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원망 녹이는 ‘신중파워’ 받아보세요”?

매년 ‘신중파워’ 그려서 전달
올해엔 ‘코로나19 극복’ 담아
페친 대만불자도 스티커 보시
타종교인 등 40여 명 신청해
“‘다워니 신중’보며 위로받길”

다워니 신중파워 카툰 엽서를 보시한 서주 스님이 서울 석가사 대웅전 신중단 앞에서 자신의 카툰 엽서를 들어보이고 있다.

서주 스님이 그리는 카툰은 ‘따뜻한 감성’이 느껴진다. ‘다워니’이라는 동자승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된다. 매년 봄 입춘 즈음에는 ‘다워니’ 동자승은 신중님으로 변신한다. 그리고는 ‘신중파워’를 작가 서주 스님의 SNS를 통해 쏘아준다.

온라인으로 만났던 다워니 동자승 ‘신중파워’를 올해에는 오프라인에서도 만날 수 있었다. 코로나19 극복의 의미를 담은 다워니 동자승 ‘신중파워’를 서주 스님이 그림엽서로 만들어 보시했기 때문이다. 

현재 주석하고 있는 서울 서대문구 석가사에서 만난 서주 스님은 “정말 우연한 계기로 그림엽서를 제작·보시하게 됐다”고 말머리를 풀었다.

스님이 그림엽서를 만들게 된 계기는 스님의 페이스북 친구 대만인 불자 진모결(陳?潔) 씨 때문이다.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는 시기에 진모결 씨는 서주 스님의 메신저로 “‘신묘장구대다라니(대비주)를 배경으로 직접 기도하며 그린 관세음보살을 귀엽게 얹어서 스티커를 만들었다”며 “매일 신묘장구대다라니와 반야심경을 기도하며 코로나로 힘겨워하는 한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했다. 스님은 잠시 고민했지만 이내 보시에 동참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병마소멸·한국인의 안락을 발원하는 진모결 씨의 스티커와 저의 ‘2020년 신중파워’ 그림엽서를 함께 담아서 필요한 분들에게 보시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제 페이스북에 내용을 공지했죠.”

서주 스님이 그린 다워니 신중파워 카툰. 스님은 맑은 동진보살이 민들레 홀씨 뿌리듯 신중파워를 쏘니 재난과 병마 그리고 공포, 혐오, 원망들이 불보살님의 자비심 속에 녹아 소멸하길 발원했다. (해당 그림은 저작권이 있습니다. 신문 보도용으로 허락된 것으로 무단 전제 및 배포를 금합니다.)

스님의 공지에 약 40여 명이 신청했다. 신청 사연도 다양했다. 스스로 날라리 개신교인이라고 소개한 신청자는 “치료 중인 불자 친구에게 엽서를 보내주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고, 군인 아들에게 보내주고 싶다는 어머니도 있었다. 약 1주 간의 모집 기간을 거쳐 스님은 지난 3월 20일 신중파워 엽서와 스티커를 우편으로 발송했다. 평소 스님의 그림을 좋아해주는 도반들에게도 보냈다. 

올해 입춘 그림엽서에서 다워니 신중은 민들레 홀씨로 분한 신중파워를 세상에 내보내고 있다. 서주 스님에게 코로나19로 이번 신중파워 그림엽서의 의미를 물었다. 스님의 답은 ‘대자비심’이었다. 

“중국 위앙종 9대 조사인 선화 상인은 능엄신주에 대해 이렇게 법문합니다. ‘불교에서 주력을 하는 것은 악하고 삿된 것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자비심으로 섭수해 소멸하기 위함’이라고요. 현재 사회 분위기는 공포-불안-원망·혐오의 악순환에 있습니다. 원망과 혐오로는 작금의 사태를 해결할 수 없습니다. 악화만 시키죠. 자비심으로 주위를 돌보자는 서원을 담아 ‘신중파워’ 그림을 그렸습니다. 제가 그린 다워니 ‘신중파워’를 보며 많은 사람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합니다.”

서주 스님은 매일 석가사 대중 스님들과 ‘능엄주’ 3독과 코로나19 극복 발원문을 봉독하는 기도를 하고 있다. 기도에는 따뜻한 자비심 속에 현재의 위기를 잘 넘기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능엄주는 세상의 모든 독을 소멸하는 신비한 힘이 있다고 합니다.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매일 열심히 기도하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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