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솔직·기발 콘텐츠, 불교 문턱 낮추다

[대전환, 찾아가는 불교] 찾아가는 '언택트' 불교

종무원 출연해 소식 전달
학인 솔직 브이로그 눈길
실시간 사찰 법회 일상화
새로운 플랫폼 개발 고민 

유튜브와 SNS를 활용한 포교는 MZ세대를 위해서도 필요성이 대두돼 왔다.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유행으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면서 대면을 기본으로 하던 종교계는 유튜브와 SNS 활용을 빠르게 확대했다.

불교계 적응 속도도 빠르다. 조계종 일부 교구본사와 유명 도심 사찰들은 유튜브를 통한 실시간 스트리밍 법회와 온라인 강의를 시작했고, 스님들의 유튜브 진출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어디서나 ‘군계일학(群鷄一鶴)’은 있는 법, 유튜브 등 뉴미디어에서 ‘찾아가는 불교’를 실천하는 사찰들을 찾아봤다. 

‘인싸’ 스님이 되고 싶어요
학인 스님들이 공부하는 승가대학은 일반에 잘 공개되지 않는다. 비구·비구니 스님이 되기 위한 수행과 공부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법보종찰 해인사(주지 현응)의 유튜브 채널 해인사TV는 이 같은 불문율을 내려놓았다. 해인사TV 내 주요 콘텐츠 중 하나가 ‘해:인싸TV(승가대학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해인사 승가대학 학인 스님들의 솔직한 이야기들이 담긴 브이로그(V-log, 비디오와 블로그의 합성어로 자신의 일상을 담은 동영상 콘텐츠)는 단번에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해인사 스님들의 재미있는 일상을 담은 ‘해인사 브이로그’도 인기가 많다. 

해인사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것은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2020년 2월 25일이다. 주요한 콘텐츠는 해인사에서 이뤄지는 법회와 기도의 스트리밍 서비스와 스님들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다. 

해인사TV를 담당하고 있는 서현 스님은 “해인사 유튜브 채널은 선원, 승가대학, 후원 등 사찰 대중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폭을 넓힌 것이 특징”이라며 “솔직한 스님들의 모습과 해인사 법회·기도를 누구나 접할 수 있게 되면서 사찰을 알리는 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인싸TV는 일종의 대학 방송국”이라고 밝힌 해인사 승가대학 학감 법장 스님은 “학인 스님들이 작가로 참여해서 시놉시스도 쓰고, 액션캠으로 촬영하며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면서 “스님들도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역량을 갖춰야 포교와 전법을 할 수 있어 교육 효과도 좋다”고 밝혔다. 이어 “해인사 승가대학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네이버 밴드를 전부 활용한다. 이를 보고 후원해 주시는 재가불자들도 많다”며 “해인사 페이스북 등 SNS를 보고 출가했다는 학인 스님도 있다. 출가자 증가에도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수행·기도 대중과 함께
조계종 제4교구본사 월정사(주지 정념)는 사찰 내 미디어실과 스튜디오를 별도로 운영하며 유튜브 콘텐츠 제작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인터넷 홈페이지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네이버 밴드까지 대중들이 활용하는 유명 뉴미디어·SNS 채널들을 개설·운영 중이다. 

월정사의 유튜브 채널 ‘오대산 월정사’는 주지 정념 스님이 ‘젊은 층에게 어떻게 하면 불교와 월정사를 알릴 수 있을까’라는 고민 끝에 나온 산물로, 지난 2019년 12월 13일 개설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법회, 기도 스트리밍 서비스로의 방향 수정은 있었지만, ‘몸은 멀리 있어도 함께 수행하고 기도하자’는 월정사 유튜브 채널의 모토는 유지했다. 

이 모토를 그대로 담은 콘텐츠가 ‘불꽃 속에 피는 연꽃- 월정사 열린선원’이다. 매일 아침 5시, 저녁 8시 두 차례 1시간 정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튜브를 통해 하·동안거 참가자를 받아 수행 정진하기도 했다. 

월정사 미디어실장 지찬 스님은 “사찰 소임을 사는 스님들의 ‘수행에 동참하고 싶다’는 요구에 만들어진 것이 유튜브를 통한 열린선원”이라며 “매일 일정 시간 함께 수행 정진하는 것은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또한 월정사 유튜브는 ‘부처님오신날 168시간 봉찬기도’, ‘168시간 라이브 새해맞이 석가모니 정근’ 등 꾸준한 스트리밍 서비스가 강점이다.   

이병섭 월정사 기획실장은 “유튜브 채널이지만, 방송의 필요성이 있어 고정 카메라를 설치하고 스튜디오를 만들었다”면서 “향후에는 명상·수행 플랫폼을 제작해서 ‘함께 하는 수행’을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월정사 알리기에도 중점을 둘 방침이다. 특히 오는 6월 다시 시작되는 조선왕조실록과 의궤 반환운동에도 유튜브를 적극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지철 스님은 “유튜브 채널은 월정사 홍보 목적도 있다. 실록과 의궤 환지본처 운동은 월정사의 주요 사업인 만큼 관련 콘텐츠들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톡톡 튀는 젊은 감성에 미소
한국불교 1번지 종로 조계사(주지 지현)는 어느 사찰 유튜브 채널보다도 젊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톡톡 튀고, 아기자기하며, 귀엽다.   

