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지혜 담은 불교 AI 윤리선언
신행·수행·포교 변화 이끄는 AI 기술
‘바른 앎’ 담고 한계·역할 분명히 해야
불교적 방향 제시할 ‘AI 윤리선언’ 필요
현대불교신문은 창간 31주년을 맞아 ‘AI와 미래불교’를 주제로 특별 좌담회를 마련했다. 4차 산업혁명과 함께 인공지능(AI)은 산업·교육·문화·예술 등 사회 전 분야를 급속히 변화시키고 있다. 종교도 예외일 수 없다. 불교의 전통적 수행·교화 방식은 물론 신행·수행·포교 패러다임까지 재정의해야 할 시점이다. AI시대, 불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할까.
9월 12일 본사 회의실에서 열린 좌담회에는 보일 스님(AI부디즘연구소장)과 지승도 한국항공대 소프트웨어학과 명예교수, 이화행 동명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과 교수, 박훈 현대불교 뉴미디어 자문위원이 참여해 AI와 불교의 만남을 주제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했다.
좌담회에서는 종교계의 AI 활용 현황을 점검하고 수행·전법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살폈다. 이어 AI 기술 발전으로 야기되는 문제점을 짚고 불교계의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참가자들은 AI시대 종교의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며, 불교의 자비와 지혜가 AI 개발과 활용에 반영될 수 있는 ‘불교 AI 윤리선언’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편집자 주>
사회=여수령 편집국장·정리=신중일 기자
AI스님, AI목사의 등장
▶사회자: AI는 예상보다 빠르게 종교와 만나고 있다. 법회나 예배 준비에 도움을 받는 수준을 넘어, AI가 직접 법문이나 설교문을 작성해 의례를 집전하고, 나아가 ‘AI붓다’, ‘AI예수’도 운영되고 있다.
▶보일 스님: ‘AI스님’이라는 표현은 가벼운 농담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그 배경과 파급 효과를 생각하면 단순히 흥밋거리로 치부할 수 없는 주제다. 일본 교토의 고다이지(高台寺) 사찰에서는 ‘마인더(Mindar)’라는 로봇이 관세음보살의 형상을 본떠 만들어져 신도와 방문객들에게 기본적인 설법을 전한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방문객들이 로봇 앞에서 합장하고 경청한다는 사실이다. 종교적 신심이 로봇을 향해 나타난 것이다.
중국의 여러 사찰에서도 ‘AI스님’이 운영되고 있다. 신도들이 휴대전화로 질문을 입력하면, AI가 불교 경전을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답을 제공한다. 이러한 변화는 종교가 디지털화되는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사례는 준도 코엔(順道公円) 스님이 2024년에 행한 ‘AI 수계식’이다. 당시 스님은 가상의 존재에게 상징적으로 의식을 거행했다. 이는 “AI도 승려가 될 수 있는가?”, “AI에게 계를 줄 수 있는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던졌다.
이러한 사례들은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라, 불교 정체성과 전통을 다시 성찰하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전통적으로 불교는 변화하는 시대 상황에 따라 수행과 제도를 변용해 왔다. 인도에서 중국으로, 또 한국과 일본으로 불교가 전해지면서 각 지역의 문화와 사회에 맞추어 제도가 조정됐다. ‘AI스님’ 담론은 이러한 불교의 유연성을 다시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지승도: AI를 단순히 인간과의 차이로만 구분하는 접근은 불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중요한 질문은 “AI는 어떤 앎을 가진 존재인가?”이다. 불교에서 앎은 단순한 정보나 지식의 축적이 아니다. 앎은 지혜와 연결되고,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결과를 산출한다. 그것이 단순 계산인지, 의미의 구성인지는 논란이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해석이나 답변을 내놓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불교적으로 AI를 어떻게 봐야 할까? 모든 존재는 인연 따라 형성되고 변한다. AI 역시 데이터라는 조건 속에서 인식 구조를 드러내는 존재라고 볼 수 있다. 인간처럼 감정이나 자각이 없다고 단정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AI는 종교적 사유를 자극한다.
