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 ‘불교명상Master’ 양성합시다

바야흐로 명상시대다. 여러 기업들이 직원들의 업무 향상, 스트레스 관리 등을 명상을 통해 이루고 있다. 명상시대에 불교 명상의 현주소와 대응 방안들을 들어봤다.

요즘 들어 명상을 접하는 일반인들의 질문 형태가 바뀌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명상을 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이 많았다고 하면 지금은 명상을 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이 주류를 이룬다고 한다. 명상이 좋다는 것은 알겠고 체험을 통해 효과를 직접 경험해보고 싶다는 것이다.

구글·애플·빌 게이츠 등 세계를 무대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회사나 개인에게 명상은 이미 ‘새로운 좋은 습관’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세계적 글로벌 기업들 명상 도입
美마음산업 1조원 규모로 성장해
불교, 연합회 창립 등 잰걸음

쉽게 실천할 명상법 개발·센터 필요
일반인·불자 가르칠 전문인력 양성
국제명상단체 등과 학술·수행 교류도

지금은 마음 때 빼는 명상시대
글로벌 그룹인 구글(Google)은 직원들을 위해 ‘내면검색프로그램’ 이라는 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매월 정기적으로 구글 서울캠퍼스에서 진행되는 ‘gPause: 명상하는 창업가들’이라는 창업가 및 예비 창업가들을 위한 명상 및 네트워킹 모임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구글에 명상 프로그램을 도입한 차드 멍 탄으로부터 시작된 이 모임은 국내에서도 2015년 7월부터 매월 진행되고 있다.

명상을 ‘산업’의 측면에서 분석한 포춘지의 보도에 의하면 2015년 이후 미국에서만 한 해 명상과 마음챙김 관련 산업 규모가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천 억 원)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는 “명상은 창의적이고 비즈니스적인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사람들의 일상적인 습관이 되고 있다”고 보도한 포브스의 최근 기사와 맥을 같이 한다.

국내의 경우도 다양한 분야에서 명상의 관심은 증폭되고 있다. 묵상과 관상 그리고 명상이라는 이론적 틀을 갖추고 명상을 구조화하고 보급하고 있는 가톨릭을 비롯하여, 명상과학연구소를 설립한 KAIST, 그리고 대한 명상의학회를 출범시킨 의학계 등 명상 연구 및 활용에 대한 관심 또한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아 바야흐로 ‘명상의 시대’가 도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이와 같은 명상시대의 도래는 명상의 효과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1차적으로 명상의 가장 큰 효과는 너무 많은 정보의 홍수로 과부하가 걸려 혼란한 TMI(Too Much Information)시대에 불안·공포·우울함·분노 같은 부정적 심리현상의 물을 빼주어 홀가분함을 느끼게 해 준다는 것이다.

명상은 현대로 오면서 그 혜택과 삶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과학적으로 연구되고 입증되면서 인간의 육체와 마음 모두에 효과적인 활동이라고 재평가되고 있다. 최근 ‘명상치료의 과학적 연구’라는 주제로 발표된 심리학과 의학에서의 명상치료 연구 현황에 따르면 명상은 현대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엄청난 압력 속에 직면한 현대인들의 극심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피로를 풀어주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명상은 맑은 정신 상태를 유지하게 하고 집중력과 결단력을 높이는 데도 효과적이다. 통찰력과 직관이 좋아져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창조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되고, 여러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하고 업무나 인간관계 등에서 난처한 일이 생겨도 평상심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귀중한 시간을 내서 명상을 습관화하고 있는 것이다.

불교명상, 어디까지 왔나
이와 같은 명상시대의 도래는 기존에 개별적으로 활동하던 국내 명상 단체들의 화학적 결합을 가져와 2015년 한국명상지도자협회가 탄생하게 되었다. 20여 단체가 모인 연합회 성격의 협회가 안정적으로 구조화되면서 각 단체별로 이루어지던 적은 규모의 명상인력 양성의 양상이 규모를 배가하는 쪽으로 틀이 바뀌었다.

올해 명상전문지도사 2급 합격자의 인원이 196명이다. 조계종 포교원의 대응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산하기관인 불교상담개발원을 통해 불교명상지도사 과정을 개설하고 올해 실시한 불교명상지도사 2급 시험의 합격자 숫자는 201명이다.

올해 1급 지도사들이 나오고 연이어 새로운 2급 지도사들이 배출되는 선순환 구조가 자리를 잡으면 명상지도사들의 배출은 새로운 명상시대의 윤활유로 작동할 것이다.

