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년 새해는 조계종 제36대 집행부가 출범한지 3년차가 되는 해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2018년 취임 당시 한국불교의 변화와 혁신을 기조로 밝혔다. 그리고 1년 후인 2019년 10월, 스님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만남으로 KTX 해고 승무원, 쌍용차 해고노동자,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 등 사회적 약자를 꼽았다. 이후 조계종은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멈춤에도 지속적으로 대사회 현안에 관심을 기울여 왔으며, 올해 원행 스님은 신년기자회견에서 대사회역할의 확대 기조를 밝혔다.기후위기
(사)한국교수불자연합회(이하 교불련)는 불교를 대표는 지성인 교수들의 모임이다. 1988년 창립한 이래 30여 년을 불자 교수들의 신행 증진과 불교진흥을 위해 그 역할을 해왔다. 특히 매년 개최해오고 있는 교수불자대회는 시대적 현안에 대한 불교적 해법·대안을 모색하는 주제를 다루며, 다양한 분야에서 연구하는 교수들이 혜안을 불교계 안팎에 제시했다.그랬던 교불련이 차기 회장 선출을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등기이사들을 “불법 사이버총회”로 주장하며 김성규 회장과 송일호 차기 회장을 회원에서 제명하고, 회장 직무대행으로 김한란 성신
해외사찰이 11년 만에 급감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2009년 142개였던 사찰은 11년이 지나 82개로 감소했다. 무려 57% 수준이다. 2009년 이후 11개 사찰이 새롭게 창건된 점을 감안하면, 더 많은 수의 사찰이 폐사되거나 조계종과의 연관성이 단절된 셈이다. 모든 사찰의 상황이 천차만별이고 코로나19 상황으로 미처 연락이 닿지 않은 사찰도 있다는 점에서 단편적인 통계 수치로만 그 현황을 소상히 파악하기엔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해외사찰 현황이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무엇보다 조계종 해외특별교구법의 실 효성에
경기도 안양시의 산속 작은 공원에는 보호각 속에 갖힌 한 성보가 있다. 바로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2호인 안양 석수동 마애종이다. 그동안 우리는 마애불에 대해서는 성보로 여기며 보존 등에 힘썼지만 마애종은 그러한 성보가 있는지조차 모르는 수준에 불과했다. 안양 석수동 마애종만 하더라도 2007년까지 안양시가 부지를 매입하기 전에는 제대로 된 발굴과 정비조차 없었다. 마애종은 스님이 범종을 타종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안양 석수동 마애종의 경우 고려시대인 11세기 전반에서 중반 무렵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 유일의 마애종상
코로나 확산으로 모든 것이 멈췄던 2020년을 지나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코로나로 인한 여파는 올 한해까지 이어져 새로운 형태로 불교계를 이끌어갈 키워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언택트, 그리고 치유가 대표적이다. 조계종 중앙신도회가 전자결제 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는 소식은 올해 언택트 문화의 본격적인 확산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도 합동수계법회를 언택트로 시행할 방침이며, 유튜브 활용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신행·포교단체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날 현상일 것으로 보인다. 불교계가 올해 특히 유념해야 할 분야는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위기는 지구상 모든 생명체의 생존문제다. 어느 한 집단이나 국가의 변화만으로는 이를 극복할 수 없으며, 인류공동체 차원의 대대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거대한 의제다. 산업혁명 이후 우리를 지배해 온 인간중심주의적 세계관은 결국 지구를 병들게 했고, 이는 다시 인류를 위협하는 부메랑이 되고 있다.기후위기는 ‘공업(共業)’의 산물이다. 누구 하나, 어느 국가나 기업의 책임이 아니다. 그동안 인간중심의 사고방식으로 살아오면서, 더 풍족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기 위해 소비해 온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대대적인 인식 변