즉, AI를 단순히 도구로만 한정하지 않고, 그것이 불러오는 새로운 사유와 가능성을 성찰할 필요가 있다. 양자역학이 인간 존재와 우주의 본질에 대한 철학적 논의를 촉발했듯, AI도 종교적 존재론을 다시 묻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화행: 이미 불교계 내부에서도 AI를 활용해 경전을 요약하거나 법문 초안을 만드는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범용 인공지능(AGI)이 현실화되면,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라 종교적 주체로까지 인식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불교가 교리적 원칙을 어떻게 설정하느냐다. AI가 법문한다면 그것을 단지 참고로 볼지, 교리적 권위를 인정할지 명확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신도들은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불교계는 지금부터라도 AI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 인간 중심의 관점을 유지하되, AI와 공존하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박훈: ‘AI스님’ 담론은 종교적 층위와 사회적 층위로 나눠 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교적 층위에서는 “AI가 계를 받을 수 있는가?”, “AI가 설법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이는 불교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다. 승려가 된다는 것은 불교적 지식만 갖추는 것이 아니라 계율을 지키며 공동체 속에서 수행한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AI에게 계를 줄 수 있느냐라는 질문은 곧 불교 승가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문제다.
사회적 층위에서는 책임과 권리의 문제가 발생한다. AI가 잘못된 상담을 제공했을 때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AI 설법의 저작권은 누구에게 있는가? 무인 자동차가 사고를 냈을 때 제조사와 운전자, 혹은 프로그램 개발자 중 누가 책임을 지는지 논란이 된 것처럼, AI 종교인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다.
‘AI스님은 가능하다, 불가능하다’라는 이분법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실제로 신도들이 AI와 접촉하는 현실 속에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구체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
신행·포교 방식 변화
▶사회자: AI스님이나 AI목사의 등장이 신행 공동체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보일 스님: 먼저 접근성을 크게 높일 것이다. 불자들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법문을 듣고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신도들에게 큰 편리함을 제공한다. 그러나 동시에 공동체성이 약화될 수 있다.
불교는 지식만을 전하는 종교가 아니다. 절에 모여 함께 법회를 하고, 수행과 예불로 공동체적 체험을 하는 것이 중요한 요소다. 법당에서 스님과 눈을 맞추고, 같은 공간에서 함께 숨 쉬는 경험은 AI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따라서 불교계는 AI의 장점을 취하되, 공동체 신행의 본질을 어떻게 지켜낼지를 고민해야 한다.
▶지승도: 공동체가 단절되기보다는 새로운 방식으로 변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많은 사찰들이 온라인 예불과 법회를 시도했다. 그 과정에서 신도들은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면서도 공동체적 경험을 이어갔다. AI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하나의 매개가 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AI가 제공하는 내용의 질과 정확성이다. 불교 수행은 바른 앎과 지혜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이화행: AI의 도입은 세대별 신행 방식의 차이를 심화시킬 수 있다. 젊은 세대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기에 AI 설법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다.
반면 기성세대는 여전히 스님이 직접 전하는 법문을 선호한다. 이 간극을 줄이는 것이 불교계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불교적 가치와 조화를 이루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
▶박훈: 결국 핵심은 균형이다. AI는 신도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불교적 상담과 수행은 인간적 체험과 공동체적 연대가 핵심이다. AI를 적절히 활용하면서도 전통적 수행과 공동체 신행의 가치를 잃지 않는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
상담도 수행도 AI로
▶사회자: 코로나19 이후 명상 앱이나 AI 상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예가 늘고 있다.
