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 예방에서
오체투지·추모법회·49재 등 아픔 나눠
진우 스님 “위로 메시지 발표” 약속도
조계사 대웅전서 위패에 헌화·절 추모
지난해 10월 29일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한순간 싸늘한 주검이 된 가족을 맞아야 했던 희생자 유가족들은 연신 눈물을 흘리며 불교계에 감사를 전했다. 고인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추모법회부터 기도회, 참사의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오체투지, 10·27이태원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 촉구, 종단 차원에서 마련한 49재까지, 사고 직후부터 아픔을 함께 나눠준 불교계가 고마웠다.
10.29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10월 26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을 예방하고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자리에는 이정민 10.29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이주영 아버지), 송후봉(송은지 아버지), 이성환(이상은 아버지), 김호경(김의현 어머니), 김화숙(김현수 어머니)씨가 참석했다. 사회부장 도심 스님, 사회노동위원회 위원장 지몽 스님, 부위원장 고금 스님, 양한웅 집행위원장도 배석했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간다. 비극적 참사에 위로의 말씀을 전하는 것조차 미안한 마음이다.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이 안타깝다”고 유가족들을 위로했다. 스님은 이어 “되돌릴 수는 없는 일이니 이젠 사건에 대한 재발방지와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져 남은 유가족들이 조금이라도 위안을 얻을 수 있길 바란다”며 “정치권이 합의를 잘해서 특별법이 제정되길 기대한다. 조계종에서 도움 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힘껏 돕겠다”고 약속했다.
이정민 운영위원장은 “자식들을 갑작스레 보내고 공허함이 너무 컸는데, 아이들을 위해 불교계에서 49재까지 열어줘 많은 위로와 위안을 얻었다”며 “불자가 아닌 유가족들에게도 마음을 추스릴 수 있는 시간이 됐다”고 인사했다.
사노위 위원장 지몽 스님은 “총무원장스님을 비롯한 종단이 많은 지원을 해주신 덕분에 사회노동위원회가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에게 더욱 다가선 활동을 펼칠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종단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10.29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는 총무원장 진우 스님에게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초청장을 전하며 “10월 29일 이태원 참사가 1주기를 맞는다. 스님께서 위로의 메시지를 발표해 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다”고 요청했다.
이에 진우 스님은 “우리나라 7대 종교 지도자들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대표의장을 맡고 있다. 다른 종교 지도자들과 함께 논의해 위로 메시지를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스님은 “참사 희생자들을 위해 마냥 슬퍼하기보단 오히려 더 좋은 삶, 더 좋은 인연을 만나도록 축원해 주는 것이 영가들에게 좋고 남은 가족들에게도 위안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김화숙씨는 스님의 진심어린 위로에 연신 눈물을 훔치며 큰절을 올렸다.
앞서 유가족들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위패가 봉안된 조계사 대웅전을 찾아 헌화와 절을 하며 고인들을 추모했다.
김내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