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경주 ‘불교 비하’ 식당 간판 논란…“상식 밖 상업주의” 비판 확산

경북 경주 황리단길의 한 식당이 불교를 비하하는 이미지를 간판에 사용해 비판에 휩싸였다. 해당 간판에는 승복을 입고 염주를 손에 쥔 소 캐릭터가 혀를 내밀며 웃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같은 간판을 접한 불교계와 시민들은 “불교를 조롱한 상업주의”라며 강한 유감을 나타내고 있다.

해당 식당은 ‘교리숯불갈비’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문제는 간판 속 캐릭터가 불교 수행자의 복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불교에서 승복과 염주는 자비와 절제를 상징하는 수행자의 표상이며, 특히 생명을 해치지 않는 삶은 불교의 핵심 교리다.

불교계는 승복을 입은 소 캐릭터가 고기를 파는 식당의 홍보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할 뿐 아니라, 불교의 가르침을 왜곡하고 조롱하는 행위에 가깝다고 비판하고 있다. 실제로 젊은 방문객들 사이에서는 해당 캐릭터를 ‘소 스님’이라 부르며 장난스럽게 소비하는 상황이다. 이는 불교의 상징이 상업적 이미지로 전락해 희화되고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동국대 WISE캠퍼스 죽림회 회장 도연 스님은 “이런 캐릭터는 단순한 디자인을 넘어 불교 가르침을 우롱하는 행위”라며 “부처님 제자 복장을 한 캐릭터가 고기를 앞에 두고 웃고 있다는 건,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는 명백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불교상담학회 총괄이사 현도 스님도 “불교의 상징을 이용해 갈비를 팔겠다는 발상 자체가 상식 밖”이라며 “관광객을 끌기 위한 마케팅이라 해도 최소한의 종교적 배려와 존중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응사 주지 혜천 스님은 “불교의 상징이 상업적 홍보에 사용되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이제는 불자들이 이런 왜곡된 표현에 더 관심을 갖고, 스스로 지켜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화사 율감 해공 스님은 “불교가 수천 년 간 지켜온 상징과 정신이 상업적 웃음거리로 전락한 현실이 안타깝다”며 “이런 문제는 단순한 마케팅 실수로 넘길 일이 아니며, 불자들은 물론 사회 전체가 종교와 신앙을 존중하는 문화적 감수성을 함께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해당 식당은 현재 정기 휴무 중이며 논란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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