▶보일 스님: 이미 많은 이들이 AI를 통해 개인적인 고민을 나누고 있다. 연애, 직장, 가족 문제와 같은 사적인 고민은 물론이고, 삶의 의미나 죽음과 같은 철학적 질문도 AI에게 던진다. 조사에 따르면, AI 사용자 10명 중 7명은 ‘인생 상담’을 목적으로 AI를 활용한다. AI가 지식 검색을 넘어, 정서적 의존의 차원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불교계도 몇 년 전부터 챗봇 상담이나 명상 앱을 도입했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
상담과 수행은 불교 전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그동안은 스님과 직접 만나 상담하고, 도반들과 함께 수행하며 삶을 성찰하는 과정이 중심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스마트폰 속 AI와 대화하는 시대가 됐다. 이런 변화를 외면한다면 신도들과의 거리는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화행: 특히 젊은 세대는 AI를 일상적인 대화 상대이자 정서적 상담자로 받아들이고 있다. 불교는 이러한 변화를 불교 친화적으로 접목해야 한다. 예컨대 불교 교리에 기반한 상담 챗봇, 불교 수행 전통을 반영한 명상 앱은 충분히 가능하며 신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박훈: 불교에서 상담과 수행은 지혜와 직결되는 중요한 활동이다. AI는 질문에 맞는 답을 찾아내는 능력은 매우 뛰어나지만, 그것이 곧 지혜라고 볼 수는 없다. 불교적 상담은 내면을 성찰하고, 삶을 바르게 바라보는 지혜를 키우는 과정이다. 수행도 마찬가지다. 호흡법이나 명상법을 안내하는 것을 넘어, 수행자는 직접 몸과 마음을 관찰하고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 AI를 활용할 수 있지만, 반드시 스님과의 상담이나 직접 수행과 병행되어야 함을 안내해야 한다.
▶지승도: AI 상담의 가장 큰 한계는 정확성과 검증 문제다. 불교 상담은 바른 앎과 바른 논증을 전제로 한다. AI 상담을 도입하더라도 검증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예컨대, AI 상담의 답변을 일정 부분 검토하고, 오류 가능성을 신도들에게 명확히 알리는 방식이 필요하다.
신행공동체 ‘재구성’
▶사회자: 우려와 기대가 공존한다.
▶보일 스님: AI 상담과 수행의 확산은 신도들의 접근성을 크게 높여줄 것이다. 지역이나 해외에 거주하는 신도들도 언제든 스마트폰을 통해 상담과 명상 지도를 받을 수 있다. 이는 불교 포교와 신행 확산에 긍정적일 수 있다. 동시에 공동체성이 약화될 위험이 있다.
▶이화행: 공동체가 단절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변형될 것이라고 본다. 이미 온라인 법회와 메타버스 신행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AI 상담과 수행은 이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
▶박훈: 저 역시 공동체의 변화에 주목한다. AI 상담이 보편화되면 신도들이 절에 오지 않고도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절과 스님의 역할을 축소시킬 위험도 있다. 그러나 동시에 절은 AI로 대체할 수 없는 영역, 즉 수행 체험과 공동체적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이 균형을 어떻게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지승도: 공동체가 새로운 방식으로 재구성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한다. 다만 AI 상담이 지나치게 확산되면, 신도들이 깊은 수행보다는 즉각적 답변에 의존하는 습관을 보일 수 있다. 불교적 지혜 추구와 거리가 멀어질 위험이 있다는 의미다. AI의 장점을 살리되, 그 한계와 위험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
AI 리터러시·가이드라인 구축
▶사회자: AI가 확산되는 현실에서, 불교계는 어떤 리터러시(문해력 교육)와 가이드라인을 구축해야 한다고 보나?
▶보일 스님: 기술적인 차원은 전문가들이 주도할 문제다. 하지만 불교계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철학적·윤리적 방향성이다. 불교는 인간 중심주의를 넘어 모든 존재의 상호 연관성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AI를 단순한 도구로만 볼지, 아니면 하나의 새로운 주체로 인정할지에 대한 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무아(無我) 사상은 AI 논의와도 연결될 수 있다. AI가 자아를 갖지 않는다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자아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다시 던지게 만든다.
결국 불교계는 기술적 세부 사항보다, AI시대에 불교적 수행과 공동체의 원칙이 무엇인지 분명히 정리해야 한다. 리터러시를 기술 교육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철학적·윤리적 성찰과 연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이화행: 종단 차원에서 AI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일례로 불교대학 교양과목에 ‘AI 이해와 활용’을 포함하고, 사찰에서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다. ‘AI를 잘 쓰자’가 아니라, ‘AI를 어떻게 불교적으로 활용할 것인가’를 가르쳐야 한다. .
가이드라인은 크게 세 가지 원칙을 담아야 한다. 첫째, AI는 상담과 수행을 돕는 보조 도구이지 수행의 주체가 아니라는 원칙이다. 둘째, AI가 제공하는 정보의 정확성을 검증할 체계가 필요하다. 셋째, 신도 교육을 통한 리터러시 확산이다.
