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마음속 피어난 촛불 같은 존재 희망

대학생은 뭘 좋아할까” 화두
또래에 불교 알린단 원력으로
더불어 배우고 성장위해 결성

SNS·환경 커피 캠페인 등
청년 눈높이 맞는 활동 통해
학교 내 스님 이미지 개선도

2019년 결성 후 동국대를 넘어 전방위로 청년세대를 만나고 있는 칠불회
2019년 결성 후 동국대를 넘어 전방위로 청년세대를 만나고 있는 칠불회

“아직 경전을 다 꿰고 있지도, 명법문 명설법도 하지 못하지만 미래세대 포교에 대한 도전과 열정만큼은 어느 누구도 따라오기 힘들껄요?”

20·30 대학생 스님들이 또래 청년들에게 불교를 알리겠다는 원력 하나로 똘똘 뭉쳤다. 동국대 19학번 스님들의 모임 칠불회(회장 세광)다.

칠불회 중심에는 회장 세광 스님이 있다.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출가한 세광 스님은 동학사 승가대학에서 미래 세대 포교를 펼치겠다는 원력을 세웠다. 이후 동국대 19학번으로 입학하자 마자 도반 스님들에게 “같이 포교하자”고 설득해 칠불회를 탄생시켰다. 2030 MZ세대 스님들이 또래 대학생들과 더불어 배우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모임 이름을 시대와 지역을 초월해 많은 이들에게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겠다는 뜻에서 ‘칠불통계게(七佛通戒偈)’에서 따온 만큼 칠불회는 “대학생과 청년은 뭘 좋아할까?”를 화두로 3년간 캠퍼스에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19년 결성 얼마 후 코로나19를 만나 활동에 제약을 받기도 했지만 칠불회는 환경 커피 캠페인, DIY만들기, 인스타그램 ‘위드칠불’ 운영, 헌혈과 쓰레기 줍기 같은 봉사활동, 상월청년회 지도 법사, 축제 참여, 기부금 전달 등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며 청년세대들에게 다가 갔다.

“칠불회를 처음 구상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동국대 내에서 스님의 이미지 개선’ 이었어요. 때문에 학생들과 한번 이라도 인사를 나누고 한마디라도 더 할 수 있었던 활동들로 구성했죠.”

막 강원을 졸업하고 대학에 입학해 호기롭게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만해도 서울에 있는 모든 대학생들에게 포교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에 부풀어 있었다. 처음 출가할 때, 부처님처럼 깨달을 것이라 착각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그것은 말 그대로 큰 착각이었음을 곧 알게 됐다. 대학생들에게는 종교 보다 취업이 먼저였고 경제적 문제가 더 큰 관심이었다. 게다가 닥친 코로나19는 다양한 대면 콘텐츠를 준비한 칠불회 스님들의 활동에 큰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칠불회는 괜히 MZ세대 스님들의 모임이 아니었다. 각자의 강점과 재능을 살려 교육, 홍보, 봉사 등으로 팀을 나눴다. 조계종 교육원이 실시하는 승가결사체 인증제도에 지원, 당당히 자격을 얻었고 이후 손소독제를 만들어 나누는 활동을 시작으로 SNS 소통과 온라인 법회를 시작했다. 변하는 시대에 맞게 청년들이 선호하는 모습으로 다가간 것이다.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하고 소정의 선물도 준비해 청년들의 관심을 유도했다. 자기계발소모임과 대학 법당에서 법문을 하기도 했고 상월청년회에서 지도법사로도 활동했다. 청년들 눈높이에 맞는 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청년들 이 부처님과 인연을 맺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요즘 트렌드에 맞게 어떻게 불교를 알릴 수 있을까를 염두에 두고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해서일까. 어느 순간부 터 대학생들의 피드백이 이어졌다. 얼굴은 알지만 미쳐 말을 걸지 못했던 학생들이 같이 수업을 듣노라고 먼저 인사를 해왔고 대학교 커뮤니티에는 스님과 관련된 긍정적인 게시물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칠불회장 세광 스님은 “대학 생들과 가장 가까이에 있는 대학생 스님들의 작고 소중한 고민들이 모여 칠불회가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도 청년들 눈높이에 맞는 활동을 통해 보다 많은 MZ세대들에게 부처님과 인연을 맺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칠불회 스님들 대부분은 현재 졸업을 앞두고 있다. 회장 세광 스님과 유정 스님은 군승이라는 큰 뜻을 품고 군입대를 앞두고 있다. 석사과정에 들어가는 스님, 본사에 돌아가 소임을 맡을 스님도 있다.

그렇지만 해체는 아니다.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칠불회의 활동은 더욱 빛날 수 있다는 게 세광 스님의 설명이다. 세광 스님은 “칠불회는 청년들에게 마음속에 피어있는 촛불 같은 존재가 되길 희망한다”면서 “촛불이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어 모두의 앞길을 밝혀주길 발원한다”고 말했다.

칠불회 인스타그램 www.instagram.com/with_7b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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