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5일, 조계사 대웅전서
종사 54명·명덕 30명 총 84명
“초발심 새기며 전법교화”다짐
조계종단의 지도자급을 상징하는 종사·명덕 법계를 품수 받은 스님들이 초발심을 되새기며 전법교화를 다시 한번 다짐했다. 종사·명덕 법계는 승랍 30년이 돼야 자격이 주어진다.
조계종 법계위원회(위원장 법산 스님)는 11월 25일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불기2569(2025년 종사(비구)·명덕(비구니) 법계 품서식을 봉행했다. 이날 법계를 받은 스님은 종사 54명, 명덕 30명 등 총 84명이다.
이날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법계위원장 법산 대종사가 대독한 법어를 통해 종단 지도자의 위치에 오르게 된 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갖길 당부했다. 스님은 “출가할 때 서원대로 위로는 생사해탈의 본분사를 해결해 법등을 전심함에 있어 불퇴전의 신심으로 정진하라”면서 “아래로는 대자비심을 발해 고통 받고 상처 입은 세간의 중생들을 부처님 정법으로 교화하고 위로해 행복하게 하라”고 말했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치사에서 <화엄경>의 ‘처음에 올바른 마음을 일으키면 고 깨달음에 이른다’는 내용을 언급하며 “출가 초심을 다시금 반조하고 스스로를 경책하며 정진해 온 마음을 되돌아보는 소중한 도반의 인연처가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스님은 “종사·명덕 법계는 종단을 이끌고 불법을 진작하며 한국불교의 앞길을 밝혀야 하는 지도자의 자리”라면서 “높은 법계만큼 막중한 책임이 부여된 자리이니 삭발염의 초심을 더욱 단단히 세워 후학을 바르게 이끌고 부치님 진리를 세상 속에 드러내는 굳건한 법등(法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보살행의 큰 원력을 일으켜 전법교화의 최일선에서 종단과 종도의 마음을 헤아리고 사회와 한 호흡으로 국민과 더불어 살아가는 수행자의 본분을 힘써 실천해 달라”면서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서원을 굳히고 지혜를 모아 사부대중에게 법의를 베풀며 자비와 진리의 빛을 온 누리에 드러내는 교화의 등불이 돼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법계위원장 법산 대종사와 법계위원 스님들은 법원, 설해 스님에게 법계증을 종봉, 원영 스님에게 가사를 대표로 수여했다.
법계증과 새 가사를 받은 스님들은 법오 스님이 대표 낭독한 발원문에서 “화합과 수행으로써 종단 발전을 위해 용맹정진하고 인천의 사표로써 위를 항상 갖춰 중생구제 원력에 더욱 힘쓰겠다”면서 “부처님 가르침이 가장 위대하고 올바른 길임을 선포하며 시방삼계를 부처님 도량으로 장엄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법계위원회는 이날 오후 1시부터 2급 승가고시에 합격한 대덕(비구)66명, 혜덕(비구니) 43명 등 총 109명 스님을 대상으로 법계 품서식도 진행했다. 종정 성파 대종사는 “은사가 돼 스승 역할을 해야하며, 의지아사리가 돼 여법하고 청정하게 승가를 이끌어야 하며, 가람을 수호하고 법륜을 구르는 여러 가지 일에 부족함이 없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은호 기자 imeunho@hyunb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