AI는 종교 내부 문제를 넘어 사회 전체와 연결되어 있다. 불교계가 AI 활용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면, 종교계를 넘어 사회 전반에도 기여할 수 있다. 불교의 자비와 상호 의존의 가르침은 AI시대의 윤리 문제 해결에 중요한 자원이 될 수 있다.
▶지승도: AI는 학습한 데이터의 질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를 낼 수 있기에, AI 상담이나 법문이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하는지를 검토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불교 논리학의 방법론을 현대적으로 적용하면, AI가 제공하는 답변의 타당성을 평가할 수 있다. 따라서 불교계의 AI 리터러시는 불교 전통의 철학과 논리학을 접목한 교육이어야 한다. 이는 불교계가 기여할 수 있는 독자적인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박훈: 불교계는 단계적 접근을 통해 리터러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1단계는 기본적인 AI 활용 능력을 익히는 과정이다. 여기에는 AI의 한계와 가능성을 분별할 수 있는 비판적 이해를 포함해야 한다. 2단계는 공동체적 합의와 가이드라인 마련이다. AI를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어떤 영역은 제한해야 하는지를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3단계는 수행과 깨달음의 촉진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불교 AI 윤리선언
▶사회자: 각 종교계는 AI의 발전 방향성과 사용 방식에 대한 성찰을 요구받고 있다.
▶보일 스님: AI는 이미 인류 역사에서 유례없는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AI는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하고, 그 결과 왜곡된 판단을 내리기도 한다. 이런 점에서 “AI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도구가 될 수 있다”라는 경고도 나온다.
불교의 무아 사상은 AI 논의와 긴밀히 연결된다. 불교는 본래 자아라는 실체가 없다고 가르친다. 하지만 마치 AI가 자아를 가진 것처럼 인식된다면, 그것은 사회적으로 큰 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 불교계는 이러한 위험성을 경계하고, 균형 있는 윤리 담론을 선도해야 한다.
‘불교 AI 윤리선언’은 불교적 가치와 세계관에 기반한 적극적 원칙을 담아야 한다. 예컨대 ‘AI는 수행의 도구로서만 활용된다’, ‘AI는 자비와 상호 의존의 가르침에 따라 사용되어야 한다’, ‘AI는 인간 공동체를 해치지 않고 공존을 증진해야 한다’ 같은 원칙이다.
▶지승도: AI 윤리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AI 안에 어떤 앎을 담을 것인가’이다. 불교 전통은 바른 앎[正知]을 강조한다. 따라서 ‘불교 AI 윤리선언’은 ‘AI 안에 바른 앎을 심어야 한다’는 원칙을 담아야 한다. 불교 논리학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적용해 AI 학습과정을 검증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화행: ‘불교 AI 윤리선언’은 종단 내부에서만 통용되는 규범이 아니라, 사회와 공유할 수 있는 가치로 발전해야 한다. 윤리선언은 AI가 인간 공동체의 존엄을 훼손하지 않도록 하고, 공존과 협력을 촉진하는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 또한 선언은 국제적 협력과 연계될 필요가 있다.
▶박훈: 앞서 언급한 AI 활용 방식과 같이 단계적 합의와 보편적 지침이 담겨야 한다. 1단계에서는 AI의 활용을 제한적으로 인정한다. 상담이나 교육에서 보조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되, 반드시 스님의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 2단계에서는 AI를 포교와 교육에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다만 이 경우에도 불교적 가치와 지침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3단계에서는 불교계가 사회적 윤리 논의에 참여한다. 불교적 가치, 즉 자비와 상호 의존, 무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사회 전체의 AI 윤리 규범 형성에 기여해야 한다.
‘AI와 불교’ 논의 이어지길
▶사회자: 마지막으로 한 말씀.
▶보일 스님: 앞으로 AI와 관련해 나름의 책임감으로 역할을 찾고, 더 지혜로운 생각들을 모아내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일에 힘쓰겠다.
▶이화행: 인류사적 패러다임 전환을 맞아 불교도 AI와 더불어 재탄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논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지승도: 불교계가 기술과 과학 발전을 받아들이고 접목한다면 불교의 현대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박훈: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만들어 내기에, 수행학술적 측면에서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자리가 마련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