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심(公心)이 담긴 하나의 원력(願力)이었다. 상월선원 결사는 천막결사를 거쳐 만행결사까지 장장 1년 동안 이뤄졌다. 그리고 결사마다 회향은 나눔의 행보였다.

돌아보면 위례 상월선원 무문관 정진을 원만히 회향한 회주 자승 스님 등 정진 대중들의 첫 행보는 헌혈이었다. 스님들은 결사를 마친 지 하루만인 2월 8일 서울 봉은사로 온 헌혈차에서 헌혈에 동참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우려로 최근 헌혈하는 사람들이 사라져 혈액이 부족하다는 소식을 접한 스님들이 세상에 회향하겠다는 뜻을 세운 것이었다. 2월 25일에는 코로나로 취소된 회향식 비용으로 마스크와 손세정제를 구입해 복지관에 전달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난 11월 11일. 상월결사 대중들은 자비순례 회향 또한 사회 소외계층과 함께 진행했다. 병원 구급차 구입, 베트남 농촌학교 해우소 건립, 탄자니아 농업학교 운영 등 자비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었다.

결사는 매우 중한 단어다. 목숨을 건 정진을 통한 깨달음의 길이다. 그 끝은 무엇일까. 바로 대중과 함께 그 깨달음을 나누는 것이다. 상월결사는 수차례 순례를 통해 한국불교에 새로운 전형을 세웠다. 그 마지막 회향도 소외계층과 함께한다는 전범을 만들었다.

이제 상월결사는 삼보사찰 순례와 인도 만행결사 등을 준비하고 있다. 어려운 이웃과 사회 곳곳에 자비의 손길을 뻗는 일도 이어질 것이다. 상월결사는 수행자 본분에 맞는 용맹정진을 통해 한국불교의 청정성을 회복하고 수행가풍을 진작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하지만 천막결사 회향에서 보여준 큰 울림은 자비순례 회향에서 보여준 사회 공헌 등으로 우리 곁에 또 다른 울림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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