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라와 불탑 진신사리, 인도 반환
898년 영국인 처음 발견
5월 국제 경매 돌연 출품
印 “인류 공동 유산 상징”
지난 5월 국제 미술품 경매회사인 소더비에 출품됐던 피프라와 불탑유물과 진신사리가 마침내 인도로 반환됐다. 한 세기 만에 고향으로 돌아간 성보들에 대해 지난 7월 31일 ‘BBC’ ‘더 가디언’ 등 주요 외신들이 특별 보도했다.
고고학자들이 현대의 가장 놀라운 발견 중 하나로 묘사한 피프라와 유물들은 1898년 영국인 윌리엄 클랙스턴 페페가 룸비니 근처의 피프라와의 불탑에서 발굴한 것이다. 당시 탑에서는 다양한 보석들과 함께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담긴 항아리 등이 함께 발견됐다. 페페는 발굴한 유물의 대부분을 당시 인도 식민정부에 넘겼고 유물들은 캘커타 박물관에 소장 됐으나 사리의 일부는 태국으로, 법적 발굴자인 페페는 유물의 5분의 1을 소유하게 됐다.
1세기 넘게 페페 가문의 소유로 전달되던 진신사리와 사리장엄구들은 오랜기간 전 세계의 박물관과 특별전에 대여되며 전시됐다. 한국에서도 지난 2023년 국립중앙박물관의 특별전 ‘스투파의 숲, 신비로운 인도이야기’에 출품되어 전시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5월 이 유물들은 돌연 소더비 홍콩 경매에 출품됐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전세계의 불교계는 일제히 성토했다. 당시 유물의 소유자인 윌리엄 페페의 증손자 크리스 페페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유물을 박물관 등에 기증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모든 방안에 문제가 있었고 경매가 "이 유물을 불교도에게 이전하는 가장 공정하고 투명한 방법"으로 보인다며 경매에 출품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논란이 가속하면서 인도 정부는 공식적으로 외교적 개입을 선언하며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경매는 취소됐다. 이에 인도 뭄바이에 본사를 둔 대기업 고드레즈 인더스트리 그룹이 매입의사를 밝히면서 약 두 달 간의 조율 끝에 고드레즈 그룹이 유물들을 인수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지난 30일, 유물 반환을 발표하며 공식 SNS 계정에 “인도 문화 유산의 자랑스럽고 기쁜 순간. 127년 만에 귀환이라는 승리의 순간”이라고 기쁜 마음을 밝혔다. 유물을 매입한 고드레즈 그룹은 부동산, 농업, 금융, 화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다국적 기업으로 인도에서 널리 알려진 브랜드 중 하나다.
고드레즈 그룹의 부회장 피로샤 고드레즈는 유물 인수에 대한 보도자료를 통해 “피프라와 유물들 단순한 유물이 아니라 시대를 초월한 평화, 자비, 그리고 인류 공동의 유산을 상징하는 것이다, 이 역사적인 순간에 기여하게 되어 매우 영광”이라고 전했다.
박영빈 객원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