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사진전, 토론회 개최
조세이 탄광 아픈 역사 알려
관음종, 강제징용 유해 환국
2017년부터 희생자 위령재
한일서 유해 환국 여론 주도
올해도 3월 현지서 위령재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는 한국과 일본 모두에게 아픈 역사다. 1942년 2월 3일 해저탄광인 일본 우베 탄전의 조세이 탄광에 바닷물이 유입돼 침수 사고가 일어났고, 이로 인해 조선에서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 136명과 일본인 노동자 47명이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당시 일본은 전쟁 중이어서 보도 통제가 심해 일반에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 8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배상과 사과는 없었고, 183명의 유해 발굴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1월 15, 16일 조세이 탄광과 관련해 유의미한 행사가 국회에서 잇달아 열렸다. 주호영 국민의힘 의원, 윤호중·우원식·김성주·김두관 민주당 의원 등은 한일관계사학회, 조세이 탄광 희생자 유족회, 조세이 탄광 수비상을 역사에 새기는 회와 함께 1월 15일 이재갑 사진 기획 초대전 ‘그들은 아직도 바닷물 속에 있다’ 개막식을 국회의원회관 로비에서 개최했다. 1월 19일까지 진행된 전시회는 조세이 탄광의 아픈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들로 구성됐다.
다큐 사진작가 이재갑 씨는 “조세이 탄광 수몰 사고와 관련해 지금까지 오랜 시간 노력해 온 분들이 있음을 알리고, 나아가 동참을 통해 좀 더 근원적인 지원과 적극적인 해결을 위한 국가 차원의 노력이 절실함을 인식시키고자 했다”고 취지를 밝혔다.
1월 16일 국회의원회관 9간담회실에서는 ‘조세이 탄광 한·일공동유해발굴 및 봉환 국회토론회’가 열렸다. 토론회는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정책연구실장이 발제를 맡았으며, 토론은 김인수 대구교육대 교수, 이경미 동북아재단 연구위원, 한혜인 아시아 평화와 역사연구소 연구위원, 김동명 국민대 교수 등이 참여했다. 조세이 탄광 유해 발굴을 위한 국회 차원의 논의들이 이뤄진 것은 처음 있는 일이어서 그 의미가 크다. 이 같은 진전의 배경에는 불교계, 특히 관음종의 숨은 노력들이 있었다.
2015년 제18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회 히로시마 대회에서 당시 서장은 히로시마 총영사가 한국불교계에 조세이 탄광 희생자를 위한 위령재를 요청했고, 이에 한국불교종단협의회는 이듬해 1월 30일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위령재를 일본 우베에서 봉행했다. 이후 종단협은 지속적인 위령재 봉행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각 종단에서 2개년씩 순회 봉행키로 했다.
이에 관음종은 2017년부터 매년 위령재를 봉행해오고 있다. 2015년 창종 5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희생자 무연고 영골들에 대한 환국사업을 펼치기로 했기 때문이다.
관음종의 이 같은 노력은 한국과 일본 양국의 여론 환기에 큰 도움이 됐고, 일본 현지에서도 작은 변화들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일본 중의원 회의에서 조세이 탄광 수몰사고 유해 발굴 관련 질의들이 이뤄졌다. 수몰사고 희생자 위패가 봉안된 우베 서광사의 주지스님은 지난해 처음 관음종 위령재에 참석해 향을 사르고 희생자 추모에 동참했다.
관음종은 “한국의 국회 토론회와 사진전을 비롯해 일본 현지에서도 작은 변화들이 이뤄지고 있다. 올해도 3월 26일 일본을 방문해 위령재를 봉행할 예정”이라며 “조세이 탄광의 강제징용 조선인 노동자의 유해가 다시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