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용주사 숲길 조성해 지역과 소통…孝문화 알리겠다”

[교구자치시대, 24교구본사를 가다]1.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조계종은 24곳의 교구본사를 통해 교구 자치를 실현 중이다. 지역 불교에서 전법 포교를 책임지는 교구본사와 말사들. 한국불교 유지 계승 발전을 위해 지역에서 포교, 복지, 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고군분투 활동하고 있는 교구본사 주지스님을 만나 각 교구의 활약과 미래를 생생히 조명한다. <편집자 주>

성효 스님은…조계종 제30대 총무원장을 역임했던 정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99년 재정국장을 맡으며 종단 종무행정에 눈을 떴고 2011년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주지를 역임하며 제주 불교 발전에 기여했다. 2016년 불교문화사업단장을 맡아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2023년 4월 10일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주지로 임명됐다.
성효 스님은…조계종 제30대 총무원장을 역임했던 정대 스님을 은사로 출가했다. 1999년 재정국장을 맡으며 종단 종무행정에 눈을 떴고 2011년 제23교구본사 관음사 주지를 역임하며 제주 불교 발전에 기여했다. 2016년 불교문화사업단장을 맡아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을 알리는 데 기여했다. 2023년 4월 10일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주지로 임명됐다.

수도권 주요 포교거점 사찰로 손꼽히는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효행근본 도량’이라는 특화된 콘텐츠를 가지고 있어 전법도량으로서 발걸음이 더욱 기대되는 교구본사다. 2023년 4월 용주사 주지로 취임, 교구본사 주지 반만기를 달려온 성효 스님은 “효행본찰의 사풍 역사를 잇고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전법포교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면서 “용주사의 가치가 세상 속에서 구현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월 20일, 용주사 접견실에서 진행된 성효 스님과 한명우 현대불교신문 대표이사의 대담을 정리한다.

Q. 용주사가 위치한 화성시가 올해 특례시가 됐습니다. 스님께서는 특례시 시정자문위원으로 위촉되셨는데요. 화성특례시에 위치한 사찰로서 추진하는 지역 친화적 종책과 불사, 협력 사업이 있으신지요. 
화성시 인구가 104만명에 달하며, 올해 화성특례시(시장 정명근)로 공식 출범했습니다. 더욱 살기 좋은 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첫걸음을 뗀 것입니다. 특례시가 된다고 큰 혜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역 내 주요 사찰이자 교구본사로서 해나가야 할 지역 친화적 종책들이 꾸준히 진행 중입니다. 

지난해 11월 5일, 용주사는 화성시와 함께 용주사 숲길 조성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협약에 따라 용주사는 주산(主山)인 성황산을 시민들에게 개방하고, 화성시는 성황산 숲길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시민들이 자연 속에서 휴식하며 역사적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찰 측에서는 시민 공유 의미뿐 아니라 정조의 효심과 부처님의 청정하고 성스러운 공간을 함께 나누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역사적 문화유산의 가치를 높이고 시민과 함께할 수 있는 뜻깊은 정책이 잘 이행될 수 있게 지자체와 지원과 협력을 해나갈 것입니다. 

화성특례시는 지금도 한창 신도시 개발이 이뤄지는 곳으로 인구가 150만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향후 20~30년 뒤를 보고 스마트형 도시로 변모하는 과정 속에서도 전통문화유산을 지켜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지역사회와 활동하는 것은 불자뿐 아니라 지역민들에게도 이롭게 적용돼야 합니다. 용주사는 지난해 봄 난치병 환자의 쾌유를 발원하며 3000배 정진으로 1배에 100원씩 모금을 진행했고, 이후 2주에 한 번 주지스님과 함께하는 난치병 어린이 돕기 1080배 기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정기적인 정진은 교구에 자비나눔 신행문화를 정착시키는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비가 올 때는 비를 맞으며, 추워도 밖에서 절을 이어갑니다. 이는 불교가 지역에서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임과 동시에 우리 불교에게도 큰 수확입니다. 모연금은 지역사회와 아름다운동행을 통해 회향됩니다. 최근에는 제주항공 희생자 유가족들을 지원하기 위해 5000만원을 지원하기도 했습니다. 종단에서 시스템적으로 제도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구본사가 지역 속으로 들어갈 때, 진짜 자치시대가 완성될 수 있습니다.

지난해 11월 5일 화성시와 함께 숲길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고 주산(主山)인 성황산을 시민에 개방키로 했다.
지난해 11월 5일 화성시와 함께 숲길 조성을 위한 협약을 맺고 주산(主山)인 성황산을 시민에 개방키로 했다.

