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복지관들 운영 재개
백신 3차 접종 이상 출입 가능
방역실태 챙겨 일상 회복 전력

국제NGO, 봉사단원 파견 속속
피난민 구호·시설 개보수 확대
코로나19 이후 멈춘사업도 재개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년간 전국 복지관들은 개·휴관을 수차례 반복했다(왼쪽). 지난해 12월 4일 이후 만발식당의 문을 닫았던 서울노인복지센터는 5월 2일, 반년 만에 배식을 가동했다. 이날 300여 명의 어르신이 식당을 찾았다.(오른쪽)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3년간 전국 복지관들은 개·휴관을 수차례 반복했다(왼쪽). 지난해 12월 4일 이후 만발식당의 문을 닫았던 서울노인복지센터는 5월 2일, 반년 만에 배식을 가동했다. 이날 300여 명의 어르신이 식당을 찾았다.(오른쪽)

2년 넘게 이어진 사회적 거리두기 터널을 빠져나오자 일상이 늦봄처럼 다가왔다. 학교·경로당·복지관 등의 굳게 닫혔던 문이 열리면서 생기가 돈다. 여전히 완전한 일상회복을 말하기엔 ‘아직’이라는 이야기도 있지만 안전한 일상 회복을 위해 각 기관들은 기지개를 활짝 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상태다. 매서웠던 코로나19의 한파에서 벗어나 일상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복지관 오니 해방된 느낌이에요”

“집에서 갇혀 있으니까 친구도 못 만나고 답답했는데 복지관 오니까 너무 좋아요. 해방된 느낌이야. 하늘을 날 것 같아요.”

거리두기 해제로 복지관 운영이 재개된 4월 25일, 한동안 조용했던 서울 서울노인복지센터가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어르신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어르신들은 서로 안부를 묻고 어루만지며 그동안 묵었던 체증을 한 꺼풀 내려보냈다.

이날 오랜만에 복지관을 찾은 어르신들은 모두 조금 들뜬 모습이었다. 지난 6년간 종로구 문화재 지킴이로 활동하며 복지관 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만발식당도 자주 이용했다던 최영식(71) 어르신은 “복지관이 문을 닫았을 때 너무 슬퍼서 어떻게 이런 일이 있나 싶었다”면서 “오랜만에 따뜻하게 인사해 주는 직원들을 보니 너무 반갑다”고 웃었다.

복지관 운영 재개를 반기는 것은 어르신들만이 아니다. 서울노인복지센터 관계자는 “몸은 더 바빠졌지만 어르신들과 눈을 맞추며 안부를 여쭐 수 있게 돼서 직원들도  반가워하고 있다”면서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외로움과 우울감을 호소하시던 어르신들이 잠시라도 복지관에 나와 직원, 다른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돼 다행이다. 교육실 리모델링과 에어컨 교체, 소품구비 등 이용객들을 맞을 준비를 마친 만큼 원활한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25일 전국 경로당, 복지관 등이 일제히 문을 열었다. 그러나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닌 만큼 여전히 방역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지침에 따라 전국 모든 복지관 이용객은 백신 3차 접종 이상이 필수다. 언제든지 집단 감염이 나올 수 있는 상황이기에 출입 시 발열체크, 실내 마스크 착용, 주기적 환기 등 기본적인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복지관들은 중단했던 각종 대면 교육프로그램과 봉사단, 일자리 등 다양한 사업들의 재가동을 통해 더불어 성장하는 복지공동체를 실현하다는 계획이다. 교육프로그램은 비말 발생이 적은 프로그램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운영이 확대되며 식사는 실내에서 칸막이나 띄어 앉기를 준수해 5월부터 운영을 재개한다.

서울노인복지센터장 희유 스님은 “이용객들이 불편한 상황 없이 편안하게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청결 상태와  방역 실태를 꼼꼼히 챙기고 철저한 시설관리를 해야한다”면서 “안전하고 건강한 일상 회복을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지개’ 켜는 국제개발구호NGO

일상회복을 위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곳은 복지관뿐만이 아니다. 그간 제한적인 상황에서 활동에 어려움이 적지 않았던 국제개발구호NGO 활동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NGO들은 각 나라별 상황과 연계한 가운데 본격 가동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로터스월드(이사장 성관)는 위드코로나 상황을 염두에 두고 본격적인 사업을 재개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미 지난해 11월 캄보디아 사업장에 관리급 직원을 다시 파견해 상근시켰다. 현지 상황이 호전됨에 따라 올해 2월에는 코로나 발발 후 처음으로 봉사단원 5명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다.

로터스월드는 그동안 미뤄졌던 코이카 협력 사업 역시 올해 본격적으로 실시한다. 원활한 진행을 위해 지난해 12월 4일 코이카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올해 4월 8일에는 라오스 농림부와 업무를 협약, 라오스 비엔티안주 농촌마을 환경개선 및 협동조합 설립을 통한 소득증대 사업을 추진키로 했다. 사업은 2024년 12월까지 이어진다.

더프라미스(이사장 법보)는 먼저 ‘피난민 구호’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더프라미스는 최근 ‘미얀마 피난민 구호’를 주제로 경기도가 추진한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 및 인도주의 실현을 위한 민간제안사업’에 수탁기관으로 선정된 바 있다. 이에 국경지역 피난민 생존권 보장을 위한 △식량·방역물품 지원 △여성·아동 대상 기초보건 교육 △방역지침 매뉴얼 제작 △고위험군 방역 시스템 마련 등의 사업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다.

우크라이나 피난민을 위한 구호 활동은 이미 진행 중이다. 더프라미스는 지난 3월, 독일 베를린 자유대 박사과정 중인 한지애 전문위원을 중심으로 베를린 중앙역 우크라이나 난민 지원을 시작했다. 가족 단위 난민들에게 담요와 메트리스뿐 아니라 샴푸, 어린이용 주스, 기저귀 등 위생용품 등이 담긴 키트를 꾸준히 지원하고 있는 상태다. 4월 24일에는 묘장 스님(더프라미스 재난구호 이사)과 혜민 스님(더프라미스 이사)이 독일로 출국, 2만불 규모의 물품 지원으로 구호활동을 펼치며 말보다 행동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고 있다.

지구촌공생회(이사장 성우)는 코로나19로 인해 도움의 손길을 보내지 못한 학교들에 대한 리모델링을 추진한다. ‘굿핸즈 굿스쿨:학교리모델링 프로젝트’를 통해 6개 국가 학교 개보수 지원사업에 본격 나서는 것. 원활한 활동을 위해 ‘위드코로나’ 변화가 일던 지난해 10월부터 캄보디아, 라오스, 몽골, 케냐, 미얀마, 네팔 등을 대상으로 개보수가 시급한 학교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대상은 △지어진 지 5~10년 이상 된 학교 △우기와 홍수, 지진 등으로 타격 받은 학교 △코로나19 확산으로 장기 방치된 학교 등이다. 지구촌공생회는 이와 함께 코로나19 이후 멈추다시피 한 식수사업지 사후관리, 태양광 펌프 전환, 여성 창업 지원 등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성우 스님은 “학교시설 리모델링을 아이들에게는 안전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고 쉬는 시간이나 체육시간에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한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적극적인 지원을 하지 못한 만큼 프로젝트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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