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커뮤니티 활성화로 신도 정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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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가불자들 종단 소속감 미비
불교대학 졸업 후 재교육 전무
수행 결합 장기 프로그램 필요
사찰 소모임 등 활동 영역 구축

불교대학을 수강하고 있는 불자들. 핵심신도로 나아가는 기본은 ‘교육’이다.
불교대학을 수강하고 있는 불자들. 핵심신도로 나아가는 기본은 ‘교육’이다.

불교를 포교하는 목적은 부처님 법을 통해 중생을 교화하고 깨달음을 얻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의 종교로서 종단의 발전을 위해 적정 수의 신도 수를 유지·증가시키는 것도 중요한 포교 목적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나아가 기존 신도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방안도 함께 고려할 문제다.

하지만, 한국불교의 고질적 문제점 중 하나가 재가불자들의 소속감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한국리서치가 2022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종교활동의 중요도’를 묻는 질문에 불자의 33%만이 “내 삶 속에서 종교가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개신교는 66%, 가톨릭은 55%에 달했다. 

또한 ‘종교가 삶에 영향을 준다’을 묻는 질문에는 불자의 42%만이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반면 개신교인들은 72%, 천주교인은 62%가 자신의 삶에 종교가 긍정적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불교를 신앙하면서도 삶에서의 영향력과 중요도가 타종교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것은 불자로서의 정체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면 신도 조직의 응집력 약화와 신도 이탈로 이어질 수 있어 ‘집토끼 지키기’를 위한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교육화되고 조직화된 ‘핵심신도’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종단에 대한 소속감을 높여야 하고, 이는 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육의 목적은 특정한 인간상으로 ‘변화’시키고, 조직의 구성원으로 ‘소속’해 그 조직에서 부여하는 사명을 ‘실천’하도록 만드는 데 있기 때문이다. 

김응철 중앙승가대 교수는 “핵심신도 양성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교육, 연수 등이 주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일본불교단체인 SGI의 경우 매주 공부 자료를 제작·배포해 신도들 스스로 공부하고 모임 안에서 토론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정기 교육은 보상감과 단체 소속감을 형성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화된 신도들이 활동할 수 있는 영역을 펼쳐주는 것도 중요하다. 핵심신도들에게 지위를 부여해 활동하도록 만드는 종단적인 종책이 필요하다”면서 “사찰 신도들도 관심 영역이 다양하다. 관심사나 취미 등을 주제로 사찰 내 커뮤니티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신도조직화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조기룡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는 장기적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제언했다. 조 교수는 “1990년대 사찰 불교대학이 신도교육과 조직화에 핵심적 역할을 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2000년대 이후에는 조금은 퇴조의 길을 가고 있다”며 “불교대학 1~2년 과정을 마치면 끝난 교육 시스템이다 보니 장기적인 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불교학 교수를 양성할 것도 아닌데, 너무 어렵기만 한 교육 과정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이제는 기본교육 후 신행과 결합된 10~20년 장기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면서 “교육 내용도 부처님 생애를 중심으로 기본 교리를 철저하게 이해시키는 쪽으로 가야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직한 신앙상을 가진 불자’를 양성하는 것이다. 그래야 ‘핵심신도’를 양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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