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중흥과 세계평화를 발원하며 떠난 43일간의 상월결사 인도순례가 회향을 맞았다. 원만성취를 이루기까지의 여정을 순례 동참자들에게서 들어봤다.

 

“인도순례, 불교 중흥 이정표 될 것”

조계종 포교원장 범해 스님

조계종 포교원장 범해 스님은 상월결사 순례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도 전법 포교의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원력 때문이다.

범해 스님은 이번 인도순례에서도 1조에서 순례를 이어가고 있다. 스님은 “우리 108명의 순례단이 자연스럽게 인도를 변화시키고 있는 이런 모습들은 한국불교를 중흥하기 위한 행위”라며 “순례가 힘들지만 부처님 4대 성지를 순례하는 이유는 한국불교를 중흥시키고, 불자들에게 그 원력을 전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중생 속으로 사회 속으로 우리 불법이 녹아 스며들어야 한다는 회주 스님의 말씀 속에서 방향이 담겨 있다”며 “출가자들이 자기 성불도 중요하지만, 중생 속으로 더 다가가야 한다. 상구보리 하와중생이 다른 것이 없다. 대중들 속에서 삶 속에서 향상할 수 있는 수행, 전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출가 수행자들이 부처님이 걸은 길을 걷는 것은 많은 대중들이 신심을 잃지 않도록 하는 계기가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인도 성지 순례는 한국불교사서 근래 없었던 일”이라며 “후대에 가면 한국불자들이 인도 부처님 성지를 두발로 걷는 것이 하나의 신행문화가 되고, 오늘의 순례가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노덕현 기자
 

“전법 동력 결집으로 이어져야”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

“상월결사 인도순례는 석가모니 부처님이 45년 동안 중생교화를 위해 걸었던 길을 지금의 우리가 다시 걷고, 불교 중흥의 원력을 새기는 대장정이었습니다. 이 같은 불교 중흥의 원력은 전법·포교 동력 결집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은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의미와 향후 과제에 대해 이 같이 밝히며 말머리를 풀었다. 

지현 스님은 상월결사 인도순례의 원만회향을 위해 조계사 사중 스님과 신도 대중 100명과 함께 응원단을 구성해 2월 21, 22일 일정을 함께 했다. 조계사 응원단은 부처님 정각성지 부다가야로 진입한 인도순례단에게 꽃비를 뿌리며 환영했으며, 마하보디대탑에서 진행된 세계평화기원법회에 참석했다.

지현 스님은 “상월결사 인도순례에서 발원한 원력들이 이제는 전법·포교 동력으로 결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어린이·청소년, 대학생 등의 계층포교의 강화가 시급함을 강조했다.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이 마하보디사원에서 봉행된 세계평화기원법회에서 ‘포교만이 한국불교의 살길이며, 포교는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에 깊이 공감합니다. 이제 한국불교는 적극적인 전법·포교 종책을 수립하고 시행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조계사는 포교를 통한 한국불교 중흥에 일임을 담당하겠습니다.”

신성민 기자  

 

“순례길 전법길로 전환되길”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

“부처님처럼 살자는 다짐의 길, 이제 그 길이 전법의 길로 전환되길 발원합니다.”

인도순례 14일 차인 2월 22일 인도 마하보디사원에서 열린 ‘세계평화기원대법회’에 직접 참석해 순례단을 응원했던 덕문 스님은 “인도순례 현장은 부러움의 대상이자 전법 포교의 새바람이 일어나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순례 전 일정을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한 덕문 스님은 “순례 모습을 보며 부럽기도 하고, 그 길에 있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지만 우리 모두를 대표해 떠난 순례자들을 응원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라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덕문 스님은 “현장에서 한국불교의 희망도 함께 봤다”고 말했다. 순례단이 가는 곳곳마다 자발적으로 찾아와 응원하는 인도인들에게서, 그들의 근본에 부처님이 있었음을 깨달았다는 것이다. 

덕문 스님은 “한국불교도 신도수 급감에 매몰될 것이 아닌 적극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의 신뢰를 얻는 것이 가장 첫 번째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지금까지는 전통문화적인 부분을 중심으로 신도들을 기다리는 형태였다면, 이제는 적극적으로 포교해 나가는 게 필요하다”면서 “방향을 제시하고 앞서 나가는 역동적인 불교를 실천할 때”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현지서도 순례단 보고 발심”

국제포교사회장 정혜 스님

정혜 스님은 인도 순례 공고를 보자마자 상좌인 해인 스님과 함께 신청했다. 

국난극복 자비순례에 이어 삼보사찰 천리순례까지 완보한 정혜 스님은 1998년 국제포교사 3기로 품수받은 이후 한국불교 세계화의 원력을 품고 있다.

정혜 스님은 “상월선원 천막결사 당시 철야정진을 하면서 각계각층의 불자들이 자발적으로 천막법당을 부다가야로 만드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며 “인도 현지에서도 수많은 이들이 순례단의 행선을 보고 발심하는 것을 보며 새로운 힘을 느낀다”고 말했다.

고령의 나이로 순례가 힘들만도 하지만, 스님에게는 환희의 여정이다. 스님은 “순례를 하면서 대중이 부처님이구나를 느꼈다. 나 혼자서는 못 걷는 것을 함께 걸으니 가능했다”며 “인도인들이 박수 치고 환영하는 것을 보며 순례단 사부대중이 정진하듯, 불자 개개인이 정진한다면 한국불교 중흥은 물론 불교 중흥을 꼭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혜 스님은 이제 한국에서 전법 포교에 매진한다. 