국가무형문화재 제122 연등회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불교계를 넘어 우리나라의 전통문화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대단히 환영할 만한 일이다.연등회는 부처님오신날인 음력 4월 8일에 부처님의 탄생을 기념하고 축하하기 위해 거행되는 불교 행사다. 삼국시대부터 현재까지 계승된 불교 의례이자 우리 민족의 곁에서 살아 숨 쉬어온 전통문화 그 자체다. 그런 점에서 연등회의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되레 늦은 감이 있다. 1000년 세월동안 대중과 함께하는 가운데, 시대에 맞게 변화하며 현재까지 계승된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흔치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대표발의를 추진 중인 ‘민주당표 차별금지법안’이 불교계 반발에 직면했다. 불교계 뿐 아니라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등 그간 입법화를 위해 노력해 온 시민사회단체들과 법학 전문가들의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당연한 결과다. 어떠한 이유로도 차별받아선 안된다는 입법취지를, 정치적 이유로 저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표 차별금지법안은 종교행위를 차별의 예외조항으로 명시했다. ‘성적지향’을 이유로 법제정을 반대해 온 개신교계를 설득하기 위한 조항이라는 점에서 ‘개신교계 눈치보기식’ 법안이라는 지적이 많다. 문제는 종교
코로나19 확산으로 불교계에서 종교집회와 기도신행 금지 등의 조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희소식이 들려왔다. 한국리서치가 진행한 종교 호감도 조사에서 불교에 대한 호감도가 5개 종교 중 1위를 기록한 것이다. 적극적인 코로나 대응과 마음 치유에 대한 행보가 호감도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이번 조사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본인이 믿는 종교가 아닌 다른 종교에 대한 평가 부분으로 불교는 종교가 없는 사람에게서 가장 높은 호감도를 얻었다. 코로나 이후 불교에 대한 타종교인, 무종교인들의 호감도 상승은 코로나 이후 대응과 마음 치유
내년 정부가 명상 활용·산사문화재 활용·불교영화제 등 사업에 예산을 편성, 불교문화산업 전반에 활기가 일 것으로 보인다.종교문화사업들을 지원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의 내년도 예산은 653억 원이며, △종교문화활동 195억 원 △전통문화유산보존 272억 원 △종교문화시설 124억 원 등이 세부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불교계는 뮤지컬 공연과 연극, 불교 전통 의식을 주제로한 음악의 향연 등 축제 프로그램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어 문화 포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정부의 예산 지원은 불교문화 산업의 새로
문화재 보유 사찰의 문화재구역입장료 면제 대상자가 대폭 확대된다는 소식이다. 조계종 문화재보유사찰위원회는 ‘문화재구역입장료’ 면제 기준을 새롭게 조정·확정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이날 결정에 따라 다양한 계층에서 입장료 면제 혜택을 받게 됐다. 국가유공자의 경우 관련 법률에 따라 총 18개 분류의 국가유공자와 부인으로 대상이 확대됐으며, 보훈보상대상자·5.18민주유공자·특수임무유공자·의사상자·민주화운동 관련자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또한 기초생활수급자, 임산부(보호자 1인 포함), 다자녀 가구
최근 롯데마트가 시각장애인 안내견의 출입을 거부하면서 사회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법적으로 ‘장애인보조견’의 출입을 보장하고 있는 것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내견은 곧 눈의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장애인에 대한 이해·인식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슬프지만 불교계는 롯데마트보다 더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많다. 장애인단체를 이끄는 관계자들은 이번 사태를 언급하며 “사찰에서 안내견이 쫓겨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고 지적했다. 그만큼 장애인에 대한 인식수준이 여전히 낮다는 것. 전국 곳곳에서 장애인불자회가 창립
6000여 비구니 스님을 대표하는 조계종 전국비구니회가 제12대 출범 1년을 맞았다. 지난해 11월 13일 제12대 회장 본각 스님을 주축으로 출범한 12대 전국비구니회는 소통과 실천을 모토 삼아 “일하는 전국비구니회가 되겠다”고 선언했다. 공약실현을 위해 어느 때보다도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할 올해였지만, 갑작스레 닥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안타까운 시각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출범 1년을 맞아 그간의 활동을 되짚어 보니 성과가 적지 않다. 우선 ‘일하는 전국비구니회’에 최적화 된 조직체계가 눈길을 끈다. 집행부부터 전국지회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11월 26일에만 확진자가 538명이 늘었다. 6개월 만에 일일 확진자 발생 500명대로 다시 접어들었다. 앞서 11월 24일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상향하며, 불교계는 다시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조계종의 경우 11월 24일부터 12월 7일까지 2주동안 방역과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한 지침을 전국 사찰에 시달했다. 지침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모든 사찰은 법회·행사에 수용인원 20% 이내만 참여시켜야 하며, 개인 간격은 2m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모든 모임은 중단됐고, 신도
