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새 상설관 개관
‘강원 불교미술’ 브랜드화 ‘눈길’
흥전리, 선림원지 등 발굴 유물
불교문화유산 30건 상설전시해
흥전리사지 출토 ‘청동정병’부터 양양 선림원 터 출토 ‘금동보살입상’까지 강원 불교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상설전시실이 개관했다.
국립춘천박물관(관장 이수경)은 “11월 25일부터 상설전시실 브랜드2 ‘강원의 불교미술, 깨달음을 찾는 길’을 새롭게 문을 연다”고 밝혔다.
상설전시실 브랜드2에는 강원도 금강산, 원주, 평창, 양양, 삼척 등에서 발견된 불교공예품과 불교조각 30건 31점을 전시해 불교의 깨달음의 진리로 향해 가는 길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전시실이다. 앞서 춘천국립박물관은 지난 2019년 상설전시실 브랜드1 ‘창령사 터 오백나한-나에게로 가는 길’을 개설한 바 있다.
이번 전시실은 불교공예품의 몸과 마음을 깨우는 의식구로서의 기능과 보살상과 불상과 같은 불교조각의 깨달음으로 이끄는 기능에 초점을 맞추어 불교미술품으로 깨달음을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전달한다.
전시는 제1부 ‘불교공예-몸과 마음을 깨우는 의식구’와 제2부 ‘불교조각-보살과 부처, 깨달음의 형상’으로 나뉜다. 제1부에서는 △불빛으로 어둠을 깨우는 광명대(光明臺) △소리로 깨달음의 시간을 여는 쇠북 △향으로 번뇌를 태우는 향로 △울림으로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는 종 △맑은 물로 마음의 고통을 씻어내는 정병 등 마음과 정신을 맑게 하는 불교의식구의 기능을 되새긴다.
제2부에서는 지혜와 자비로 중생을 구원하는 관음보살상과 깨달음에 이른 존재인 아미타여래상으로 깨달음에 이르는 방법과 완성된 세계를 제시한다.
상설전시실 브랜드2에서는 국립춘천박물관에 새로 소장되거나 새로운 기법으로 전시한 불교유산들을 만나볼 수 있다. 삼척 흥전리사지 ‘청동정병’ 2점과 극락에서 사는 가릉빈가 새 문양으로 장식된 ‘가릉빈가무늬 수막새’ 6점이 국립춘천박물관에 처음 전시된다.
홍천 물걸리사지 ‘부처 얼굴 조각’은 얼굴 길이만 30㎝ 이상일 정도로 큰 철불의 일부이다. 2020년 국립춘천박물관은 3D 모델링 기법으로 불상의 얼굴 형상을 만들고 각 조각의 위치를 파악했다.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조각들을 처음으로 세워 전시함으로써 실제 불상 얼굴 모습을 추정하고 입가에 머금은 아름다운 미소를 전달할 수 있도록 했다.
세밀한 용 문양 표현과 형태로 15세기 종으로 널리 알려진 금강산 ‘유점사 종’에 양각된 범자(梵字) 40자의 의미를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주목했다. 해당 범자는 비밀스러운 주문인 진언으로 지옥을 깨트리는 긴 ‘파지옥진언(破地獄眞言)’과 짧은 ‘파지옥진언’, 관음보살의 자비를 얻을 수 있는 ‘육자대명왕진언(六字大明王眞言)’이다. 진언의 음과 뜻을 영상으로 만들어 지옥까지 종의 소리를 울려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는 종의 기능을 부각시켰다.
금강산에서 발굴되었다고 전해지는 ‘금동관음보살좌상’은 높이 18.6㎝로 크기가 작으나 얼굴과 신체 표현, 귀걸이와 팔찌 같은 장신구 표현이 세밀한 수작이다. 전시에서는 뛰어난 조각 기법을 자세히 전달하고자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보살의 이미지를 55인치 크기의 모니터로 제공한다
AI기술로는 양양 선림원지 ‘금동보살입상’(보물)을 금빛 찬란한 온전한 모습으로 복원한 영상을 전시실에서 상영된다. 2015년 발굴 후 문화유산보존과학센터와 국립춘천박물관이 보존처리를 하고 광배 편 위치를 맞추어 보살상을 공개했다. 이번에는 AI 기술을 활용해 결손 부분을 채우고, 부식된 부분의 금빛을 되살렸다.
이수경 국립춘천박물관장은 “2019년에 신설한 브랜드 1실 ‘창령사 터 오백나한-나에게로 가는 길’이 스스로 깨달음을 얻기 위해 노력한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이번 브랜드 2실 ‘강원의 불교미술-깨달음을 찾는 길’은 부처가 무엇을 깨달았고, 이를 어떻게 실천하며, 깨달음의 세계는 어떠한지를 깊이 탐색하고자 했다”면서 “관람객들이 이 전시를 보면서 마음의 고통과 마주하고 모든 것은 변한다는 사실을 깨달아 마음의 평온을 맞이하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신중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