스님은 “한국의 불자들이 힘을 모아 어렵게 사는 불자들이 있는 인도 마을에 한국학교를 세웠으면 좋겠다. 부처님 가르침 아래 인도의 지역민들이 어울리는 것을 보며 불제자로서 너무나 기뻤다”고 말했다.

“부처님께서 가르침을 전세계에 펴시고 그 가르침이 수많은 이들을 행복하게 했듯, 우리 한명 한명이 마음을 내어 그 가르침을 전하여 더 많은 이들이 행복하게 합시다.”

노덕현 기자

 

“안주했던 마음 다잡는 기회”

동국대 정각원장 진명 스님

“부처님 가신 길을 따라 1167km를 걷는 이 불사는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도 쉽지 않을 아무나 할 수 없는 불사죠.”

지난 2월, 인도 라즈기르 영축산에서 상월결사 인도순례단을 만났던 동국대 정각원장 진명 스님은 토사곽란(吐瀉?亂) 속에서도 “부처님 걸으신 길에서 죽는 건 영광”이라고 말하는 순례단원의 모습을 보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말했다. 

스님은 “순례를 함께할 순 없었지만 지금 내가 있는 위치에서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순례의 의미를 살리는 일”이라면서 “열악한 상황에서도 목숨을 걸고 걷는 스님들처럼 불교중흥을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했다.

진명 스님은 특히 회주 스님의 말씀에 크게 공감했다. “국민 속으로, 대중 속으로, 사회속으로, 중생 속으로 떠나라는 말씀을 듣고 안일하고 안주했던 마음을 다잡았다”면서 “종교 인구 노령화와 코로나 등 급속도로 변하고 있는 환경 속에서 간절하게, 절실하게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3월 23일 조계사에서 봉행될 회향 법회 이후 우리의 포교 형태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스님은 “사찰 행정 업무, 문화 복지 포교, 교육 불사 등 무엇을 하던 이번 인도 순례가 현장에 있는 스님과 불자들의 마음의 끈을 다시 한 번 조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 한 명 한 명의 힘은 미약할지 모르나 뭉치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인도순례, 인식 변화 계기로”

주윤식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주윤식 조계종 중앙신도회장은 이번 상월결사 인도순례에 순례단원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번 순례 동안 주 회장은 인도 주민들의 환대에 놀랐다.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가는 곳마다 받는 환대에 불교 중흥에 대한 원력은 더욱 커졌다.

주 회장은 이번 상월결사 인도순례를 통하여 사부대중의 원력이 하나로 모이길 간절히 발원했다.

주 회장은 “인도불교가 흥했다가 사그라진, 고려불교가 흥했다가 사그라진 이유는 사부대중이 각자의 본분에 충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스님들이 청정한 수행과 전법을, 재가자들이 공덕을 쌓는 외호를 통하여 불교 중흥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회주 자승 스님이 말한 사부대중이 함께하는 불교 만이 불교의 미래를 담보한다고 내다봤다.

주 회장은 “인도순례가 하나의 행사로 그쳐서는 절대로 안된다. 많은 불자들의 인식을 변화시켜야 한다”며 “상월결사가 주창하는 세상 속으로 뛰어드는 불교, 대중 속으로 다가가는 불교, 출가자와 재가자 사부대중이 차별없이 함께 힘을 모으는 불교가 되기 위해서는 지금 이 순간 각자 처한 위치에서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참구하고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불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불자라면 모두 함께 뜻을 모아 불교 중흥에 같이 동참했으면 합니다. 모두가 인식을 같이하고 각자 본분을 찾아서 매진하다보면 중흥은 반드시 이뤄질 것입니다.”

노덕현 기자

 

“발바닥 물집 헛되지 않기를”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장

“포교는 말보다 실천이라는 회주 스님의 말씀에 청년 불자들의 역할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졌죠.” 

2월 22일 인도 비하르주 보드가야 마하보디 사원에서 열린 ‘세계평화기원대법회’에 참석한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 회장이 당시 현장에서 받은 감동을 풀어내며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보리수 아래에서 모두 하나된 마음으로 원을 세우며 한국불교의 새로운 변화와 희망을 봤다는 장정화 회장은 “스님들의 환희에서 흐르는 눈물, 발바닥에 잡힌 물집이 헛되지 않게 한국불교 중흥을 이루기 위한 진실한 마음을 되새기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인도 순례 현장을 직접 목도하고 큰 감동을 받은 장정화 회장은 최근 조계종 포교원에서 진행한 ‘강릉 해맞이길 걷기 순례’에도 동참했다. 장 회장은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짧은거리를 체험하면서 인도를 순례 중인 스님들의 모습이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면서 “부처님 가르침에 한 발 더 다가서는 성스럽고 아름다운 길을 걷고 있는 스님들에 대한 존경심이 높아진 것도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상월결사의 원력들이 잘 결집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대불청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깊어졌다.

장 회장은 “남산 마애불 세우기 동참, 순례길 조성, 종교 편향 대응 등 다양한 방면에서 청년들의 역할을 고민하고 있다”면서 “청년 단체 조직이 침체된 현실에서 우리 스스로 자신의 자리에서 역할을 해내 한국불교 중흥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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