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서 재개되는 법회·기도
불교대학 교양강좌 인파몰려
코로나 셧다운 여파도 감지
​​​​​​​미래 포교 진흥·관심 절실해

코로나 기간 법회 중단으로 텅 비워진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 모습(왼쪽)과 최근 초하루법회에 기도를 위해 조계사를 찾아 앞마당을 가득 메운 불자들의 모습(오른쪽).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에 따라 불교계도 이른바 ‘리오프닝’을 준비하고 있다. 햇수로 3년째 문을 걸어 잠근 기간 비대면 방식에 의존했던 불교계는 조심스럽게 산문을 열고 대중들을 맞이할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기도법회 대폭 늘어난 인파 눈길

불교계 변화 중 가장 눈길을 끄는 분야는 법회와 기도 등 대면 방식의 신행·수행 분야다. 코로나로 인하여 법회 중단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하여 참여인원 제한을 할 수 밖에 없었던 각 사찰들은 제한이 사라짐에 따라 활발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서울 조계사(주지 지현)가 5월 1일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연 조계사 초하루 법회에서는 이례적으로 500명이 넘는 불자들이 대웅전과 대웅전 앞마당을 가득 메웠다.

이날 법사로 나선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도 수행 정진을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우리 모든 사부대중은 부처님 법을 따라서 열심히 수행하는데 법회에 참여해서 늘 의식에 참여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조계사의 경우 코로나 기간 가장 먼저 법회 중단과 함께 방역지침에 따라 법당 내 50명 인원 제한 등을 준수한 사찰이다. 인원 제한 속에 각종 기도는 열려왔지만, 한계가 있었다. 최근 중단됐던 ‘주지스님과 함께하는 화엄성중 가피순례’를 비롯해 5월 초삼일부터 성역화 불사를 위한 ‘지혜광명이 열리는 동양금박 기도’ 등 대형기도 법회 등이 본격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도심포교의 중심지인 서울 봉은사(주지 원명)도 각종 기도, 법회 운영 시 인원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이런 조치에 봉은사가 5월 15일부터 8월 12일까지 진행하는 하안거 관음기도에는 예년보다 2배 넘는 신청이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봉은사는 5월 12일부터 10일간 관음보살 청정가피 오후특별기도도 진행한다.

최종현 조계사 기획차장은 “사찰의 법회와 기도는 어르신들의 일종의 일상생활이었다. 그동안 신도들이 도반들을 만나 대화하고, 기도하며 휴식을 취했던 사찰로 발걸음이 다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불자 역량 결집에 나선 포교단체

신행모임과 불자단체들의 활동도 탄력을 받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의 경우 2월 27일 서울 봉은사에서 미타사까지 ‘전법ON 포교원력 결집 걷기순례’를 진행한 데 이어 4월 16일 경남 창원 용지호수 일대에서 두 번째 ‘전법ON 포교원력 결집 걷기순례’를 진행했다. 조계종 포교원은 엔데믹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여 포교신행단체 결집대회 등을 모색하고 있다. 포교사단은 2년간 중단됐던 팔재계 수계법회를 9월 말 경 대대적으로 연다는 계획이다. 조계종 포교원과 지역별 결집대회를 열고 있는 김영석 포교사단장은 “현재 군부대 등에서의 법회와 전법 활동은 해당 주무처의 판단에 달려있지만 많은 부분이 완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1기 73명, 2기 120명에 이어 3기 130명이 입학한 수미산원정대는 4월 23일 보은 법주사에서 템플스테이 형식의 성지순례를 봉행했다. 매주 목요일 진행되는 수미산원정대 수업에서도 참여율이 높아진 상태다.

불교신도교육, 대면 교양강좌로 확대

불교에 관심이 있는 이들을 신도로 양성하는 불교교육 또한 대면 교육이 확대되고 있다. 3월부터 각종 강좌를 개설해 다시 힘을 쏟은 결과 전반적으로 수강생들이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으로 출입이 통제됐던 사찰들은 불교대학 강의와 교양강좌 등으로 새 신도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선운사 불교대학, 불국사 연화사불교대학, 수원 보현선원 보현불교대학, 마곡사 불교대학, 제주 법화사 불교상담대학 등이 최근 조계종 포교원으로부터 신규인가를 받고 신입생들을 받았다. 코로나 기간 불교대학을 열었던 부산 여래선원도 3월 30일 2배가 넘게 늘어난 395명이 3기로 입학해 수업을 듣고 있다. 팬데믹이 극심했던 지난해에는 160여 명이 2기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사찰들은 특색있는 강의를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19가 한창인 지난해 1년 2학기 과정의 조계종인가 불교대학을 개설해 19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서울 금강선원(선원장 혜거)은 올해 2기 수강생을 모집, 20여 명의 학생들이 매주 수요일 강의를 듣고 있다. 금강선원의 경우 즐거운 행복명상수업, 심리학으로 접근하는 자기성장 표현 예술, 역사인문학 수업 등으로 교양부분을 강화했다.

제주 법화사(주지 도성)가 3월 4일 설립한 불교상담대학도 상담심리학, 심리치료 등에 집단상담, 심리놀이 등을 더해 41명이 현재 수업을 듣고 있다.

어린이 청소년 포교 분야 관심 필요

사찰의 기도법회 및 신행모임, 포교조직이 활발하게 재개되는 반면, 어린이 청소년 포교분야에서는 2년간 신입 회원을 유치하지 못한 충격이 이어지고 있다.

어린이 포교단체 동련이 펴내는 새싹 포교지 〈연꽃〉의 경우 코로나 이전 4500부를 보급한 것이 올해 3200부 보급에 그쳤다. 사찰 어린이 법회 등에서 작게는 10부부터 100부 등 어린이법회를 여는 곳에 보급하기에 그만큼 어린이법회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최미선 동련 사무국장은 “2년간 줌과 같은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하여 교육을 진행하고, 공모사업을 여는 등 사업적인 측면에서는 문제가 없지만, 어린이들이 사찰에 나오지 않다보니 신규회원을 모집하는 부분에서 영향이 컸다”고 말했다. 동련은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올해 6월 11일부터 1박 2일간 경주 황룡원에서 열리는 지도자 연수에서 역량을 모을 계획이다. 청소년 포교를 담당하는 파라미타청소년협회에서도 학년별 활동이 2년간 타격받은 상태다. 김정화 파라미타 차장은 “2년간 활동을 많이 못한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 학생조직이 약화된 부분이 있다. ‘예전으로 돌아가자’는 목표를 잡고 문화재지킴이 활동 등을 통해 충분히 참여를 하지 못한 학생들에게도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역섭 자비신행회 사무처장은 “매주 토요일 청소년을 응원하고 간단한 식사와 함께 상담과 명상의 기회도 제공하는 빛고을청소년식당 나르샤를 운영해 청소년 활동을 지원하고자 한다”며 “불교 각계에서 명상 등을 활용하여 어린이 청소년들이 부처님 가르침을 접하는 데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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