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사찰음식. 오랜 시간이 걸려 사찰음식 관련 자격증이 생겨났고, 몇몇 사찰은 사찰음식 특화사찰로 이름을 떨친다. 주요 해외인사들이 사찰을 방문했을 때 대접하거나 한국불교계가 해외홍보를 위해 활용하는 방편이기도 하다.2000년대 들어 웰빙 열풍을 등에 업고 일부 스님들에 의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체계를 갖추기 시작한 사찰음식. 하지만 명(明)이 있으면 암(暗)도 있는 법. 사찰음식의 이런 대중화 흐름을 냉정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부처님 말씀에 빗대면 사찰음식문화는
서울 대각사 주지 종원 스님의 신간 도서 ‘푸른 수행 파란 행복’ 출판을 기념하는 법회가 열렸다.종원 스님은 11월 13일 경내 대각성전에서 ‘푸른 수행 파란 행복’ 출판 기념법회를 봉행했다. 책에는 스님이 30여년 간 어린이·청소년·군·대학생·대중 포교 등 다양한 전법 현장에서 느낀 소회와 생생한 경험이 진솔하고 담백하게 담겨있다.출판 기념법회는 노은주 명창의 판소리로 시작해 삼귀의·반야심경 봉독, 봉정식, 인사말, 축하인사, 대각사 용성합창단·중앙합창당·홍승아 첼리스트 등 특별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대각사 주지 종원
영성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삶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지 분명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마디로 정의하기 힘들 만큼 긴 역사를 가졌으며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개념이 바로 영성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수 세기 동안 지속·발전해 온 ‘영성’의 개념과 정의, 역사를 일목요연하게 아우른다. 나아가 영적 태도 또는 영적 수행이 개인의 삶과 사회의 번영에 어떤 관련이 있는지 짚어본다. ‘왜 영성이 필요한가?’ ‘최첨단 과학기술 시대에 영성은 왜 사라지지 않고 오히려 유행처럼 번지는가?’ 이러한 물음에 대한 답을 주는 책이다.보통 우
김일엽 스님(1869~1971)은 한국 근현대사에서 그 스펙트럼이 다채로운 인물이다. 스님은 한국 최초의 여류화가 나혜석, 현대적 글쓰기와 연기로 성공한 한국 최초의 작가 김명순과 더불어 1세대 자유주의 신여성으로 세간의 이목을 받았다. 신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성장해 신식교육을 받았던 김일엽 스님은 언론인이자 작가였지만,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1933년 수덕사로 출가해 구도자의 길을 걷는 비구니 스님이 됐다.그간 김일엽을 연구한 학자들은 신여성으로서의 김일엽과 스님으로서 김일엽을 별개의 인물로 놓고 연구하거나, 출가 이후 김일
계간 〈시와 세계〉 겨울호에 ‘어매의 어매’ 외 5편으로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여태동 불교신문 논설위원이 첫 시집 〈우물에 빠진 은하수 별들〉을 펴냈다.시집에는 기쁜 일도 많고 곡절도 많은 우리의 일상을 활달하게 노래한 시 65편이 실렸다. 상념은 감추지 않고 상념 그대로 드러나고 그러면서 선취와 파격이 있다. 또 자연의 시은에 감사하는 소박한 농심이 있고, 고향의 언어는 실감나고 따뜻하다.언론인으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비판적 시선, 불교의 자비와 이타심 그리고 농부로서 생태와 환경에 관한 고민이 어우러졌다. 여태동 시인은 시를 통
2014년 〈시와경계〉로 등단한 진효정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지독한 설득〉이 도서출판 애지에서 출간됐다.이번 시집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아픔과 슬픔이다. 일상의 도처에서 아픔이나 슬픔을 감지하는 시인의 감각은 집요하고 예민해서 아픔이나 슬픔이 감상이나 비애로 추락하지 않고 긴장감을 획득하면서 아름다운 시로 빚어진다. 이를테면 빗물 속에 떨어진 칸나꽃을 보면서 “바닥에 떨어진 자기 혓바닥을/물끄러미 내려다보고 있다”거나 바람에 밀쳐진 빨래를 보면서 “구겨진 빨래가 젖은 얼굴로 포개져 있었다”고 표현하는 식이다.동료 시인으로부터 “자기
