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해체보수공사 중
‘강희8년’ 쓰인 상량문 확인
옹정12년 중창문, 묵서 발견
“韓서 가장 오래된 인법당 추정”
조선 후기 선지식인 벽암 각성 스님의 주석처인 해인사 국일암의 인법당이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법당임을 확인할 수 있는 상량문이 발견됐다.
해인총림 해인사 국일암(감원 명법 스님)은 “지난 7월 13일 국일암 인법당(因法堂) 해체복원 공사 중 ‘강희8년(1669년)’이라고 쓰인 상량문과 ‘옹정12년(1734년)’ 쓰인 중창문, 묵서 등 중요 유물들 발견됐다”고 밝혔다.
국일암은 세계문화유산인 남한산성을 축성한 벽암 각성 스님의 주석처로, 벽암각성 스님의 영정과 부도를 모신 호국사찰이다. 암자의 이름은 벽암 각성 스님이 인조로부터 하사받은 ‘보천은국일도대사’에서 유래할 정도로 벽암 각성 대사의 수행과 자취가 깊이 서려 있는 도량이기도 하다.
국일암 창건 연대에 대해서는 잘 알려지지 않았으며 벽암각성 대사가 오랜 기간 동안 주석하면서 인조 15년, 서기 1637년에 중건하였다고 전해져 왔다.
국일암은 “이번 상량문과 중창문 등 창건 및 중건에 관한 사실을 담은 유물들이 발견됨으로써 국일암의 사기(史記)를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상량문 발견은 조선불교건축사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인법당은 법당·생활공간·강당 등 다양한 기능을 수용하도록 기획된 전각으로 주로 18세기 이후 사찰과 암자에서 확인되는 건축유형이었다.
국일암은 “이번에 발견된 상량문과 중창문 사기를 통해 18세기에 주로 건축된 인법당 건축 형식이 17세기에 시작됐음을 확인할 수 있어, 불교사 및 건축사 연구에도 매우 주목할 만한 자료”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014년 조계종 문화부 전통사찰 전수조사팀의 조사에서도 “해인사 국일암 인법당은 임진왜란 이후 중창된 것으로 수리·보강한 흔적이 있기는 하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형태의 ‘인법당’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사료적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국일암은 “국일암 ‘인법당’은 문화유산적 가치가 매우 높은 건물로 평가돼 왔으나 구체적인 기록이 없어 아쉬움이 컸다. 이번 상량문과 중창문 발견으로 그 역사와 문화유산적 가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신중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