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망 있는 수행지도자 배출 먼저”

유발 하라리 한 명의 영향으로
印 고엔카센터에 사람들 몰려
수행공동체 자체로 포교 도움
‘산속 禪’ 아닌 ‘삶 중의 명상’

스님과 참선하는 불자들. 불자들의 수행 활성화는 제대로 된 자도자의 안내가 뒷받침돼야 한다.
스님과 참선하는 불자들. 불자들의 수행 활성화는 제대로 된 자도자의 안내가 뒷받침돼야 한다.

부처님 법을 올바르게 전하기 위해 빼놓을 수 없는 과제, 수행이다. 교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재미있는 문화 체험을 한다고 해도 개인의 정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의미가 퇴색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지난 1월 제37대 집행부 신년기자회견서 핵심 종책 가운데 하나로 ‘불교의 사회적 소통강화’를 꼽았다. 이를 위한 마중물이 바로 명상센터 건립. 현재는 서울 용산에 부지를 확보하고, 센터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추진 단계다. 최근에는 조계종 명상프로그램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2026년까지 종단이 인증한 명상 과정을 공표한다는 계획이다.

그렇다면 수행 활성화를 위해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일까? 10년 전 서울 강남구와 부산 해운대구에 참불선원을 개원하고 재가불자들의 수행을 지도하고 있는 문경 봉암사 세계명상마을 선원장 각산 스님은 ‘수행력 갖춘 지도자 배출’을 1순위 과제로 제시했다.

스님은 “유발 하라리 한 사람의 영향으로 그의 스승이 세운 인도 고엔카센터가 급속도로 성장하고, 빌게이츠도 명상을 시작했다”며 “공신력을 갖춘 명망가가 대중에게 수행의 가치를 알린 하나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각산 스님은 이런 수행지도자 배출과 더불어 참선을 주제로 한 템플스테이 운영이 수행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사찰에서도 연령 등 계층별로 참가자를 구분해 수행을 지도하고, 점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스님은 “일반인들이 집에서 매일 적어도 10~30분 스스로 선명상을 할 수 있도록 불교계가 안내자 역할을 해야 한다”며 “여기에 부처님의 가르침인 공(空)과 중도, 사성제, 팔정도, 삼법인, 연기 등에 대한 정확한 설명이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참선과 불교명상이 일반인에게 ‘마음챙김’으로 더 익숙하지만 수행법의 효과는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학자들 역시 불교계가 나아갈 방향으로 ‘명상의 확대’를 꼽는다.

한국문화융합학회가 펴내는 <문화와융합> 제43권 4호(2021)에 실린 논문 ‘코로나 시대의 포교와 불교 명상의 활성화 방안’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결론을 내놓는다. 논문을 쓴 동국대 경주캠퍼스 불교사회문화연구원 김미영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는 “붓다가 가르친 의미와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지로, 수행문화와 이를 전파할 수 있는 콘텐츠를 확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세계적인 명상센터 플럼 빌리지와 샌프란시스코 선센터 등을 예시로 들었다. 명상할 때 높은 쿠션을 쓰거나 탑돌이를 변형해 걷기명상을 개발하는 등 불교인만의 종교가 아닌 ‘마음 다스리기’로의 광범위한 불교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종교인이나 무교인 모두 살아가면서 괴롭고 힘들기 때문에 각각 근기에 맞는 수행법을 개발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연구교수는 “수행공동체에서 스님과 일반인이 함께 먹고, 걷고, 일하고, 휴식하는 아름다운 공동체 정신은 그 자체로 포교가 될 것”이라며 “산 중의 선(禪)이 아닌 삶 중의 명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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