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15 (수)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Weekly 선명상] 36. 상대방과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의견 대립→감정 악화’ 악순환 끊어 내라

각자 의견만을 피력할 경우 갈등 초래
누군가는 악감정 갖고 복수심만 내재
어떤 상황서도 감정 드러내서는 안 돼
苦樂의 감정 의한 업보들이 계속 발생
감정 아닌 이성으로 판단해 의견 개진

[오늘의 명상]
마음으로써 고요함을 지키려 하나
여전히 업(業)의 병을 떠나지 못하는구나.
성품(性品)은 공(空)하여 스스로 떠나니
마음 뜨고 가라앉을 때 기다려 볼까.

“상대방과 의견이 맞지 않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의견이 맞지 않는 근본적인 이유는 서로가 내 것을 지키고 쟁취하려는 욕심과 자존심이 충돌하기 때문입니다. 심하면 개인 간의 싸움이나 집단과의 다툼, 나라와의 전쟁도 불사하게 됩니다.

나의 의견이 관철되면 기분은 좋을 것이고 반대로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하거나 관철되지 않으면 기분이 몹시 상하게 됩니다.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를 간과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이 단순하게 일회성으로 끝난다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감정이란 그리 단순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의견이 무시당한 쪽은 안 좋은 감정이 잠재돼 있다가 언젠가는 복수심이 발동돼 또 다시 충돌하게 되는 여지를 갖게 됩니다. 

문제는 가볍게 넘기고 털어버리면 가장 좋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 대상을 대하고 관계하는 데에 적지 않은 지장이 생깁니다. 

이럴 때는 생각을 전환시켜야 합니다. 우선 인과(因果)를 떠올려 보십시오. 감정의 폭이 크면 클수록 기분이 아주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 따른 과보(果報)로 안 좋은 기분 또한 반드시 생겨납니다. 때문에 우리는 늘 인과를 잊지 않아야 합니다.

결국 세상사란 각자 개개인의 감정놀음입니다. 무슨 일이 되었건 자신의 감정을 좋게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심초사하는 과정의 연속입니다.

감정의 마음이란 크면 큰 만큼 작으면 작은 만큼 엎치락뒤치락하며 윤회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됩니다. 의견의 충돌에 있어서 내 생각이 관철되어 기분이 좋았다면 기분 좋은 만큼 다음에는 안 좋은 기분이 생기는 일이 반드시 발생하게 되니, 이는 필연적인 수순이고 인과의 법칙입니다.

따라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됩니다. 고락(苦樂)의 감정에 의해 고락의 일이 계속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견이 설사 맞지 않는다 하더라도 성을 내거나 감정을 드러내지 말고 냉철하게 이성적으로 판단해 생각을 피력하는 것으로 갈무리해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관철되고 안 되고는 인연에 맡기십시오. 이러한 대승적인 마음의 자세를 취하는 것이 스스로의 마음을 보호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최선을 다한 뒤엔 결과에 연연하지 말고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감정을 일으키지 않게 되면 감정이 기복(起伏)하는 과보가 생기지 않으므로 어떤 의견이 충돌된다 하더라도 편안한 마음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항상 자신의 감정을 보호해야 합니다.

해당 삽화는 진우 스님의 한글 선명상 게송을 생성형 AI에 입력해 제작됐습니다.
해당 삽화는 진우 스님의 한글 선명상 게송을 생성형 AI에 입력해 제작됐습니다.

[오늘의 명상]
들어온 것을 나가지 못하게 막고자 함은
숨을 뱉지 않고 들이키고자 함과 같으니
나가는 것을 그리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숨을 쉬듯 새로운 것이 반드시 들어올 것이다.

살다 보면 의도치 않게 마음을 잃게 되거나, 재물을 잃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신이나 사기를 당하여 마음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고 사업에 실패하거나 도둑을 당하거나 노름으로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재물을 잃는 것도 문제이지만 마음의 상처와 스트레스로 인한 속상함은 보상받을 길이 좀처럼 없게 됩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일은 결과적으로 더 이득을 보거나 더 손해를 보지는 않습니다. 크게 생각하면 본래 내 것이란 없습니다.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것도 아니고 죽을 때 가지고 갈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살아가는 동안 잠시 나에게 스쳐 지나가는 것은 인연의 흐름일 뿐입니다.

들어온 것은 반드시 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내 것이라는 고집과 집착에 빠지면 빠질수록 나가는 것에 대한 속상함의 충격은 크게 다가옵니다. 들어오고 나가는 것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때가 되면 밀물이 되고, 때가 되면 썰물이 되는 것과 같아서, 자신의 의지와는 별개로 들어올 때는 밀물처럼 들어오고, 나갈 때는 썰물처럼 나가는 것이 순리이고 인연의 소치입니다.

문제는 밀물처럼 들어오는 것에 노심초사하는 마음이고, 썰물처럼 나가는 것을 보고 안타까워하며 집착하는 마음입니다. 집착하는 마음이 강할수록 나가지 않아도 될 것이 나간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혹여 뺏기거나 잃어버리거나 떼인다 하더라도 ‘인연의 때가 되어 그렇겠거니’라고 생각하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기 바랍니다. 즉시 마음도 평안해질 뿐더러, 나갔던 것도 민망하여 돌아오게 될 것이니 숨을 뱉어야 들이쉬고 살 수 있는 것처럼 들고 나는 것에 초연한 마음을 가져야 합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업의 그릇에 따라 들어온 것은 넘치게 되면 어떻게라도 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잃는 것에 대해 속상해 하거나 마음 아파하지 마십시오. 마음을 넉넉히 먹고 매사 인연의 소치로 생각하여 스스로 평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면 재물은 소리 없이 편안한 마음의 자리로 다시 찾아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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