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성파 대종사가 펼치는 ‘선예(禪藝)’의 극치

제14회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성파 대종사 선예전 ‘명명백백’
공간 감싼 길이 100m 한지작품
‘본래면목 마주하라’ 화두 전해
대종사 특유 옻 예술 작품도 선봬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전시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오는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청주에서 열리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해 특별전 ‘성파선예전-명명백백(明明白白)’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사진은 성파 스님이 길이 100m 대작인 '명명백백'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오는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청주에서 열리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해 특별전 ‘성파선예전-명명백백(明明白白)’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사진은 성파 스님이 길이 100m 대작인 '명명백백'을 살펴보는 모습.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조계종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는 종단의 신성이자 한국불교 장자종단 조계종의 종통을 승계하는 최고 권위의 정신적 지도자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서예, 민화, 도자 등 다양한 장르에서 독창적 작품세계를 보여 온 예술가이기도 하다.

성파 스님이 펼치는 예술세계는 선(禪)을 바탕으로 한다. 그렇기에 세간에서는 스님의 작품을 선 수행의 일환으로 펼쳐지는 예술, ‘선예(禪藝)’라고 말한다. 성파 스님이 펼쳐낸 선예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스님은 오는 9월 4일부터 11월 2일까지 청주에서 열리는 ‘2025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참여해 특별전 ‘성파선예전-명명백백(明明白白)’을 대중에게 선보인다.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전시 주제이자 대표 작품명인 ‘명명백백’은 일체의 꾸밈이 없이 순수한 본질 그 자체를 추구하는 철학적 선언이다.

전시 공간 전체를 폭 3m, 길이 100m에 이르는 순백의 한지 한 점으로 감싸는 작품 ‘명명백백’은 ‘가장 작은 것이 가장 큰 것과 다르지 않다’는 ‘극소동대(極小同大)’의 통찰을 담아내고 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가느다란 섬유질 가닥들의 조합이자, 동시에 하나의 완결된 덩어리이기 때문이다.

강재영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은 “미분과 적분의 상호 작용으로 미세한 요소가 전체를 이루고, 전체가 다시 미세한 요소로 환원된다는 수학적 사고와도 통한다”며 “한지 하나에 철학과 종교, 공예와 예술이 들어 있다”고 극찬했다.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성파 스님의 선예는 ‘재료에 대한 연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스님은 전통 한지 제작부터 안료와 염료의 재배 및 가공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물감과 바탕이 되는 재료들을 직접 다뤘다. 특히 ‘옻’이라는 물성의 활용한 스님의 작품은 회화, 도자, 섬유, 조각 등에서 독자적인 옻 예술 장르를 만들어 냈다. 이번 전시에서도 스님만의 옻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실제 한지로 둘러진 전시 공간 내에는 옻칠의 변화하는 색들과 별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작품 ‘별들의 향연’은 칠흑 같은 옻칠 속에 자개가루 은은히 반짝이며 밤하늘의 별빛과 이를 담아내는 우주를 연상시킨다.

성파 스님의 작품 ‘별들의 향연’ .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성파 스님의 작품 ‘별들의 향연’ .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성파 스님의 작품  ‘공에서 색으로’.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성파 스님의 작품  ‘공에서 색으로’.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작품 ‘공에서 색으로’는 한지 위에 옻칠 연작 시리즈로 순백 위에 변화의 색조가 펼쳐진다. 순백의 한지 위에서 나오는 변화의 색은 공(空)에서 색(色)으로, 무(無)에서 유(有)로 이어지는 순환의 흐름을 품고 있다.

강 예술감독은 “‘명명백백’ 전은 침묵 속의 명료함을 담아내고 있다. 근본으로 돌아가 자기를 비우라는 의미다. 물병에 물을 비워야 채울 수 있듯이 맑고 깨끗한 본성 그 자체를 발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것을 보는 것과 같다”면서 “성파 스님의 작품은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이고, 사물의 핵심을 꿰뚫는, 승(僧)과 속(俗)을 넘어선 선예(禪藝)의 극한을 보여준다”고 상찬했다. 이어 “크고 깊은 통도사의 품과 같은 ‘성파선예(性坡禪藝)’의 맑고 청아한 세계를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파 스님의 특별전 '명명백백'이 열리는 전시 공간의 모습.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성파 스님의 특별전 '명명백백'이 열리는 전시 공간의 모습. 사진 제공=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조직위원회

한편, 올해로 14회를 맞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세상 짓기’를 주제로 진행된다. 주최 측은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미술-디자인-건축을 아우르고, 인간-자연-사물을 연결하며, 집단의 문화를 표현하는 공동체와 함께 고민하는 공예의 새로운 정체성과 가능성을 진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 청주시 문화제조창 일원에서 열리며 성파 스님의 전시는 동부창고 6동(청주시 청원구 덕벌로 30, 내덕동)에서 진행된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