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배려 리더십 갖춘 행정전문가

2018년 8월 11일 국가지정 위안부 기림의 날 행사서 이옥선 할머니의 노래를 흐뭇하게 듣고 있는 나눔의집 원장 원행 스님의 모습. 사진제공= 나눔의집

조계종 제36대 총무원장에 당선된 원행 스님은 교구본사 주지부터 중앙종회의장까지 종단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종무행정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주요 직책을 역임하면서 해당 본사와 기구에 발전을 조용하면서 성공적으로 이끌어 왔다는 평가가 많다.

1953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원행 스님은 20살이 되던 1973년 금산사에서 월주 스님을 은사로 출가하고 같은 해에 법주사에서 혜정 스님을 계사로 사미계를 받았다.

이후 1983년 해인사 승가대학 대교과를 졸업한 스님은 1985년 범어사에서 자운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1987년 중앙승가대학교 제5기로 졸업을 하며, 수행과 면학에 노력했다.
조계종 입법기구인 중앙종회에서 11·12·13·16대 의원을 역임했으며, 16대에서는 하반기 중앙종회의장으로서 중앙종회를 이끌었다.

종무행정 전문가로서 원행 스님의 능력이 보여진 곳은 2005년부터 두 차례 연임했던 조계종 제17교구본사 금산사 주지 재직 당시다. 스님은 금산사 주지로 부임하며 ‘뜰 앞의 잣나무’ 템플스테이를 열고 일반 대중에게 불교문화를 알렸으며, 이를 발전시켜 일종의 토크 콘서트 템플스테이 ‘내비둬 콘서트’를 선보였다.

특히 ‘내비둬 콘서트’는 일감 스님에게 진행을 맡기고 문화예술계 인사를 초청하면서 대중들에게 큰 인기몰이를 했다. 이를 통해 금산사는 ‘전국구 템플스테이’ 운영 사찰이 됐다.

또한 원행 스님은 정식 취임하면서 전북지역 청년·직장직능 포교에도 힘썼다. 특히 전북경찰청 경승실을 개원하고 법조인불자회를 새롭게 개편한 것은 큰 성과였다.

2017년 1월 중앙승가대 수장고 상량식에 앞서 당시 총장이었던 원행 스님이 상량문을 쓰고 있다. 사진제공=중앙승가대

원행 스님은 종단 승가교육 발전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중앙승가대 총동문회 제11, 12대 회장으로 중앙승가대 발전을 위해 동문들의 힘을 모았으며, 2014년에는 동문으로서는 최초로 중앙승가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중앙승가대 총장으로서 원행 스님은 저출가시대를 넘기 위한 새로운 출가 모델인 ‘Uni-출가’를 선보였다. ‘Uni-출가’는 중앙승가대에서 4년 간 정규대학과정을 이수하면서 출가생활을 경험하고, 졸업 후 구족계를 받거나 종무원 등 전문직업인으로 진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 같은 출가 프로그램을 통해 매 기수에 3명 가량이 꾸준히 출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3년 신설된 문화재학과 발전을 위해서 수장고를 설립한 것도 원행 스님이 남긴 업적 중 하나다.


중앙승가대 교학처장을 맡고 있는 김응철 교수는 “원행 스님은 총장 재직 당시 매우 세밀한 행정을 보여주셨고, 학교 발전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셨다”면서 “원행 스님이 만든 새로운 출가 모델인 ‘Uni-출가’는 젊은 출가 인재를 확보하는 데 매우 유용하다. 매 기수 3~4명이 출가하고 있으며, 올해에도 3명이 출가했다”고 설명했다.

원행 스님의 총무원장 취임 후 기대되는 분야는 종단의 대사회 활동이다. 스님이 걸어온 행보를 보면 이를 알 수 있다.

2014년 장애전문복지법인 승가원 이사장, 지구촌공생회 상임이사를 비롯해 국제평화인권센터 대표, 대통령 소속 사회통합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무엇보다 2005년부터 현재까지 나눔의집 원장으로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원행 스님이 원장 취임 이래 나눔의집은 꾸준히 발전해왔다. 650여 평 대지에 180여 평의 생활관 2동과 법당·수련관 1동이었던 나눔의집은 현재는 1,800평 부지에 생활관 120평, 역사관 104평, 교육수련관 60평  등으로 확대됐다. 최근에는 할머니 추모사업과 전국에 있는 피해 할머니를 위한 재가복지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2011년 캄보디아 뜨랑빼양 금산초등학교 준공식에서 지구촌공생회 이사장 월주 스님과 상임이사 원행 스님이 테이프 커팅식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지구촌공생회

안신권 나눔의집 소장은 “행정과 운영에 있어서 원행 스님은 부드러우면서 엄한 리더십을 보여주셨다”면서 “특히 대중과의 소통에 게을리하지 말 것과 후원자를 잘 모실 것도 항상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님은 항상 명절 때마다 음식과 용돈 등 할머니들을 살뜰히 챙겨왔다. 피해자 할머니들에게도 인기가 좋다”면서 “할머니들과 나눔의집에서 보여주셨듯이 소통·배려의 리더십을 통해 현재 종단의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고 존경받는 지도자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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