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브랜드 개발로 국민 핫플레이스 등극

화엄사가 2023년 실시한 홍매화 사진찍기 콘테스트 최우수 수상작 ‘안개가 휘도는 산사’(김진관 作).
화엄사가 2023년 실시한 홍매화 사진찍기 콘테스트 최우수 수상작 ‘안개가 휘도는 산사’(김진관 作).

지리산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는 요즘 불자뿐 아니라 전 국민에게 핫하다.

지난해 12월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2023년 1월부터 10월까지 화엄사 방문객이 21만3000여 명에 달한다. 전남을 찾은 관광객들 중 여수 케이블카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찾은 곳이다.

조용했던 절이 시끌벅적해진 것은 코로나19라는 위기를 겪으면서다. 코로나19로 지친 국민들에게 힐링 시간을 만들어 주고 싶었다는 주지 덕문 스님은 “절은 모든 사람을 위한 곳이 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런저런 변화를 시도했다. 먼저 홍보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방송인 마리엘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홍매화 사진찍기 축제를 시작으로 화엄문화제, 모기장영화음악회, 요가 대회, 굿즈 제작에 이어 야간개방까지 보통 절에서는 보기 힘든 ‘파격변신’이 쉴새 없이 일어나면서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다. 6070세대에게는 추억의 소풍장소로, MZ세대에게는 핫플레이스로 떠오른 것.

화엄사가 자체 브랜드로 개발한 비건 햄버거 ‘화엄버거’. 직영 전문점 및 밀키트 형태로 판매될 예정이다.

다양한 행사가 성공적으로 진행되자 화엄사는 별도의 상표등록도 마쳤다. 사찰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어 화엄사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자체상품 개발에 나섰다. 비건 햄버거인 ‘화엄버거’와 사기업과의 콜라보 제품인 ‘화엄사 자일리톨 스톤’을 연이어 출시했다. 또 버려지는 커피 원두 마대를 활용해 가방과 컵 홀더 등 친환경 자체 굿즈를 제작, 화엄사만의 브랜드 상품을 만들어내는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였다. 

각종 언론매체에 화엄사 브랜드가 노출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화엄사의 브랜드 가치는 물론, 지역사회로부터 신뢰감도 높아졌다. 2022년 한 해 동안 화엄사로 인해 지역사회에 46억원의 경제 유발 효과가 생겼다는 평가다.

덕문 스님은 “사찰이 불교의 가치를 유지 지속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젠 사찰이 스님들만의 독점적 공간이 아닌 국민이 함께 향유하는 공간으로 변화해야 할 때”라면서 “우리가 변해야 불교에 대한 호감과 이미지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엄사만의 브랜드 상품으로 국민들에게 신뢰와 건강을 나눠드리고자 한다”면서 “전문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완성도 높은 자체 브랜드를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K-콘텐츠의 한축으로서 글로벌 문화 이미지를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화엄사 홍보대사 마리엘씨가 기업과 콜라보로 탄생한 ‘화엄사 자일리톨 스톤‘을 소개하고 있다.
화엄사 홍보대사 마리엘씨가 기업과 콜라보로 탄생한 ‘화엄사 자일리톨 스톤‘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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