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멘토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과 비로자나국제선원장 자우 스님과의 대화

 

 

전세계가 코로나로 시름시름 앓고 있다. 몸도 힘들지만 마음도 힘들다. 매일 매일 쏟아지는 코로나 관련 뉴스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불안하고, 우울해 짐을 느낄 것이다. 코로나 종식을 기원하는 마음으로 국민 힐링멘토 마가 스님과 자우 스님을 만나 마음을 치유하고, 코로나로부터 발생되는 부정적 감정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킬 마음방역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노덕현 기자

기자: 우리나라는 다행히 코로나 확산을 잘 막은 것 같은데, 자가격리, 재택근무 등을 많이 하면서 사람 만나는 것도 줄고, 마스크를 끼고 다니다 보니 서로 얼굴을 봐도 감정이 잘 안느껴지고 그러네요. 무엇보다 이런 모든게 준비가 안됐던 것 같아요. 사람들의 생활에선 예상이란게 있는데 갑자기 코로나가 확산됐어요.

마가: 현재 우리 사회가 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란게 원래 참 힘든겁니다. 사람은 사람을 만나고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의 위치를 찾아가죠. 코로나는 몸의 병이기 때문에 의료진의 도움으로 치료가 된다고 해도 계속된 거리두기는 마음의 병을 키울 수 밖에 없어요.

자우: 맞아요. 스님들은 워낙 조용하게 있다보니 그래도 조금은 괜찮은데 대중들은 항상 바깥으로 향하다가 충격을 받는 것 같아요. 스스로를 돌아보는 수행의 시간이 되지만 일반인들은 습관이 안돼 힘들거예요. 신도님들을 보면 평소 활발했던 사람일수록 더 답답하다고 해요. 이제 2달 가까이 되어 가는데 한계에 부딫힌 것 같아 보여요.

기자: 언론사에서 있다보니 더 체감돼요. 일반 뉴스를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거의 없는 것도 큰 것 같아요. 대부분 코로나 확산 방지와 경제대책들인데, 계속 이런 소식을 접하다보니 그 것 자체로 더 우울해집니다. 사회적으로도 공포, 불안 같은 감정이 퍼져 나가는거 같아요. 해외소식을 보면 더 심각하구요.

자우: 개인적으론 마음이 평온하더라도 사회 공동체의 감정이 부정적으로 흐르면 이게 결국 개인에게도 영향을 미치게 되어 있어요. 이렇게 개개인에게 사회적 감정의 파도가 밀려올 때는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이른바 ‘마음방역’이 필요해요.

마가: 지금 필요한건 마치 ‘마음마스크’를 쓰는 것이랄까요. 길게 보면 코로나 또한 지나갈 문제인데, 불안감이 더 큰 것 같습니다. 내면의 성찰을 통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살피지 않으면 각자가, 그리고 우리 사회가 더 큰 혼란에 빠질 것 같아요. 사회적 불안감이 계속 높아지면 사재기 같은 현상이 발생하고, 차별, 증오와 같은 일종의 혼란에 빠지기 쉽겠죠.

자비명상 대표 마가 스님

기자: 갑작스럽게 코로나라는게 와서 우리의 삶을 바꾸고, 그로 인해 힘들다보니 저는 원인을 자꾸 밖에서 찾는 것 같아요. 코로나가 시작된 국가도 원망스럽고, 왜 우리나라에 이렇게 번지게 됐는지도 원망스럽고, 혹여 주변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더 원망스럽고...

마가: 이번에 우리는 개개인으로 존재했다고만 여겼는데, 오히려 이웃과 공존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됐어요. 이웃종교계에서 방심해서 집단감염이 됐지만, 그들만을 원망하기에는 너무나 일이 커져버렸어요. 국가와 국가 간에도 니나라 내나라 따지다보니 대응이 늦어졌죠. 지구촌 공동체가 한 몸이라는 생각에서 대응해가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이에요. 우리는 ‘너와 내가 다르지 않고 하나다’는 부처님 가르침에 집중해야 합니다. 서로가 상생의 길로 갈수 있는 오히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요.

자우: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어려움을 통해서 우리가 무엇을 배울 것인가가 중요하죠. ‘왜 그런거야’ 하면서 원망하는건 아무런 도움이 안되요. 내가 무엇을 미워한다고 해서 바뀌는건 아무것도 없어요. 무엇을 해야하는지가 중요하죠. 부처님께선 독화살에 맞았을 때 화살을 빼낼 방법을 궁구하라고 하셨죠. 지금 우리는 ‘화살 누가 쏜거야, 어느 놈이야’ 이럴 시간이 없어요. 밖으로 향한 마음을 틀어 주어야 해요. 저는 거기에 바로 종교, 불교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요.

자우: 제가 여기에 오기 전에 무악재에 있을 때 텃밭을 가꾼 적이 있어요. 팥이 한알을 심었는데, 꽃이 피고 가을에 수확을 했는데 몇알이 나왔게요?

기자: 한 100개? 나왔나요?