Q. 용주사 슬로건은 ‘효행근본 도량’입니다. 효를 적용한 지역 특화 프로그램 운영 계획이 있을까요?
용주사는 조선시대 정조가 아버지인 사도세자의 넋을 위로하고 효행을 실천하기 위해 지은 사찰입니다. 효행근본 도량으로서, 세계적인 효행 도량이 되도록 하기 위해 주지로 오자마자 외친 것이 효를 알리는 국제적 교육기관을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효가 무엇인지를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화성시와 함께하는 여러 가지 이벤트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미 잘 갖춰져 있는 효행박물관과 효행공원, 효를 배우고 실천하는 템플스테이 등을 활용해야 할 것이고요. 이미 하드웨어가 구축돼 있으니 어떤 콘텐츠로 구성하냐가 관건입니다. 용주사가 후원하는 화성시정조효노인복지관(관장 탄하 스님)의 활동을 통해 지역주민들과 시니어가 어우러질 수 있는 사회를 지향하는 것도 그중 하나이겠지요. 

사회가 개인적으로 흐름에 따라 가족 구성원의 결속력이 희박해지고 있지만 교육을 통해 그 필요성을 강조해야만 국가 미래도 담보할 수 있습니다. 부처님 말씀에도 효에 대한 이야기는 빠지질 않습니다. 효에 대해 알리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을 세계에 알리는 방편이 될 수 있습니다. 

Q. 100여 곳의 말사를 거느린 교구본사 수장으로서 말사와의 유기적인 관계가 중요할 텐데요. 말사와의 관계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엇일까요?
기본 철학을 기초로 같은 기능을 할 수 있도록 교구본사가 본(本)을 보여야 합니다. 수행자로서 직분을 다하고, 말사에서 올라오는 각종 요구사항과 민원 중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지를 바로 인지해 역할에 충실하려고 노력합니다. 각각 위치한 곳에서 제기능을 하다는 것이 본분사(本分事)이며, 그것이 지켜질 때 탈이 없습니다. 말사에 무턱대고 교구행정을 펼치기보단 배우는 자세로 구성원들과 심도 있는 토론을 꾸준히 이어가려고 합니다. 필요하다면 전문가를 초빙해 배우는 자세로 함께 임하며 상호소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역사회를 이끌어가는 것은 교구본사만이 업무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용주사는 지난해 경기 남부권 5개 대학에 불교학생회 출범을 추진하며 미래세대 포교의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용주사는 지난해 경기 남부권 5개 대학에 불교학생회 출범을 추진하며 미래세대 포교의 또 다른 시작을 알렸다.

Q. 경기남부는 수도권 중에서도 주요 포교거점입니다. 최근 동탄 신도시 등으로 젊은 세대들의 유입이 눈에 띄게 많은 만큼, 청소년과 청년 포교에도 힘써야 할 것 같습니다. 용주사의 대학생 전법 사업에 대해서 불자들에게 소개해 주십시오. 
지난해 용주사는 경희대 국제캠퍼스와 한국외대 글로벌캠퍼스 등 경기 남부권 5개 대학에 불교학생회 출범을 추진하며 미래세대 포교의 또 다른 시작을 알렸습니다. 각 대학의 불교동아리가 점점 활성화되고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격려금을 전달했고 봉녕사 등 말사 스님들로 구성된 지도법사와 지도교수를 임명, 불교학생회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청년들이 활동하는 1~3년이라는 기간은 부처님과 맺은 인연고리가 어떻게 한평생 좋은 쪽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을 알려줄 수 있는 시간이 됩니다. 대학생 전법에는 지도교수가 가장 중요합니다. 지도교수를 잘 선정, 경기남부지역이 전법의 중심되길 소망합니다.

Q. 종단에서는 지역 교구 활성화를 위해 미래본부 내 교구활성화 추진단을 구성해 활동하기도 했고, 추후에는 조계종 연구소에서 연구를 이어갈 것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교구 자치와 교구 활성화를 위한 용주사의 종책 방향이 궁금합니다. 
교구본사가 제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지역사회와 한몸이 돼야 합니다. 용주사의 경우 ‘효’라는 특별함이 있기에 이를 지역과 톱니바퀴처럼 잘 엮어 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지금은 산속 사찰이든 도심사찰이든 역할이 같아졌습니다. 교구본사는 본사로서 말사를 아울러야 할 것이고, 단위 사찰들이 지역 거점 역할을 잘하면 됩니다. 

Q. 2025년 새해를 맞아 불자들에게 당부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난해 지나간 일은 뒤로하고, 큰 힘으로 새로운 도전을 이끌어내길 기대합니다. 모든 관계와 내 마음 속에 어떤 것을 가졌는지 가만히 들여다본다면 이는 큰 수행이 되고, 우리에게 생긴 문제점들을 빨리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대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성효 스님과 한명우 본지 대표.
대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성효 스님과 한명우 본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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