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23일 조계사 대웅전 앞마당에서 900명의 여성 불자들이 모여 조계종 전국여성불자회를 창립했다. 발기인으로만 1080명의 발기인을 모집됐다. 그동안 오랜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전법 포교가 침울했던 분위기를 쇄신하는 교단의 쾌거이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불교교단이 새롭게 중흥하는 전기(轉機)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전국여성불자회는 종단 포교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 교구본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교구별, 지역별 신도조직을 구성하여 종단을 대표하는 포교단체로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종단과 교구본사와
순천 선암사를 두고 조계종과 태고종간 지속돼온 소유권 분쟁이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광주고등법원 제1-2민사부는 한국불교태고종 선암사가 대한불교조계종선암사를 상대로 제기한 ‘등기명의인표시변경등기말소’ 항소심에서 조계종선암사의 당사자적격을 부정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등기의 실제 이행자인 윤선웅(조계종선암사 4대 주지, 예비적 피고인)에 대해 조계종선암사 등기 말소 절차를 이행하라“고 판결했다. 소송비용은 원고(태고종)측이 부담토록 했다.이번 소송은 소유권 분쟁의 핵심소송으로 주목받았던
7월 2일 한국미술사연구소는 ‘흥천사 대종 환지본처 학술대회’를 열고, 국가지정문화재 보물 ‘흥천사 동종’이 흥천사로 환수돼야 하는 당위성을 논의했다. 이날 문명대 동국대 명예교수는 “흥천사는 태조의 정비인 신덕왕후의 원당이자 황화방(덕수궁 북쪽) 일대에 창건된 사찰로 현재의 흥천사가 그 역사성을 계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태종에 의해 정릉이 후궁릉으로 강등되며 사을한(현 정릉)으로 이전하고 여기에 황화방 흥천사에서 분사(分司)된 신흥사가 건립된다. 하지만 황화방 흥천사는 연산군과 중종 대에 두 차례 화재로 전소돼 폐사된다. 유생들의
당나라 사람인 향산거사 백낙천은 당송팔대가에 꼽히는 유명한 문장가이며 정치가였다. 그는 학문에 자신이 있고 벼슬도 높아진 50대 초반 항주자사로 부임하였다. 자신이 부임한 항주의 진망산에는 도림 선사라는 덕망이 높은 스님이 계셨는데, 이 스님은 나무 위에서 좌선을 하시곤 하는 까닭에 새둥지에서 지내는 듯 하다고 하여 조과선사(鳥洲禪師) 또는 작소선사(鵲巢禪師)라고 불리었다. 선사의 소문을 들은 백낙천은 선사의 도력을 시험해 보려는 마음을 먹고 스님을 찾아갔다. 마침 그 때 나무위에서 좌선을 하는 스님을 보고는 문득 “스님 계시는 곳
해마다 여름이면 울릉도에는 신명나는 축제가 열린다. 바로 ‘회당문화축제’다. 이 축제는 진각종의 개종조인 회당 손규상 대종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대종사의 고향인 울릉도에서 2001년도부터 열리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밀교 종단인 진각종이 주최하는 축제이지만, 종교색은 최대한 덜어내고 오로지 문화로만 채웠다. 이를 통해 문화적으로 소외된 울릉도 주민들의 갈증을 해소는 대표 문화축제로 자리잡았다. 종조 회당 대종사의 탄신 120주년을 맞아 열린 올해 회당문화축제는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협의회 회장단이 처
갈수록 열악해지는 군포교 현장에서 희망을 주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 포교사 1차고시를 합격한 예비 포교사들이 군포교 현장에서 연수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다. 그동안 포교사단은 포교 제일선에서 현대의 부루나존자로 불릴 만큼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1만3000여 명의 포교사가 배출됐으며, 현재 약 5000명이 활약하여 포교전법에서는 뗄 수 없는 관계다.이들은 조계종이 실시하는 포교사 고시에 합격 후에도 연수교육을 받아야 한다. 또 지역에서 팀 활동과 봉사를 거쳐야 포교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자비를 들여
6월 29일은 만해 한용운 선사 열반일이다. 만해는 조선왕조의 국운이 기울어가던 1879년 8월 29일에 태어났고, 광복 직전인 1944년 6월 29일에 입적했다. 인생 전체가 암울한 시대와 열악한 사회 환경 속에 놓여 있었다. 만해는 나라걱정과 함께 불교 집안을 좋게 만들려 평생 애썼다. 그는 화엄학을 비롯한 불교 교학에 밝은 선지식인 동시에 깨달음을 경험한 선사이자 독립정신에 투철한 애국지사였으며, 아름답고 애절한 시를 남긴 시인이기도 했다. 만해의 공적과 후대에 미치는 영향은 크고 또 커서 세월이 갈수록 밝게 빛날 것이다. 오