조계사 유튜브 채널은 2010년 12월 15일 개설됐으나, 홈페이지 동영상 파일을 업로드하기 위한 스트리밍 서버로 이용됐다. 이후 2016년 간단한 카드뉴스 등을 동영상으로 만들어 업로드했고, 2019년 조계사 유튜브 채널의 시그니처 콘텐츠인 ‘조계사 불짬뽕’이 나왔다. 

‘조계사 불짬뽕’은 스님, 종무원, 신도들이 출연해 소통하는 토크쇼 형식의 콘텐츠다. 주제도 불교에 국한돼 있지 않다. 딩크족·워라벨·라떼족 등 사회적 이슈의 키워드를 다루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한 달 전부터 잠시 쉬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조계사 유튜브는 사찰 홍보라는 내실 다지기에 들어갔다. 그럼에도 특유의 젊은 불자 감성은 여전하다. 올해 1월부터 시작한 ‘총총 조계사’와 각종 재일 기도 동영상 섬네일(Thumb nail)은 단연 압권이다. 발 빠르게 소식을 전한다며 삽입된 귀여운 토끼 캐릭터와 아이들의 부처님 그림은 눈이 갈 수 밖에 없다. 

또한, 종무원들이 직접 진행, 리포팅, 체험을 하며 발로 뛰는 ‘총총 조계사’는 마치 지상파 방송 정보프로그램을 보는 것 같이 재미도 있다. 

조계사 유튜브를 담당하고 있는 이해진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현재 조계사 유튜브는 내실을 다지는 중이다. 향후에는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작해보려고 한다”면서 “‘조계사 불짬뽕’의 서브 개념으로 ‘배달왔습니다’를 준비 중인데 ‘유 퀴즈 온 더 블록’처럼 조계사 유관단체에 찾아가서 구성원들과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콘텐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유튜브 불교대학’ 첫 선
한국불교대학대관음사(회주 우학)는 교육을 통해 엘리트 불자를 양성하는 신도교육도량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유행이 본격화되면서 대면 수업이 불가능해지자 유튜브를 통한 신도교육을 시작했다. 그래서 유튜브 채널 이름도 ‘한국불교대학 유튜브불교대학’이며, 사실상 ‘유튜브 불교대학’이라는 첫 선을 보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국불교대학 유튜브 불교대학’은 회주 우학 스님의 생활법문과 독경, 멤버십 강좌로 이뤄져 있다. 특히 우학 스님의 독경은 최대 119만 회의 조회수가 있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는 콘텐츠다. 

멤버십도 다른 사찰 유튜브에는 없는 신도 서비스다. 이는 유튜브 멤버십을 활용한 것으로 월 2990원의 구독료를 결제하면, 우학 스님의 유튜브 강의를 시청할 수 있다. 주교재 〈새로운 불교공부〉와 부교재 〈불교의범〉이 무료로 배송된다. 강의를 모두 마친 신도에게는 수료증이 송부되며, 한국불교대학 동문으로 인정된다. 

최설아 한국불교대학대관음사 종무실장은 “대구를 중심으로 활동했지만, 유튜브를 시작하며 전국으로 수강생들이 늘었다”면서 “코로나19로 신도들에게 가정법당 불사를 제안했는데, 자신의 집에서 수행·기도하고 온라인으로 교육받는 것이다. 온·오프 신행활동을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행 선사 가르침 ‘한 눈에’
한마음선원(이사장 혜수)은 2011년 6월 8일 유튜브 채널을 개설한 이래 꾸준하게 묘공당 대행 선사의 가르침을 전하는 영상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대행 선사 법문’, ‘길을 묻는 이에게’를 비롯해 선법가, 국내외 지원 활동 소개 등이 지속적으로 업로드되고 있다.  생활 속에서 실천 수행하는 한마음선원 도반들의 모습을 소개하는 ‘마음꽃이 피었습니다’와 연등회 연등행렬에서 가장 돋보이는 한마음선원 장엄등과 행렬등을 소개하는 ‘한마음선원 연등축제’도 눈길을 끈다. 

또한 한마음선원은 관련 채널이 11개가 존재하는 것이 특징이다.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세계에 대행 선사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마음꽃 TV’는 한마음선원이 운영하는 어린이 인성교육 월간지 〈마음꽃〉에 담긴 내용을 유튜브 콘텐츠로 선보이고 있으며, 대행 선사의 게송과 가르침에 곡을 붙인 선법가를 널리 알리기 위한 ‘한마음선법가’도 운영되고 있다. 한마음과학원, 한마음선원청년회, 한마음선원학생회, 한마음공방 등 한마음선원 신도회 및 산하단체들도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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