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소리, 11월 24일 간담회 개최
경춘선 등서 동일수법 20건 훼손
A씨 수사 중에도 지속 범행 이어져
목종 스님 “현장 발견 즉시 연락”
전국 주요 지하철과 철도 역사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풍경소리 게시판이 이웃종교인에 의해 지속적으로 훼손되는 일이 발생해 물의를 빚고 있다. 최근 6개월 사이 20여 건의 훼손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동일범죄가 이어지면서 대책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한국불교종단협의회 부설 ‘법음을 전하는 사람들의 모임 풍경소리’(대표 목종 스님)는 11월 2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6월부터 남춘천역을 비롯해 15곳 이상의 풍경소리 게시판이 훼손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최근 춘천경찰서에 특정 범인을 고소한 상태로, 더 이상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풍경소리에 따르면 게시판 훼손을 처음 인지한 것은 지난 6월이다. 경춘선 남춘천역 관계자가 풍경소리 게시판에 붉은 매직펜으로 ‘X’를 긋고 있는 60대 남성 A씨를 현장에서 발견, 풍경소리 측에 이를 제보했다. 특히 A씨는 지난 5월에도 국가지정 문화유산 보물 제77호로 지정된 춘천 칠층석탑에 낙서를 해 문화유산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였다. 남춘천역 측은 재물손괴가 발생함에 따라 경찰에 연락하고 풍경소리 사무처에도 고발의사를 질의했다. 사무처는 단순손괴라 판단해 주의조치 후 훈방하면 좋겠다는 답변을 전했다.
그러나 이후 6~7개월에 걸쳐 망우역, 왕십리역, 청량리역, 춘천역, 홍대입구역 등 경춘선과 경의중앙선 역사의 게시판에서 남춘천역사 게시판 훼손과 같은 수법으로 훼손이 이어졌다. 풍경소리는 게시판 훼손이 전국에서 15곳 이상 발생하자 지난 8월, 재물손괴와 업무방해협의로 춘천경찰서에 춘천 칠층석탑 훼손 범인과 동일인물인 A씨를 고소한 상태다. 춘천경찰서 고소 이후 피고소인 소환조사 등 경찰수사에 착수해 진행 중이나 아직 범인에 대한 처분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문제는 A씨는 경찰 수사를 받는 중에도 남춘천역 게시판을 4차례씩이나 반복 훼손하는 등 경춘선과 그 인접한 전철역의 풍경소리 게시판이 지속적으로 반복 훼손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피해 게시판은 20여 개에 상태로, 용의자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없다면 훼손 사건은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목종 스님은 “빠른 경찰 수사와 처분으로 게시판 훼손이 중지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추가 범행이 계속 이어면서 시기에 맞춰 게시물을 교체하는 포교위원에 대한 폭력행위도 발생할수 있겠다는 우려에 따라 공론화를 하게 됐다”면서 “교계차원의 대책을 강구하기로 함과 동시에 철도사법경찰에도 신고해 범인 처벌 및 훼손방지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하철 현장에서 풍경소리 게시판 훼손을 발견하면 즉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1999년 창립한 풍경소리는 2000년대 초반부터 지하철 역사 등에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 게시판을 운영해 오고 있다. 현재 전국 지하철 및 KTX 역사에 2844개의 게시판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전국 150여 명의 포교위원이 2개월에 한번씩 게시물을 교체하는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2년 전부터 불자들의 십시일반 후원을 받아 낙후된 게시판을 최근 전량 교체한 상태다. 02-736-5583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