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사부대중 금산사로 발길
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 조문
봉은사 주지 원명,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 등
영결식은 24일 금산사에서 원로회의장 엄수 예정
조계종 원로의원이자 금산사 조실인 금산당 도영 대종사의 원적 이틀째인 11월 21일, 법구가 안치된 금산사에는 아침 일찍부터 사부대중의 발길이 이어지며 깊은 추모의 분위기가 감돌았다. 수행자의 삶을 온몸으로 실천해온 대종사의 마지막 길을 기리고자 전국 각지에서 스님들과 불자들이 분향을 올리며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이날 오전에는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가 금산사를 직접 찾아 조문했다. 처영기념관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성파 스님은 “風打起浪 風靜是水(바람이 불면 파도가 일어나고 바람이 고요하면 본래가 드러난다)”라는 조문 글을 남기며 적멸에 든 도반의 본래 성품을 기렸다. 이어 만장에도 “眞性不攀緣 眞見不由境”이라는 휘호를 남겨 평생을 수행과 보살행으로 살아온 도영 대종사의 면모를 기렸다.
조문을 마친 성파 스님은 종단의 중요 현장에서 함께했던 시간을 떠올리며 비통함을 감추지 못했다. 스님은 “종단과 본사 일을 두루 살피면서도 수행자로서의 본분을 끝내 잊지 않으신 분이었다”며 “보살행이 삶 속에 녹아 있는 도반이셨다”고 회고했다.
분향소가 마련된 금산사 처영기념관에는 전국에서 찾아온 주요 사찰 주지 스님들의 조문 행렬도 이어졌다. 법주사 조실 지명 스님, 법주사 회주 도공 스님, 선운사 주지 경우 스님, 봉은사 주지 원명 스님, 화엄사 전 주지 덕문 스님, 팔달사 회주 혜광 스님 등이 잇따라 분향하며 도영 대종사의 원적을 애도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조화를 보내 애도의 뜻을 전했다. 금산사를 찾아온 조문객들은 한결같이 대종사의 검박한 수행정신과 자비행을 회고하며 절로 고개를 숙였다.
앞서 11월 21일 오전에는 완주 송광사에서 원적을 맞은 도영 대종사의 법구가 금산사로 이운됐다.
도영 대종사가 평생 수행처로 삼고 제자들을 지도해온 완주 송광사는 이날 오전 8시 30분 약사전에서 법구 이운 추모기도회를 봉행하며 스님과의 마지막 시간을 함께했다.
송광사 관계자는 “큰스님께서 ‘송광사에서 하루 머무르고 싶다’고 늘 말씀하셨다”며 “그 뜻을 받들어 법구를 하루 동안 송광사에 모신 뒤, 다음 날 금산사로 이운해 조문객을 맞이한다”고 전했다. 이날 송광사 승가와 불자들은 염불과 예경으로 큰스님의 마지막 발걸음을 정성껏 배웅했다.
도영 대종사의 영결식과 다비식은 11월 24일 오전 10시 금산사 처영기념관에서 조계종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될 예정이다. 종단 대표 스님들과 사부대중이 참석해 수행자의 마지막 길을 정중히 기릴 계획이다.
한편 금산당 도영 대종사는 11월 20일 새벽 5시 20분 완주 송광사 약사전에서 원적에 들었다. 법랍 64년, 세수 85세.
1941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난 대종사는 1961년 김제 금산사 월주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으며, 금오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석암 스님을 계사로 구족계를 수지했다. 금산사 강원 대교과를 졸업한 뒤 1980~1986년, 1994~2001년까지 13년에 걸쳐 금산사 주지를 역임하며 본·말사의 발전을 이끌었다.
또한 제8·9·10대 중앙종회의원, 조계종 제4대 포교원장을 역임하며 종단 중흥에 힘썼으며, 2021년 금산사 조실로 추대돼 후학들을 지도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