 문을 연 것은 일본제국주의라는 암흑 속에 갖힌 영령이 빠져나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8월 23일 방일해 8월 25일 한일 정상회담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자리에서 조세이 탄광 문제 해결에 대한 양국 정상의 결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우에다 사무국장은 “모금했던 기금들이 8월 25~27일 한일 공동 조사를 진행하고 나면 거의 고갈된다”면서 “일본 정부에 3000만엔의 예산을 요청했지만, 유해수습은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한일 국민들의 힘을 모아야 한다. 조선인 강제징용 노동자 유해수습을 위해 한국사회의 후원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양현 한국인 유족회장 역시 “한일 정부가 나서서 해당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당장 직계 1세대 유족도 4명 정도만 남은 상황이다. 회원 대부분이 손자나 외손자 등으로, 더 늦기 전에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 희생자를 위한 조치들이 전향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 후원 계좌: 1006-501-377562 우리은행(관음종)
문의 010-4234-58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