조계종 전국여성불자회가 6월 23일 창립됐다. 조계종 사상 첫 중앙신도회장을 두차례 역임한 김의정 회장을 초대회장으로 임명하고, 교구본사주지협의회 부회장인 초격 스님 등 스님들을 대거 지도법사로 임명했다.조계종 전국여성불자회는 조계종 여성신도를 중심으로 한 전국조직이 꾸려지는 점에서 기대와 관심을 받고 잇다.그동안 종단은 여성포교의 입장에서 여러 단체들을 설립했지만 전국조직화에는 실패했다. 중앙신도회 조차 전국교구신도회 구성이 2021년에서야 완비된 상황이었다. 일부 엘리트 여성들의 활동에 대한 관심만 있었다. 불교 내 여성불자들의
지난 6월 17~19일 동국대 일원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바로 서울국제명상엑스포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서울국제명상엑스포는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해제되면서 어느 때보다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대중들을 찾았다. 2박 3일 간의 프로그램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것은 명상과 과학의 학제간 연구 현황을 살필 수 있었던 컨퍼런스였다. 무엇보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하버드 의대 IMP가 공동 주최로 참여해 세계 석학들의 강연들이 이어졌다. 영상콘텐츠와 명상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제작해 대중들이 명상을 손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거나 세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불교문화국이다. 이는 국가지정문화재 국보 중 56% 이상, 보물의 65%가 불교문화재임을 보면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대한민국을 불교의 나라로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이는 위의 문화재처럼 점차 불교와 사찰이 박물관화되고 있다는 우려와 결코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국가가 지정한 문화재의 과반 이상이 불교문화재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대중들이 실생활에서 향유되고 창작되는 생활 문화는 시간이 갈수록 불교문화와 그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 반대로 현대화되고 서구화된 문화가 주도하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한국불교
6월 17~18일 양일간 한마음선원 안양본원에서는 특별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한마음선원 대행선연구원이 ‘세계의 비구니 승가: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묘공당 대행 선사 열반10주기 국제학술대회를 개최한 것이다. 세계 석학과 비구니 스님 15명이 참여한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전 세계 비구니 승가의 현황과 발전 방안들이 논의됐다. 카르마 렉쉐 쏘모 스님, 툽텐 쬐된 스님은 미국계 티베트 불교 스님으로서 공히 비구니계를 수계받을 수 없는 티베트불교계의 현실을 꼬집고, 수계 방안을 제시했다. 창쉔 스님이 발표한 대만불교의 사례에서는 선각자
최근 나눔이집 대표이사로 선출된 성화 스님이 6월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앞으로의 주요 사업 계획과 포부를 밝히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2020년, 내부 고발자들이 제기한 의혹이 지상파 한 프로그램에서 방영된 이후 혼란을 거듭하며 임시이사 체제로 운영돼 온 지 횟수로 벌써 3년 째이기에 대표이사 선출은 그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이다. 특히 성화 스님은 사회복지 전 영역에서 20여 년간 헌신하며 복지계를 선도해왔기에 불교계 안팎으로 빠른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한껏 높인다.성화 스님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로시설로의 위치 정립’ ‘역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뉴욕타임즈〉와 〈월스트리트저널〉과 함께 미국의 3대 유력 일간지로 통한다. 1877년 창간한 전통의 워싱턴포스트는 대통령 닉슨의 측근들에 의해 숨겨졌던 워터게이트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 특종을 통해 닉슨의 대통령직 사임에 큰 영향을 주었다. 이 미국 신문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전통의 〈워싱턴포스트〉가 2013년 인터넷 쇼핑몰 아마존의 창업자인 제프 베이조스에게 인수됐다. 이는 세계를 대표하는 전통 있는 유력 일간지가 IT기업의 손에 넘어간 신문업계의 대사건으로 기록됐다. 인수 당시 제프 베이조스는 아마존