코로나로 인하여 거리가 한산하다. 수많은 거리축제들이 취소됐다. 사회가 활력을 잃어가는 이때, 한국불교 전통을 알리는 연등회(燃燈會)의 낭보가 날아왔다. 바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가 확실시 된다는 소식이다.문화재청은 11월 17일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가 연등회에 대해 ‘등재 권고’ 판정을 내렸다고 밝혔다.연등회의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여부는 12월 14∼19일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열리는 제15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평가기구는 심사 결과를
조계종 군종특별교구가 육해공군본부가 위치한 계룡대에 영외법당으로 호국 홍제사 건립에 나섰다. 11월 24일 착공한 호국 홍제사는 계룡대 군 장성들과 장병들을 위한 신행공간을 넘어 군불교 총본산으로 자리할 것이다.영외법당인 호국 홍제사 불사는 군과 지역관계 강화에 따라 종교시설의 개방 트렌드에 따른 것이다. 법당은 불자들의 신행 수행공간으로서 1층 공양간, 2층 다목적홀, 군불교 역사전시실, 어린이법당, 3층 대웅보전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관은 2층 구모로 총 24개 객실과 1개 지대방으로 구성돼 군불교 미래를 짊어질 군법사들의 체계
불교인권위원회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저변 확대를 꾀한다고 한다. 부처님 가르침인 ‘不二’ 사상을 새로운 화두로 삼아, 인류를 넘어 지구공동체를 위한 비핵화와 환경운동으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불교인권위원회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면서, 그 행보가 침체된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길 바라는 마음이 크다. 불교인권위원회는 1990년 창립했다. 사회적으로 인권에 대한 의식이 저조한 시기, 민주화를 향한 열망에 발걸음을 맞추며 ‘불교 인권’의 새로운 정의를 깃발삼아 두각을 드러냈다. 사형제 폐지 운동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집지어
공심(公心)이 담긴 하나의 원력(願力)이었다. 상월선원 결사는 천막결사를 거쳐 만행결사까지 장장 1년 동안 이뤄졌다. 그리고 결사마다 회향은 나눔의 행보였다.돌아보면 위례 상월선원 무문관 정진을 원만히 회향한 회주 자승 스님 등 정진 대중들의 첫 행보는 헌혈이었다. 스님들은 결사를 마친 지 하루만인 2월 8일 서울 봉은사로 온 헌혈차에서 헌혈에 동참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우려로 최근 헌혈하는 사람들이 사라져 혈액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한 스님들이 세상에 회향하겠다는 뜻을 세운 것이었다. 2월 25일에는 코로나로 취소된 회향
붓다의 길을 따라 걷는 고행의 발은 인욕의 상징이다. 중생의 아픔에 함께 우는 순례단은 자비의 상징이다. 상월선원 만행결사 자비순례가 10월 27일 서울 봉은사에서 21일간의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장장 511km에 달하는 이 길 위에서 순례단은 어떤 것들을 느꼈을까. 함께 웃고 울며 지낸 21일동안 순례단은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도반이자 국난극복의 첨병이 됐다.위례 상월선원 천막결사 당시 석달 간 화두 정진했던 9명 스님은 불교 수행의 새로운 면모를 확인시켰다.이어 진행된 태화산 순례는 대중 순례와 행선의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남양주 수진사에서 빚어진 방화사건으로 인한 사회적 충격이 크다. 방화범은 법당 촛불로 방석에 불을 붙였고 산신각 한 동을 완전히 잿더미로 만들었다. 경찰 조사에서 “신의 계시에 따른 것”이라고 발언한 것은 그야말로 이번 방화사건이 증오범죄의 범주에서 발생했음을 드러내고 있다. 방화범이 수진사를 맴돌며 “할렐루야” “하나님 믿으세요”를 외치거나 성경 구절을 외우며 타종의식을 방해하고, 불상에 돌을 던져 훼손했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확인되면서, 예견된 참사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수진사 방화사건은 배타적이고 왜곡된 종교관을 가진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