서울 성북구 흥천사(興天寺)는 태조의 비 신덕왕후의 능침사원으로 1397년에 조성된 후 왕실 원찰, 조계종 본사, 선종 수사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 조선 초기 최대의 불교 대찰로 너무나 유명했다.흥천사의 능침사원 기능은 태종 때 신덕왕후 능인 정릉이 성북구로 옮겨지면서 새로운 흥천사인 신흥사에 계승됐고 연산군 때 황화방 흥천사가 소실되면서 왕실사원의 기능까지 계승돼 명실상부 성북구 흥천사(신흥사) 시대가 된 것이다. 그후 숙종 때의 중창을 거쳐 고종 때 대원군의 흥천사 사명(寺名)의 복원으로 흥천사는 완전히 옛 흥천사 왕실사원의
임진왜란은 1592년(선조 25년) 5월 23일부터 1598년 12월 16일까지 약 7년간 이어진 전쟁이다. 흔히들 왜적이 침략해 지난한 전투를 벌이다가 이순신 장군으로 인해 왜적이 패퇘한 전쟁으로 알고 있으나, 임진왜란은 조선과 일본이라는 통일국가가 가용한 유·무형의 자산을 총동원한 최초이자 유일한 총력전이자 동북아 최초 국제전이었다. 이 전쟁으로 인해 한·중·일 삼국의 정권이 바뀌면서 역사적 전환점이 됐다. 그만큼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전개가 드라마틱하다보니 임진왜란은 영화나 드라마의 단골 소재였다. 현재까지 제작된 임진왜란 영
만남, 동행, 기다림, 사랑, 세상과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최명숙 시인의 목소리가 따뜻한 감성의 언어로 탄생했다. 〈사람이 사람에게로 가 서면〉에는 한 계절을 절집에서 보낸 노 여행자 이야기, 여행길에서 만난 풍경들과 귀향 이야기, 화두처럼 찾던 길에 대한 단상들, 잊지 못한 사랑 이야기, 몽골평원에서의 이야기와 귀가 들리지 않는 몽골 소년과 맞은 저녁의 그리움 등 시인의 곁에 왔다 간 것들이 시로 담겼다. 그저 평범해 보였던 일상의 소소한 것들이 시인의 마음에서 꽃처럼 피어 어두운 세상을 밝히는 노래가 돼 다가온다. 선한 시심
“작은 빛 하나가 온 하늘을 밝힐 순 없어도…작은 시작이 되어 줄 거야!”는 어둠을 다루고 있다. 그 어둠은 불을 다 끈 뒤 아이 혼자 잠자리에 누워 있을 때와 같은 말 그대로 어둠일 수도 있고, 풀이 죽거나 외롭거나 절망하거나 위험할 때 아이 마음에 깃든 어둠일 수도 있다.어떤 어둠과 맞닥뜨리든 언제나 희망이 있다고 글쓴이는 말한다. 희미하게 깜박거릴지라도 분명히 빛이 있다고, 그 작은 빛으로도 자신감을 기르고 자기 앞의 세상으로 충분히 나아갈 수 있다고 말이다. 우리 안에서 조용히 반짝이는 작은 빛을 기억하기만
세상 모든 소리를 듣고 중생의 괴로움을 없애기 위해 33가지 모습으로 우리에게 찾아오는 자비의 상징, 관세음보살. 모든 질병과 삿된 기운을 물리쳐 주는 양류관음부터 어민이나 항해하는 상인들을 보호하는 아뇩관음까지 에는 33관음응신이 담겼다.관세음보살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를 지켜보고 계신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명호만 불러도 큰 덕이 온다고 한다. 붓다아티스트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정기란 작가의 관세음보살은 조금 더 특별하다. 친근하고 편안한 모습의 관세음보살은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을 다독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남에게 털어놓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그것이 자신이 밑바닥까지 내려간 이야기라면 더욱더. 자전 소설 〈빛과 소녀〉를 내놓은 최다경 작가는 어릴 적 성폭행의 후유증으로 20년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한국과 독일을 오고 가며 여러 번 정신병동에 입원해야 했다. 잊으려 해도 도저히 잊을 수가 없고, 덮으려 해도 당최 덮어지지 않는 그 시간대를 그저 인생의 침체기, 무덤, 함정, 암 덩어리라 여기며 의식 저편으로 밀어 넣고 달리 살아보려고 발버둥 치던 작가는 어느덧 세월이 흐르고 상처는 희미해졌지만 다시 꺼낼 용기
“겨우내 난방하지 않은 천막에서 옷 한 벌로 생활하며 하루 한 끼 공양하고 14시간 이상 정진한다. 정진이 끝나는 날까지 묵언해야 한다.…이를 어길 시 조계종 승적을 반납하겠다는 각서와 제적원을 제출한다.”2019년 11월 11일 기해년 동안거 입재일. 위례 신도시에 자리한 상월선원 부지에선 상월결사 회주 자승 스님을 비롯한 아홉 스님이 풍찬노숙 천막정진에 들어갔다. 하루 14시간 이상 정진, 하루 한 끼 공양, 단벌 정진, 삭발·목욕 금지, 외부인 접촉 및 천막 출입 금지, 묵언이라는 혹독한 청규를 세우고 한겨울 목숨 건 수행에
