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생의 삼분의 일은 잠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잠은 내일을 위한 휴식이기에 꼭 필요한 행위입니다. 건강을 챙기는 사람들이나 잠자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사람들은 저에게 묻습니다.
“하루에 몇 시간을 자면 좋습니까?”
저마다 생체리듬이 다르기 때문에 꼭 몇 시간을 자야 한다는 것은 없습니다. 학자들은 7시간이나 8시간 정도 자면 좋다고 합니다. 할 일이 많은 사람은 잠을 아껴 깨어있는 시간을 늘려야겠지요.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무서울 정도로 잠을 많이 자는 것을 경계했습니다.
“일어나 앉아라. 잠을 자서 그대들에게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화살을 맞아 고통 받는 이에게 잠이 웬 말인가?
짧은 세월을 헛되이 보내지 말라.
짧은 세월을 헛되이 보낸 자는 반드시 후회한다.”
불가에서는 잠을 수마(睡魔)라 하여 공부하는데 가장 큰 장애로 꼽고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목어와 목탁도 수행자들의 잠을 경책하기 위해 만든 도구입니다. 3개월 동안 안거에 들어가면 마지막 일주일은 ‘용맹정진’이라 하여 일주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수행을 합니다. 가부좌하고 참선수행을 하는 거지요. 정진을 가멸차게 하겠다는 의미도 있지만, 잠을 자고 싶어 하는 몸을 항복받겠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잠은 수행자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극복하기 힘든 장애 중 하나입니다. 잠을 지나치게 많이 자면 공부를 상실하여 마음이 어두워지고 지혜가 사라진다고 하여 잠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합니다. 황제에게나 거지에게나 24시간이 주어져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시간이지만 시간을 어떻게 잘 활용하는 가에 따라 삶의 행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남들 잘 때 같이 자고 남들 놀 때 같이 놀면 남보다 뛰어날 수가 없습니다. 치열하게 수행하는 스님들은 머리에 벽돌을 매달아 놓거나, 뾰족한 송곳으로 자신의 몸을 찔러가면서 공부합니다. 시간을 헛되이 쓴다는 것은 스스로가 시간도둑이 되어 자신의 인생을 갉아 먹고 있는 것과 같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줄이는 것은 스스로를 구제하는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