자우: 더 쓰세요. 하하. 700개에요. 그 700개가 떨어지면 얼마나 많은 팥알이 될까요. 사람마음도 같다고 생각해요. 한사람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얼마나 세상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몰라요. 원망을 해도, 그 사람들이 코로나 확산시키고 싶어서 그렇게 했나요. 실수죠. 그런 실수는 누구한테나 올수 있어요. 나한테도 올수 있죠. 어쩌면 이 코로나가 우리 미래에서 뒤돌아 본다면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어요. 메르스 때 우린 너무 힘들었죠. 그런데 그런 경험이 지금 세계적으로 방역을 잘한 것으로 이어졌어요.

기자: 그러면 스스로 마음을 지키는 방역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을 일러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자우: 불자들 같은 경우는 경전을 많이 읽는게 있겠죠. 제안하고 싶은 건 가족끼리 경전을 읽고 사경 같은걸 해보는 거죠. 함께 수행하다보면 조금씩 더 화합하고, 마음도 넓어질거에요. 저 같은 경우는 <화엄경>을 매일 보고 있어요. 세계성취품을 보면 업에 대해서 말해요. 각자의 업에 따라 마음 세계가 다르고, 그 것이 이 세계에 영향을 주죠. 그럼 우리의 업력을 좋게 만들어야 하는데 가장 쉬운 방법은 예경이에요. 가족이 함께 108배를 한다거나 하면 이보다 좋을 수가 없습니다. 그림이나 사진, 조각상 등으로 부처님 형상을 모시고 코로나로 피해받는 이들에 마음을 조금은 더 써보세요. 참 마음이 편해질 거에요.

마가: 불자가 아닌 분들은 명상을 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두려움이 몰려오면 이겨내려고 부단히 힘을 쓰게 됩니다. 그러면 수렁에 빠진 사람이 더 깊이 들어가듯이 두려움이 커질 수가 있어요. 모든 몸에 힘을 쭉 보고 관찰자 시점에서 바라보세요. 내가 나를 객관화해서 주시자로 보는겁니다. 눈을 감고 가만히 있으면 모든 과정이 보이는데 ‘아하!’ 원인과 결과가 드러날 겁니다. 원인과 결과가 보이면 내가 무엇을 해야되겠구나 하는 행동 방향이 서요. 자우 스님이 말씀하셨듯이, 콩 심은데 콩나고, 팥 심은데 팥나는 불교에서 말하는 연기법이 와닿습니다.

눈 감고 숨을 깊이 3번 들여마셔보세요. 호흡명상인데, 평온해 질 때 그 속에서 있어보세요. 무엇을 하려는 마음을 잠깐 멈춰보세요.

기자: 코로나는 언젠가는 끝이 날텐데, 그 이후 불교는 어떻게, 불자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요? 저는 지금 우리는 코로나 이후도 우리가 생각할 시점이 된 것 같아요.

마가: 코로나는 어디에서 문득 온게 아니에요. 우리가 마음대로 자원을 써왔던 것들, 감각적 쾌락을 탐구한데서 비롯된 것이죠. 저는 불교에서만 할 수 있는 행동이 일어나야 한다고 봐요. 성찰의 시간을 가지면서 그동안 이른바 막행막식했던 행태를 반성하는거죠. 불교 내로 본다면 SNS를 통해서 서로 소통의 기회로 삼고, 한국불교의 콘텐츠를 새롭게 만드는, 새롭게 만들어야만 되는 시기가 도래한 것 같아요.

자우: 저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관심도 보다 높아져야 한다고 봐요. 개인의 마음방역은 결국 우리 사회의 마음방역으로 이어져야해요.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을 계속 불교계가 돌보듯, 코로나로 인해 이별한 유가족의 아픔을 끌어안고, 이어지는 경제난 속에 발생되는 실직자들을 위한 행보 등이 필요할거에요.

비로자나국제선원장 자우 스님

 

기자: 저도 영상통화로 마지막 인사를 한 유가족 소식이나, 장례식도 못지내고 생이별한 이들의 소식을 들으면 눈물이 나더라구요. 대구경북지역에서 희생자 천도재 등을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요.

마가: 예전 마곡사에서 있을 때 진행한 실직자를 위한 템플스테이 등이 큰 위로가 됐었어요. 코로나가 조금 잠잠해지면 무료로 한적한 사찰에 와서 우리 국민들이 잠깐이라도 마음을 쉴 수 있게 배려해줬으면 하네요.

기자: 스님 두분께서는 끝으로 저희 신문 독자분들을 위해 해주실 말씀 있으신가요? 요즘 저희 독자분들은 매주 집으로 배달오는 신문이 또 하나의 낙이실 것 같아요.

자우: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할까 생각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앞 만보고 허겁지겁 달려오다 보니 벌어진 일이 아닐까해요. 코로나는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경종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살지마라. 너무 욕심내고 너무 주의를 돌보지 않고 살지 말라’는 싸인인 것 같아요. 아무쪼록 건강하게 지내시면서 자비로운 마음, 환희로운 마음을 가지고 다시 만나길 고대할게요.

마가: 불교는 지혜로워지기 위해 수행하는 종교입니다. 코로나를 통해 밖으로 향한 마음을 되돌려 내면으로 향하는 불자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밖을 한번 보세요! 봄꽃이 활짝 폈어요. 꽃을 보며 한번 생각해보세요. 내 마음의 꽃을 피울 줄 아는 것이 불자의 길이란 것을요. 내면을 보기 위해선 잠깐 멈춤을 통해 이순간 깨어있는 알아차림 수행을 해야 합니다. 코로나, 이 또한 지나갈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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