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머니즘 담긴 불교 작품으로 우직하게”

학부 시절, 교수 추천으로 
불교 일러스트 세계로 입문
현대적 풀어낸 작품 입소문
전문 작가 활동…전시까지

김동현 작가의 일러스트에는 자유로운 발상에서 비롯된 재미와 휴머니즘이 담겼다.
김동현 작가의 일러스트에는 자유로운 발상에서 비롯된 재미와 휴머니즘이 담겼다.

“불교를 기반으로 한 휴머니즘과 재미를 줄 수 있는 작품들을 많이 선보이고 싶어요.”

모자를 쓰고 있는 보살, 폭죽 속에서 춤을 추고 있는 석가모니 부처님. 최근 불교계에서 ‘좀 뜬다’고 입소문이 난 김동현 불교 일러스트 작가의 작품들에는 팝아트를 보는 듯한 자유로운 발상이 가득하다. 

“불교미술을 공부하며 처음 티베트 탕카를 보았는데 무서운 화풍임에도 익살스럽게 느껴지며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이후 신중도를 접하면서 수많은 소재들이 어떤 이야기를 품고 있을까 궁금해졌어요. 이를 현대적으로 풀이, 나만의 무언가를 담아야겠다 생각했지요.”

김 작가가 처음부터 불교 일러스트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며 민화를 베이스로 작업하는 모습을 눈여겨본 교수가 그에게 불교 일러스트 작업을 제안했다. 불교 집안에서 자라난 김 작가는 그때부터 불교를 알아가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그 매력에 빠져들었다. 

불화 속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면서 이 많은 이야기를 그림 한 장에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놀라움을 느꼈다는 김 작가는 간결하지만 임팩트 있게 불교를 표현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작품을 본 주변 친구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 퀄리티를 떠나 주제 자체가 생소했고 거기에 재미와 휴머니즘을 느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동현 작가는 거기서 쾌감을 느꼈다. 사람들이 자신이 작품에서 재미를 느끼고 나아가 불교의 매력에 빠져들었으면 좋겠다는 발원으로 불교 일러스트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점차 작품을 알아보는 한 독지가가 생겼고 의뢰를 받아 제작한 작품들이 지역의 한 카페를 장식하기도 했다. 작품을 알아보고 꾸준히 구매해주는 불자들은 작가로서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김동현 작가.
 자신의 작품 앞에 선 김동현 작가.

그러나 개인적으로 작업을 하다보니 어느 순간 한계를 느꼈다. 불화가 아니다보니 불교계에서 큰 수요가 없었고, 외부활동에서도 제약이 많았다. 종교색이 있는 일러스트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다. 앞으로의 작품을 고민하던 터에 불교크리에이터 모집 공고를 봤다. 

조계종 불교크리에이터 4기로 위촉되면서 인정받았다는 마음이 크다. 이후 좋은 일도 이어져 최근 서울 홍익대 인근 한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신작 15점을 비롯해 각종 수상작품 등 30여 점이 전시됐다. 어릴 적부터 머릿속에 상상했던 부처님과 그 가르침을 이미지에 담은 작품들이 주를 이뤘기에 뜻깊다.

함께 위촉된 크리에이터 4기들과의 템플스테이도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1박 2일 동안 작업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에 대한 조언을 나눌 수 있었고, 각기 다른 콘텐츠를 공유하며 스스로 시야도 넓어졌다. 앞으로의 작품에 대한 용기를 얻은 것은 덤이다. 

김동현 작가는 불교가 더욱 사랑받는 종교가 되길 희망한다. 

“불교는 젊은이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요소들이 정말 많아요. 그렇지만 접근성이 떨어지고 왠지 모르게 어렵게 느껴지죠. 불교가 좀 더 대중에 친근하게 다가가는데 제 작품이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

김동현 작가는 현재 ‘태산(太山)’이라는 아호로 활동 중이다. 어머니가 지어주신 아호에는 ‘큰 산처럼 우직한 사람이 되라’는 의미가 담겼다. 그는 “우직하게, 한걸음 한걸음 다가가는 불교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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