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감수성
2024년 지구 역사상 뜨거운 해
날씨예보 등 기후비즈니스 각광
공공분야 기후복지 필요성 확대
불교계도 기후위기 실천 나서야
2024년 7월 22일. 이날은 지구 관측 역사상 가장 뜨거운 날로 기록됐다. 실제 2024년은 지구촌 곳곳이 폭염과 홍수, 폭설 등 기상이변으로 몸살을 앓았던 해이기도 했다. 앞선 2023년 7월 UN은 지구온난화 시대의 종말을 선언하고 이 같이 알렸다.
“이제 지구온난화 시대는 끝났다. 지구가 끓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UN이 ‘끓는 시대’의 서막을 선언한 것은 허언이 아니다. UN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기온은 0.6도 증가했다.
문제는 단순히 지구의 온도 상승에만 그치지 않는다. 급격한 기후 변화는 우리가 살아왔던 생활환경의 모습이 변화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각종 기후 재난에 슬기롭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후 감수성’이 필요하다.
<트렌드코리아 2025>에서는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기후감수성은 뜨거워진 지구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덕목”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제는 우리사회 전반의 문화로 자리잡은 제로웨이스트와 비거니즘은 불교와도 맞닿는다. 불교는 과도한 소유를 경계할 것을 강조하며, 승가 공동체도 생태순환적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분소의나 발우공양 등의 전통은 이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불교계는 2000년대 개발자본에 맞서서 환경운동에 나섰던 저력이 있다.
과거의 불교환경운동이 난개발을 막기 위한 거대자본과의 투쟁이었다면, 이제는 기후위기를 가져오는 여러 요인들과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과거에 비해 대중이 환경문제에 심각성을 느끼고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의식을 높일 대안을 모색하고, 실천적인 지침을 마련해 보급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를 위해서 종단 차원의 최우선과제로 ‘환경교육’이 필요하다. 이는 출가자뿐만 아니라 재가자까지 교단 구성원 모두에게 해당되는 것으로 승려연수교육과 각 사찰 불교대학 교육과정에 환경교육 등을 필수과목으로 담는 것을 포함한다.
현재 조계종 교육원이 연수교육과정에서 환경이나 기후위기 관련 강좌는 전무하다.
간혹 사찰전문경영인 과정에서 특강이 마련되지만, 꾸준히 이어지지 않고 있다. 그나마 승가결사체를 통해 한마음선원이 ‘EM지구사랑 작은실천’ 결성해 운영하며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 유일하다.
재가불자들을 교육하는 사찰불교대학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교육 대부분은 부처님 생애와 불교의 이해, 경전 교리 등에 치우쳐 있다. 시대에 맞춰 기후위기에 대한 불교적 실천론을 교육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기후위기시대, 불교가 할 수 있는 일은 무궁무진하다. 10여 년 전 만들었던 불교환경의제21을 리뉴얼해 모든 불자들을 불교적 환경운동의 주체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독려해야 할 것이다.
수계법회에서 삼귀의, 오계와 더불어 환경오계를 함께 수지토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최근 유행하는 플로깅(plogging·조깅을 하면서 길가의 쓰레기를 수거하는, 체육활동과 자연보호활동이 합쳐진 개념을 의미하는 신조어)을 접목해 산의 쓰레기를 치우는 템플스테이나 법회를 여는 것도 생각해 봐야 한다.
불교는 다시 한번 환경에 주목해야 한다.
신중일 기자 motp79@hyunb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