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나무 숲과 다산 정약용의 유산 어우러진 명승지
32필지‧448,193㎡ 규모, 자연경관‧역사성 두루 인정
강진 백련사(주지 설도 스님)는 3월 19일 경내에서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과 강진군(군수 강진원)의 주관으로 ‘강진 만덕산 백련사와 다산초당 일원’ 자연유산 명승지 지정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번에 지정된 명승은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는 깊은 역사성을 지닌 사찰 백련사와 조선 후기 실학자 정약용이 유배 시절 머물며 학문을 펼친 다산초당 일대를 포함한다. 특히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동백나무 숲과 야생 차밭이 붉게 물들며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이곳은, 다산과 아암 혜장 선사의 학문적 교류 배경이 된 차(茶) 문화 등 인문학적 가치도 높이 평가받았다.
이번에 명승 제2025-제1호로 지정된 구역은 총 32필지, 면적 448,193㎡에 달한다. 강진군 내에서는 ‘강진 백운동 원림’(2019), ‘삼남대로 누릿재’(2021)에 이어 세 번째 국가지정 명승이다.
이날 행사에는 대한불교조계종 대흥사 주지 법상 스님, 백련사 주지 설도 스님, 미황사 주지 향문 스님을 비롯해 대흥사 말사 주지스님들과 최보근 국가유산청 차장, 강진원 강진군수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해 명승 지정을 축하하고, 지역민들과 함께 그 의미를 나눴다.
대흥사 주지 법상 스님은 격려사에서 “백련사 주지 설도 스님의 각고의 노력 끝에 오늘 명승이라는 값진 결실을 맺게 됐다”며 “강진군의 정책적 협력과 국가유산청의 지속적인 관심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명승 지정으로 백련사가 새로운 날개를 달게 되었고,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이 강진을 찾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련사 주지 설도 스님은 축사에서 “주지 소임을 맡은 지 3년, 매일같이 다산초당과 도량을 오가며 경관과 안전 문제를 절실히 느꼈다”며 “명승 지정을 통해 보존과 개선의 길이 열렸고, 군과 국가유산청의 전폭적인 지원에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과 문화, 유산을 잘 계승해 후손들에게 더 나은 모습으로 물려줄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최보근 국가유산청 차장은 기념사에서 “‘강진 만덕산 백련사와 다산초당 일원’은 아름다운 경관과 역사적 이야기를 함께 품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며 “국내를 넘어 세계적 명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경관 개선과 보수 정비 사업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기념행사는 퓨전국악밴드 ‘마로’의 식전 공연으로 시작해, 명승 소개 영상 상영, 관리단체 지정서 교부, 주요 인사의 축사 등으로 이어졌다. 방문객들은 행사 전후로 백련사 동백숲길과 다산초당으로 이어지는 산책로를 거닐며 절정을 맞은 봄 풍경을 만끽했다.
‘강진 만덕산 백련사와 다산초당 일원(康津 萬德山 白蓮寺와 茶山草堂 一圓)’은 전라남도 강진군 도암면 만덕리 246번지 일원으로, 32필지, 44만 8,193㎡에 달하는 규모를 자랑한다. 백련사 초입의 만경루에서 내려다보이는 강진만과 가우도의 고요한 풍경, 천연기념물 동백나무 숲, 백련사에서 다산초당으로 이어지는 오솔길 등 경관적 가치가 뛰어난 명소로 손꼽힌다.
특히 정약용과 백련사의 아암 혜장 선사 간의 학문적 교류를 배경으로 한 차(茶) 문화, 보물 백련사 사적비와 대웅보전 등은 역사·학술·문화·인문학적 가치를 두루 인정받아 이번 명승 지정에 결정적 배경이 되었다.
이로써 ‘강진 만덕산 백련사와 다산초당 일원’은 국내에서 138번째 국가지정 명승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