누군가는 전국 곳곳에 자리한 사찰을 ‘숲속의 박물관’이라 칭한다.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오며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은 불상과 불화, 전각 등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절집에 자리한 보물은 단지 그뿐만이 아니다. 저자는 우리가 ‘문득’ 찾은 사찰에서 ‘으레’ 지나쳤던 것들, 이를테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모를 절 마당의 돌기둥이나 단순한 장식으로 보이는 지붕 위의 오리 조각, 불상 앞에 놓인 탁자는 물론 절집의 일상을 보조하는 계단, 석축도 우리 역사 속의 보물이라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단순히 ‘오래되었기’ 때문이 아니
종교에서 ‘의례’는 그 종교가 가지고 있는 신행·신앙 체계를 구체적 실천행위로 보인 것이다. 넓게 보면 예배행위를 비롯해 해당 종교에서 행해지는 모든 상용의식, 생활의례 등이 포함된다. 이 같은 의례에 참여함으로써 신자들은 종교에 대한 믿음을 강화하며, 교단에 대한 소속감과 동질의식들을 형성하게 된다. ‘의례’가 바르고 정확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계종 어산종장 혜천 정오 스님(한국불교전통의식전승원 학장)과 우천 이성운 동방문화대학원대학 교수가 공역한 〈불교상용의식해설: 예식의궤를 중심으로〉는 바른 불교 의례를 위한 노력들
불광출판사가 발행하는 불교 대중문화잡지 월간 〈불광〉 11월호(통권 589호)가 발간됐다. 이번 달 특집 주제는 ‘금강역사; 사찰로 온 헤라클레스’다. 사찰에 들어가면 일주문을 지나 금강역사가 있는 금강문, 사천왕이 있는 천왕문을 지나야 법당에 다다를 수 있다. 간다라 지역에서 붓다의 호위무사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금강역사는 우리나라에 전래된 후, 사찰 입구에서 수문장 역할을 하고 있다. 금강역사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의 형상을 차용한 것은 특이하다. 네메아의 사자를 죽인 후 헤라클레스는 사자의 가죽을 팔에 걸치거나 머
재단법인 대한불교진흥원(이사장 이한구)이 발행하는 불교 대중문화지 월간 〈불교문화〉 11월호(통권 279호)가 발간했다. 〈불교문화〉 11월호 특집은 ‘최고의 건강관리, 불교에 답 있다’이다. 특집에서 문일수 동국대 WISE캠퍼스 의과대학 교수는 ‘명상으로 마음 건강 지킬 수 있다’를 주제로 코로나 블루의 대응 방법으로 명상을 통한 사띠 힘을 기를 것을 제안하며, 하루 중 단 몇 분이라도 ‘나’를 돌아보는 존재 양식의 삶을 살기를 권한다. 김종우 강동경희대학교 한방신경정신과 전문의는 ‘마음챙김으로 하는 운동과 신체 건강’을 주제로
민속학계 원로인 김용덕 한양대 명예교수는 민속학뿐만 아니라 한국불교계에도 고마운 존재다. 그동안 불교민속과 관련된 논문이나 저서를 다수 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불교계를 대표하는 전통문화인 연등회와 수륙재의 무형문화재 지정을 이끈 공신이기 때문이다. 9년 전 강단을 떠나며 을 펴낸 그가 이번에는 학자가 아닌 부처님 법을 찾아 여행하는 ‘남순동자(선재동자)’가 됐다.총 2권으로 구성된 는 목포에서 부산까지 남해안을 따라 약 1300㎞에 분포한 전통사찰을 직접 걸어서 순례한 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에 대한 참상이 연일 뉴스를 타고 전해진다.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은 누적된 분노와 증오로 좀처럼 수그러들지 모른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10월 15일 열린 자신의 신간 〈보지 못하는 것을 본다는 것〉 출판 기자간담회에서 “전쟁 종식을 위해 다 같이 기도하자”면서 “이젠 두 번째 독화살을 맞으면 안 된다”고 했다. “부처님 경전에는 ‘두 번째 화살을 맞지 말라’는 비유가 있습니다. 첫 번째 화살을 맞게 되면 놀라고 화가 나고, 나에게 화살을 쏜 사람을 찾으려고
불교가 한 나라에서 번성하기 위해선 왜곡되지 않은 부처님 말씀과 이를 따라 정진해 깨달음을 얻어 범부중생을 교화하는 수행자가 필수적이다. 테라와다불교의 맥을 이은 미얀마가 불교국가로서 부처님 가르침을 면면히 이어갈 수 있었던 것도 여러 스승들의 노력 덕분이다.은 20세기 전후 미얀마 승려로서 아라한의 경지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는 최고의 스승 9명의 법문을 모았다. 편역은 1996년 미얀마로 건너가 마하시·쉐우민·때인구·모곡 센터 등에서 직접 위빠사나를 수행하고 마하시 마하간다용, 만달레이 빠리얏띠 사사나 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