불교, 명상시대서 무엇을 할까
도래한 명상 시대를 맞아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대응과제는 ‘핵심이 되는 명상법 캠페인’이다. 예를 들어 무(無)라고 하는 핵심 화두를 활용하면 시의 적절한 문구를 만들 수 있다. “물에서 ‘ㄹ’을 빼면 無”라고 하면, 정보 홍수의 시대에 감각적 욕망으로 물든 마음, 바로 그 마음의 굳은살을 뺀다는 명상의 1차적 의미가 부각될 수 있다. 자신의 본 성품을 확인하는 과정에 동참시키는 길잡이로 핵심문구를 쓰면 되는 것이다.

그리고 화두 챙김을 ‘아침에 일어나 마음에 불 켜기’라는 문구로 소개하고 화두를 마음의 등대로 언제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간결한 문구를 사용하여, 명상이 일상을 지혜롭게 사는데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이를 응용하여 ‘화두로 숨쉬기’ 그리고 ‘화두로 걷기’ 등으로 확대해 간다면 생활명상으로 화두명상이 자연스럽게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틱낫한 스님의 경우는 “지금 순간, 멋진 순간(Present Moment Wonderful Moment)” 등 매우 간결한 표현으로 사람들의 마음에 알아차림의 씨를 심어 수많은 명상 제자들을 길러냈다.

다음으로 훈련된 ‘명상지도사 10만 명’을 양성하는 것이다. 명상을 지도할 수 있는 인력이 시군구 아래에 있는 220개 읍과 1193개면과 2089개동에 최소 3~40명은 배치되어야 비로소 명상이 보급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구조화된 명상 수업 과정을 토대로 자애명상, 수식관 등의 기초적인 명상에서부터 사마타, 위빠사나 그리고 염불명상과 화두명상에 이르는 다양한 명상법을 학습한 인력이 집중 교육과 수련을 통해 꾸준히 배출된다면 그리 어렵지 않은 과제가 될 것이다.

그리고 발달 단계별로 특화된 명상지도사도 함께 양성해야 한다. 특정한 증상을 앓고 있는 특정 세대의 마음을 다독여 주는데 적합한 이들은 바로 또래 명상가들이다. 같이 호흡하고 함께 집중하다보면 같은 세대의 고민을 해결할 지혜가 모아질 것이다. 명상을 통한 지혜 계발을 통해 또래에 의한 또래를 위한 또래문화가 확립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불어 외국인들에게 명상을 지도할 국제적 네트워크 인력도 확보해야 한다. 국제적인 명상 스승 숭산 스님의 이력을 보면 ‘1966년부터 30년간 일본·홍콩·미국 등 세계 30여 개국 120여 군데에 홍법원 및 선원을 개설하여 한국 불교의 선(禪)을 세계에 전파했다’고 되어 있다. 그리고 ‘오직 모를 뿐’, ‘세계는 한 송이 꽃’이라는 유명한 법문으로 달라이 라마, 틱낫한, 캄보디아 종정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로 불리며 전법에 매진했지만 스님 이후 한국 명상의 세계화는 답보 상태이다.

그런데 전 세계의 명상 지형의 확대는 숭산 스님의 큰 족적을 조금씩 나누어 확대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개가 가능할 것 같다.

먼저 국제적인 명상센터 상호 방문을 시작으로 공동 학술대회와 세미나를 개최하여 서로의 이해를 심화시키고 명상 방법과 명상효과 점검의 교류를 통해 보다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확보한다면 명상 시대에 걸 맞는 글로벌 명상리더를 배출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거점 명상 센터를 지정하여 명상 프로그램이 매일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일본 교토에 있는 선종 사찰 묘신지(妙心寺) 순코인(春光院)에는 명상을 체험하기 위해 매년 5,000여 명의 서양인들이 방문한다. 방문객들은 주로 하버드·MIT·와튼 스쿨 등 세계 명문대학 학생들과 글로벌 기업의 CEO 등이다.

그들은 무엇을 얻기 위해 먼 거리의 일본까지 와서 명상을 체험하고 있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바로 그 명상 센터에서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가치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꼭 외국에서 오지 않더라도 이웃의 많은 청년 창업가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또는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쉽게 찾을 수 있는 개방된 명상 센터가 바로 옆에 있다면 그들은 명상 교실에 참석하게 된다.

부처님의 전도 선언에 나오듯 ‘많은 사람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며, 조리와 표현을 갖춘’ 명상 방법을 지도하는 지도 인력이 그 곳에 있다면 누구라도 찾게 된다.

결국 훈련된 전문가에 의해 검증된 명상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명상센터의 확대는 도래한 명상시대의 꽃을 피우는 필요충분조건이자 명상하는 방법을 묻는 이들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