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언종 창시 코보 대사 발자취
88개 사찰 따라 1200km 순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함께 걸었던 엄마와 아들이 그 여운을 잊지 못해 이번엔 불교 순례길을 찾아 일본 시코쿠로 향했다.
일본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인 시코쿠의 ‘시코쿠 헨로미치’는 1200년 전 진언종 창시자인 코보 대사(弘法大師, 774~835)의 발자취를 따라 만들어진 88개의 사찰을 찾는 불교 순례길이다. 88개 절을 따라 제주도의 열 배 정도의 섬을 한 바퀴 도는 1200km에 이르는 여정이다.
엄마와 아들은 겨울부터 가을까지 네 계절에 걸쳐 ‘시코쿠 헨로미치’를 걸으며 마주한 풍경과 사람, 생각들을 기록했다.
이들이 순례의 첫발을 내디딘 곳은 겨울의 도쿠시마. 1번 절 료젠지(?山寺)에서 순례를 위한 흰색 조끼와 삿갓, 88개 절에서 도장과 묵서를 받을 납경장과 명함 역할을 할 납찰을 사는 것으로 순례가 시작됐다. 이후 엄마와 아들은 겨울날 도쿠시마를, 봄날 고치를, 여름날 에히메를, 가을날 카가와를 걸으며 다시 첫 순례지로 돌아왔다.
이들은 “시코쿠 순례길이 선물해 준 건 소중한 추억과 둥근 마음”이라며 “깨달음의 경지에 오르지 못하고 계속 자기만의 트랙 위를 돌고 돌지라도 둥근 마음으로 한번 살아 보라는 가르침”이라고 회고한다.
책 앞머리에는 순례길의 기원, 순례법과 옷차림 등을 담고 마지막 장에는 지도와 각 사찰의 특징을 기록한 ‘엄마의 순례 노트’를 실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내 댓글 모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