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불화, 디지털 재해석…“MZ 진입장벽 낮추겠다”

플랫폼 ‘스튜디오 무상’ 구축
불교콘텐츠 새롭게 해석 눈길
서울대총불교학생회 활동하며 
고려불화 재해석 연구 논문도

〈마음의 숲: 수행〉 | 디지털 아트
〈마음의 숲: 수행〉 | 디지털 아트

“우리의 문화유산, 고려불화가 지닌 여러 가지 면모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고려불화와 한국 미술의 가치를 이야기하고 싶어요.”

섬세한 선, 고채도의 색, 정교한 문양 등 고려시대 불교회화의 특징이 가득 담아 코끼리와 여의, 해를 표현했다. 조계종 포교원 불교크리에이터 4기로 위촉된 김상규 디지털 작가의 일러스트레이션 연작 〈마음의 숲: 수행〉은 고려불화의 조형적 특징과 상징성에 기반해 창작됐다. 디지털 방식의 일러스트레이션에 모션 그래픽으로 움직임을 추가한 이 작품은 불교크리에이터 선정 과정에서부터 눈길을 사로잡았다.

“고려 불화 속 동물, 식물, 인물 등은 마음 내면의 여러 가지를 상징하죠. 그림에 표현된 코끼리, 여의, 해 등은 수행, 가르침 등을 상징하는 이미지입니다.”

김상규 작가는 “불교크리에이터 활동을 통해 미디어를 통한 시각적 노출이 피로감을 유발하는 것이 아닌 휴식이 될 수 있는 작품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자연물을 바라보는 듯한 마음으로 명상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불교 이미지를 현대적 감각으로 구성한 디지털 아트를 선보인다는 것.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일상 속 시각적 휴식을 제공함과 동시에 불교 명상 수행법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 불교명상과 관련된 옛 불화 ‘관경십육관변상도’ ‘염불서승도’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하려고 준비 중이다.

김상규 작가는 지난 봄 2023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참가, 다양한 작품과 저서, 제품들을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다.
김상규 작가는 지난 봄 2023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 참가, 다양한 작품과 저서, 제품들을 선보여 큰 호응을 받았다.

김상규 작가는 찐 고려불화 팬이다. 학부 때부터 서울대총불교학생회에서 활동하며 명상과 참선을 이어온 김 작가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며 불교를 주제로 한 작업을 꾸준히 했다. 자연스럽게 ‘고려불화를 재해석한 일러스트레이션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논문을 발전시켜, 지난 5월에는 고려불화 도상에 담긴 이야기를 담은 ‘빛과 바람의 그림, 고려불화’를 출간했다. 김 작가는 저서에서 고려불화가 지닌 우리 미술 고유의 아름다움, 그리고 도상 표현 속에 담긴 의미와 상징에 주목했다. 한국 문화유산으로서 고려불화를 새롭게 바라보고 내면의 평온과 영감의 원천이 될 수 있길 기대하며 출간한 이 책은 지난봄 개최된 2023 서울국제불교박람회에서 한정판 공개 후 이어진 호평으로 양장본으로 정식 출간되기도 했다.

“이미 고려불화에 대한 훌륭한 연구들이 있었기에 기존 연구들을 단순히 종합하고 정리하는 선에서 그치는 것을 피하고 싶었어요. 디자이너이자 시각예술가 시선으로 새롭게 분석하고 분류, 재해석해 일러스트로 표현하는 작업했어요.” 

김 작가는 자신의 콘텐츠를 여러 방면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도상들의 형태를 재해석해 엽서를 만들고 이에 대한 해설서와 엽서 케이스 등 문화상품을 점차 확대해가고 있다. 엽서집은 2023년 서울국제불교박람회 일환으로 열린 ‘전통문화우수상품공모전’에서 입선하기도 했다. 
김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한 눈에 볼수 있는 ‘스튜디오 무상’이라는 플랫폼을 구축, 불교 주제 일러스트레이션과, 디자인 문구류, 출판물 등 다양한 포교콘텐츠들을 선보이고 있다. 1인 출판사로 등록을 하기도 한 ‘스튜디오 무상’에서 다양한 작품들을 판매하는 것도 구상 중이다.

김 작가는 “불교 포교콘텐츠 활성화를 위해서는 그 대상을 불자뿐 아니라 불교에 관심을 갖고 있는 젊은 층까지 포섭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불교 콘텐츠 디자인의 현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불화와 불교의 전통 수행법 등에 대한 내용은 여전히 젊은 층에게 어렵게 인식되고 있다”고 말한 김 작가는 “일러스트레이션과 무빙 디지털 아트를 통해 MZ 세대들과의 교감을 촉진하고 불교의 수행법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춤으로써 불교문화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김상규 작가의 작품이 궁금하다면?

홈 페 이 지 : studiomus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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