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법 만나고 작품은 덤으로 따라왔죠”

나락 빠지던 20대 때 불교 만나
순례 등 신행생활로 마음 의지처
매일 일상 속 염불·법화경 사경
“불교는 삶…나와 분별도 없어”

추추비니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심효빈 씨.
추추비니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 심효빈 씨.

“불교를 만나기 전에는 나쁜 일만 생기면 환경 탓 남 탓하기 바빴어요. 부처님 법 만나고 오만한 야만심이 하나둘 부서졌죠. 주변 인연들의 소중함을 느끼니 다양한 작품들은 덤으로 따라왔어요.”

심효빈 추추비니 디자인 스튜디오 대표는 처음부터 대표가 아니었다. 미술 전공 후 20대 초반부터 디자인 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박봉에 열악한 환경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잦은 이직을 하며 세상에 대한, 그리고 자기 자신에 대한 분노도 커져만 갔다. 나락으로 빠져들 때, 심 대표를 잡은 건 다름 아닌 불교였다.

버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는 딸에게 울산 황룡사 신도인 어머니가 구법순례를 제안했다. 20대 시절 불안한 미래에 대한 방황을 겪던 심효빈 대표는 구법순례를 통해 부처님을 만났다. 이후 황룡사를 스스로 찾아갔고, 경전 속에서 부처님을 만나곤 평온함이 무엇인지 알게 됐다. 이후 꾸준히 법당을 찾았다. 주지 황산 스님의 지도에 따라 마음을 다스리며 매일 천수경을 독송하고 금강경을 사경했다. 밴드를 통해 예불에 참여하며 마음의 의지처를 찾았다.

김포며 평창이며 전국 곳곳의 성지를 순례하며 신행생활을 했다. 불교공부를 하면서 생업에도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프리랜서로 활동하다 남편 성과 자신의 이름 끝자를 따 ‘추추비니’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렸다. 사업자 등록을 하고 직접 만든 디자인 작품들로 박람회와 페스티벌에 참여, 인기를 끌기도 했다. 관공서와 기업 각종 홍보물과 포스터, 팸플릿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자인 의뢰가 들어왔다. 자현 스님과 우연히 인연이 닿아 월정사의 각종 행사 홍보물 작업에도 재능을 맘껏 발휘할 수 있었다.

추추비니 디자인 작품들.
추추비니 디자인 작품들.

바쁜 일상이지만 신행생활에도 게으름이 없었다. 매일매일 일상 속에서 염불하며 법화경 사경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일상에서 하는 수행 모습을 촬영, 유튜브 채널에 공개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이유는 단 하나. 많은 이들에게 불교를 알리고 싶고, 일상의 수행법을 보고 누구든 따라 해 보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바쁜 삶으로 종교생활을 꿈꾸기 어려운 MZ세대 청년들을 위해 삶에 어떻게 불교수행을 적용하고 더 나아갈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어요.”

누구보다 눈코 뜰 사이 없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심효빈 대표는 최근 또 일 하나를 더 벌였다. 조계종 포교원에서 모집한 불교크리에이터 4기에 도전한 것. 당당히 크리에이터가 된 심효빈 대표는 일상이 담긴 브이로그로 다큐멘터리 형식을 차용해 활동을 펼치기로 했다. 일상브이로그에서는 일하며 생활하며 염불과 사경, 명상 등 불교수행을 어떻게 적용하며 삶을 더 윤택하게 살아가는지를 담고 있다. 전국 사찰을 순례하며 선지식을 친견한 후 진솔한 수행자 이야기를 브이로그에 담아내고 싶다. 이야기를 통해 받은 영감으로 굿즈를 제작하는 과정도 공개하려고 한다.

“저작권은 민감한 부분이라지만 저는 제 작품이 어디서든 잘 활용되길 바라요. 그것이 진짜 보시죠. 이를 통해 불자들과 소통하고, 또 기회가 된다면 굿즈 판매 수익으로 다 같이 사찰에 보시하는 이벤트도 재미있을 것 같지 않나요?”

심효빈 대표는 “불교크리에이터가 됐다고 달라진 건 없다”고 말했다. 기존 SNS 채널에서 부처님과 불교 이야기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 기간이 지나도 불자로서 신행을 이어갈 것이다.

불교는 삶이고 나와 분별할 수 없다고 말하는 심효빈 대표. 그는 “부처님은 힘들 때 기댈 곳이 됐고 지금은 꿈을 향해 가는데 힘이 됐다”면서 “이제는 이 좋은 것을 세상 사람들에게 더 많이 알리는 일에 진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추추비니 디자인 스튜디오
■홈페이지 : choochoobini.com
■유 튜 브 : www.youtube.com/@choochoobini88
■인 스 타 : www.instagram.com/choochoo_bini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추추비니 디자인 작품들.
추추비니 디자인 작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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