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지안 스님의 능엄경 강해] 41. 마경 잘못 알면 바른 수행 못해

41. 마의 경계

〈원문〉
 그때 여래께서 법회를 마치려 하시다가 사자상(師子牀)에서 칠보의 책상을 당기시며, 자금산(紫金山)을 돌려 다시 와 기대시고 대중과 아난에게 고하셨다.

“너희들 유학인 연각과 성문이 오늘 마음을 돌이켜서 대보리인 위없는 묘각(妙覺)에 나아가려 하므로 내가 지금 참된 수행법을 설했거니와, 네가 아직 사마타와 비파사나를 닦는 데 있어 미세한 마사(魔事)를 알지 못하나니, 마(魔)의 경계가 나타날 적에 네가 능히 알지를 못하면 마음을 닦는 것이 바르지 못하여 사견(邪見)에 떨어지게 된다.

이 마(魔)라는 것이 혹 너의 음마(陰魔)이며, 혹은 다시 천마(天魔)이며, 혹은 귀신이 붙거나 도깨비를 만나는 것이니, 마음속에 분명히 알지 못하면 도적을 잘못 알아 아들이라 여기는 것과 같으리라. 또 조금 얻은 것을 가지고 다 얻은 것처럼 여기면 제4선의 듣지 못한 비구가 허망하게 성과(聖果)를 증득했다 말하다가 천상의 과보가 끝나서 쇠잔한 모습이 나타나면 아라한도 몸이 후유(後有)를 만난다고 비방하다가 아비지옥에 떨어지는 것과 같으리라.”

〈강해〉
선정을 닦는 수행 도중에 간혹 마(魔)의 경계가 나타나는 수가 있다고 한다. 〈능엄경〉에는 이 마(魔)의 경계를 가장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른바 변마장(辨魔章)이라 하여 10권 중 9권 10권이 모두 마사(魔事)를 가려내는 이야기다. 수능엄정(首楞嚴定)을 닦을 때 오음(五陰)에 열 가지씩 50개의 변마(辨魔) 이야기가 나온다.

능엄법회를 마치시려던 부처님이 아직 번뇌가 남아 있는 이승의 무리를 대표해 아난에게 설해주는 특별한 내용이다. 자금산은 부처님 몸을 가리킨 말이다. 마(魔)란 원래 범어 마라(魔羅:Mara)를 줄인 말로 선정을 닦는 수행을 방해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몸과 마음을 시끄럽게 하여 선법을 방해하고 좋은 일을 못 하게 한다고 한다. 사마타와 비파사나는 지(止)와 관(觀)으로 선정(禪定)을 닦는 것을 말하는데 이때 미세한 마경(魔境)이 나타나는 수가 있는 것을 아난이 그걸 모르니 잘 알아 두라는 말씀이다. 이 마(魔)의 경계를 잘못 알면 사견에 떨어져 올바른 수행을 못한다는 것이다. 음마(陰魔)는 오음마로 공부하는 가운데 자기 몸에서 이상한 경계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외부로부터 오는 마가 아닌 자기 자신 안에서 나타나는 마이다. 천마(天魔)는 천인들이 마구니 노릇을 하는 것을 말한다. 귀신이 붙거나 도깨비를 만난다는 것은 외부로부터 오는 마경이다. 사람이 죽은 후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의 기간 동안을 중유(中有)라 하고 달리 중음(中陰)이라고도 한다. 이 기간이 보통 49일이라 하여 사찰에서 그 날수에 맞추어 재(齋)를 지내는 풍습이 있는데 이것을 49재라 한다. 물론 지극히 선하거나 악한 업을 지은 경우에는 49일이라는 중음 기간에 관계없이 죽은 다음 바로 선도(善道)나 악도(惡道)로 가버리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귀신이 붙는 것은 중음이 사람에게 붙는 것도 포함된다. 이런 경우 신들렸다고 한다. 신들린 사람들이 무당(巫堂)이 되는 수도 있다. 도깨비(吐魅)는 잡귀(雜鬼)의 하나로 민간전설에 사람이나 동물의 형상을 하고 나타나 사람을 홀리기도 하고 짓궂은 장난을 치기도 한다고 한다.

선정을 닦을 때 이러한 마경이 나타나면 이것이 마사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모르면 올바른 선정이 닦아지지 않아 마경에 빠져 사견(邪見)을 이루고 만나고 하였다. 제4선은 색계(色界) 제 4선천(四禪天)의 복생천(福生天), 복애천(福愛天), 광과천(廣果天), 무상천(無想天)을 말한다. 이곳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을 느끼지 못하고 이렇다 저렇다 하는 판별이 없이 그냥 희로애락이 없으니까 그것을 부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감정이 없어져 아무 생각이 없는 상태를 두고 아무것도 모른다는 뜻에서 무문비구(無聞比丘)라 하였다. 그러나 이들이 천상의 과보를 마치면 다음 생의 몸 후유(後有)를 받게 되는데 생사를 해탈하여 더 이상 몸을 받지 않는 아라한이 된 줄 알았는데 아라한도 몸을 받는지 실망하고 비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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