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불교가 알아야 할 2025트렌드] 보통의 하루 만드는 법  선명상 통해 찾아보세요 

#아보하 

‘행복해야 한다’ 강박 벗어나
무탈하고 안온한 삶들을 추구
감정의 진폭 줄여내는 선명상
‘아보하’ 꿈꾸는 사람에 적격

해당 삽화는 생성형 AI를 통해 제작했습니다.
해당 삽화는 생성형 AI를 통해 제작했습니다.

‘그런 날이 있을까요? 마냥 좋은 그런 날이요. 내일 걱정 하나 없이 웃게 되는 그런 날이요.’ ‘알고리즘엔 잘된 사람만 수도 없이 뜨네요. 뭐, 이대로 계속해서 살아만 있으면, 언젠가 저런 날이 올까요?’

보이밴드 데이식스의 ‘해피(Happy)’ 가사 중 일부를 발췌한 것이다. 어쩌면 노래 가사처럼 우리는 걱정 없이 마냥 웃을 수 있는 하루를 꿈꾸고 있을지 모른다. 좀 쉽게 살고 싶은데 내 하루하루는 놀라울 정도로 어렵기 때문이다. 무난하고 무탈한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어렵기에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서울대 교수가 참여한 <트렌드 코리아 2025>에서는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를 2025년의 트렌드로 꼽았다. 

실제 코난테크놀로지에 따르면 ‘무탈·평범·보통’의 온라인 언급량이 완만히 증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연동된 단어는 남편, 아이, 가족 등 일상에 밀접한 것들이었다. 

취미영역도 보여주기가 아닌 자신의 즐거움을 추구한다. 최근 2030세대에서는 뜨개질을 취미생활로 갖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향을 반영해 뜨개용품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뜨개 전문점’과 뜨개를 하면서 카페를 이용할 수 있는 ‘뜨개 카페’ 이용 건수가 빠르게 증가 중이라고 한다. 

도서시장에서는 필사책이 유행이다. 이는 기존의 캘러그래피 열풍과는 다르다. 예쁜 글씨를 써서 SNS에 올려 남에게 자랑하는 용도가 아니라 혼자서 그저 묵묵히 필사를 하는 것이다. 필사책의 용도도 좋은 문장을 써 어휘력을 높은 것부터 좋은 명언을 옮겨 적는 책까지 다양하다. 실제 기독교의 경우 성경필사로 영어·중국어 등 외국어를 공부할 수 있는 책부터 목적별 성경 구절을 엄선해 묶은 필사노트, 어린이용 필사노트 등 다양하다. 

이 같은 ‘아보하’라는 트렌드는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지금보다 행복해지지 않을 것 같다는 젊은 세대의 좌절을 반영했다는 의견도 있지만, 우울로 점철된 한국사회의 치유기제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김난도 교수 등은 “더 많은 소비를 이끌어내고자 유혹하는 시장, 경쟁과 성공을 강조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아보하’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부자가 돈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듯이 불만 없는 사람은 굳이 돈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행복 역시 불행도 행복도 바라지 않는 자세에서 나온다”고 역설했다. 

이처럼 ‘아보하’는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과 목표를 탐구하며, 내면의 평화를 추구하는 과정을 강조하는 경향도 존재한다. 이는 불교가 가지는 지향점과도 맞닿는다.

결국 문제는 ‘감정’이다. 감정이 요동칠 때마다 현상에 끄달리게 된다. 이에 분별이 생기고 업이 발생한다. 이 업은 생사를 일으켜 중생들이 윤회 속에서 끊임없이 고통받게 만든다. 이런 감정의 파동과 진폭을 잠재우는 탁월한 방법이 ‘선명상’이다.

고통에서 벗어난 마음, 완전한 행복에 이른 마음은 어떨까.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중도심(中道心)’이라고 설명했다. 중도심은 즐거움에도 괴로움에도 그 어떠한 감정에도 끄달리지 않는 청정한 마음 상태다. 계속 반복되는 감정의 인과가 끊겨 나간 것이다.

이에 대해 진우 스님은 선명상아카데미 5강에서 “끊임없이 일어나고 잦아드는 감정을 놓아버릴 수 있다면 평온한 중도의 상태에 이른다. 마음이 평온해지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정확히 알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몸과 마음 그리고 생각이 깨끗해지는 신구의 삼업청정(身口意 三業淸淨)이 저절로 이뤄진다. 일체가 청정해지면 업이 청정해지고 일체중생을 돕는 대승 보살행을 할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고락(苦樂)이라는 감정의 윤회에서 벗어나는 것, 이것이 무애자재한 주인공으로 거듭나는 길이다. 이 길에 ‘아주 보통의 하루’가 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