군승 파송 미달 사태 해결에 불교계 안팎의 지혜가 모아지고 있다. 출가자 감소라는 총체적인 문제 속에 가장 극명히 드러나는 분야가 군승 파송이라는 점에서 위기의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본지 설문조사 결과 군승 파송 미달사태로 현역 군승법사들이 가장 우려하는 점은 군포교 역량의 질적 저하다. 군승으로의 정체성 강화 이후 각종 교육을 통해 역량 배양해 온 조계종 입장에서는 뼈아픈 결과다.이러한 지적은 이미 조계종 중앙종회에서도 제기됐다. 종회의장 정문 스님은 “출가자 감소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청년불자 포교의 최일선에 있는 군승
조계종 전국여성불자회 창립이 구체화되고 있다. 포교원이 전국여성불자회 창립을 앞두고 공청회를 열어 세부적인 조직 계획과 취지 등을 밝혔다. 이날 공청회에서는 전국여성불자회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에 대한 방향성과 제언들이 이어졌다. 특히 조계종 신도를 중심으로 한 전국구 여성 조직으로 꾸려진다는 점에서 기대와 관심이 높았다.다소 늦었지만, 꼭 필요했던 조직이라는 여론도 많다. 그동안 종단이 여성포교에 무심했고 실질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성불자 조직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미약했다는 지적도 함께했다. 무엇보다 씁쓸함도 적
최근 갑작스런 카카오톡을 받았다. 우리 학부 학생이 보내온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사랑이야기, 널디나(nerdina)의 데뷔 EP(Delicate daydream)’이라는 제목을 붙인 공유링크였다. 불교 공부를 하는 와중에 음악도 한껏 즐겼던 모양이다. 공식 데뷔앨범이라니. 반갑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이 학생이 미래에 훌륭한 뮤지션이 돼, 공연을 마치고, 관중을 향해 합장하는 모습을 보여줄 미래를 꿈꿔본다.필자가 공부를 시작할 즈음에는 인문학의 위기라는 소리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 인문학이 위기라는 소리는 공허한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완료됐다. 이번 선거는 광역지자체장을 비롯한 기초단체장, 시·도의회 및 구·시·군의회 의원과 교육감·교육위원까지 새롭게 선출하는 대대적인 변화의 장이었다. 당선인만 4131명에 달한다. 이번 선거에서 특히 17개 광역지자체 시도지사가 새롭게 선출됐다. 17명의 당선인 중 불자는 단 3명에 불과하다. 원칙적으로 종교와 무관하게 국가적 소임을 맡은 이들이기에 종교 여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래도 불자들이 불자정치인에게 기대를 하는 이유는 다른 종교신자들에 비해 전통문화 보존과 종교화합이라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인도양 섬나라 스리랑카의 5월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39.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식료품 가격은 45%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1948년 독립 이후 최악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스리랑카는 현재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지원 협상을 벌이고 있다. 스리랑카에는 현재 외화 부족으로 생필품 수입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기름과 의약품 부족이 심각한 상태다. 지난 6개월간 경유 가격은 230%, 휘발유 가격은 137% 상승했다. 무엇보다 의약품 부재가 스리랑카 국민들의 생명을 위기로 몰아
교육 관련 강사 스님들이나 불자들과 대화를 하면, 자주 이슈화된 주제가 ‘출가자 부재’이다. 필자는 승려 기본교육기관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지라 ‘승가’나 ‘출가자’라는 단어에 민감하다. 출가자 부재는 불교의 위축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10년 전부터 출가자가 감소했는데, 작년에 특히 더 심각했다. 근자에 강의할 때, 삼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청중에게 물어본다. ‘불법승 삼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필자의 대답은 지금부터 하려고 한다. 인도에서 불교가 사라진 데는 학자들마다 견해가 다르지만, 여러 원인이 있다. 불교
조계종이 부처님 성지 인도 부다가야에 건립한 분황사가 한국불자들의 마음에 벅찬 환희심을 전하고 있다. 그간 부처님 성도지인 부다가야에는 마하보디사원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 사찰 220여개가 운영돼 왔지만, 한국불자들이 인도성지 순례에서 참배할 한국사찰은 사실상 전무했다. 이런 상황에서 늦게나마 한국사찰이, 그것도 마하보디대탑에서 직선거리 300m 위치에 건립됐다는 소식에 불자들의 관심이 높다. 분황사 대웅보전의 가장 한국다운 빼어난 면모, 그리고 그곳에 봉안된 삼존불의 모습도 아름답기 그지없다. 앞으로 한국불교 위상을 드높이며 한국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