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싱잉볼치유의소리는 2021년 부산에서 창립해 사회 속에서 대중들과 만나며 명상을 안내하고 싱잉볼의 치유의 소리를 동반해 심신의 안정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부산을 대표하는 다섯 개 해수욕장인 해운대, 광안리, 송정, 송도, 다대포의 모래 위에 요가 매트를 펴고 그늘막 하나 없이 햇빛을 온전히 받으며 참여자들과 함께하는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처음 부산관광공사로부터 협업 제안을 받았을 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그러나 막상 바다를 마주하니 ‘소리에 집중이 될까? 뜨거운 모래 위에서 마음이 흩어지지는 않을까?’ 등 여러 생각이 스쳤다. 그러나 참여자들의 귀한 걸음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며 준비를 이어 갔다.
명상 시간, 등 뒤로 파도 소리가 들려왔고, 싱잉볼은 모래 위에서 금빛으로 반짝였다. 파도 소리와 어우러진 광활한 바다의 공명은 걱정을 단숨에 씻어 냈다. 파도 소리와 바다의 냄새, 사람의 숨결, 싱잉볼의 맑은 울림이 한데 어우러지자 ‘지금 이 자리, 지금 이 순간’에 머무는 순수한 마음만이 남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파도 소리에 맞춰 호흡하며 감정을 정화하는 명상으로 들어갔다. 그것은 ‘순수 그대로의 자신’과 만나는 시간이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였고, 그들은 나와 함께였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은 텅 빈 공간과 함께였다.
현대인들은 감정을 조절하려다 오히려 억누르며 살아간다. 답답함과 만성 피로, 스트레스 속에서 번아웃의 문턱에 서 있다. 그래서 나는 ‘호흡’을 통해 감정을 정화하고 새로운 에너지를 채우는 명상을 시도했다. 모든 것을 내맡기듯 자연스럽게 흘러가도록 유도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바다의 맑은 고요에 쉽게 동조됐다. 어느 순간 웅성거림도, 파도 소리도, 자연의 모든 소리도 잠시 멈춘 듯했다.
참가자들은 요가 매트에 누워 온몸으로 햇살을 맞이했다. 태양을 가슴에 품으며 갑갑함을 흘려보내고, 따뜻함으로 자신을 감쌌다. “있는 그대로, 지금 이대로.”
그 순간, 스스로를 가장 깊이 위로하는 시간이 시작된다. 프로그램이 끝난 뒤 한 참가자가 말했다.
“선생님, 이 시간이 제 자신을 가장 아껴 준 시간이었어요.”
그 한마디가 모든 수고를 녹여 주었다.
명상은 장소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에서 피어난다. 바다는 스승이었다. 파도는 쉼 없이 부서지고 다시 일어나며 그 자체로 무상(無常)을 설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나는 ‘법을 전한다’는 것이 거창한 설법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숨 쉬는 일상 속에서 자비의 파동을 나누는 일임을 배웠다.
햇빛은 여전히 뜨겁고 파도는 변함없이 밀려온다. 그 속에서 우리는 바다를 도량(道場) 삼아 사람들의 마음에 작은 평온의 파동을 전하고 있다. 그것이 내가 이 시대에 실천하는 전법이며, 바다가 들려준 무언의 법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