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감잎차
감을 심으면 고욤나무가 나오기 때문에 감 줄기를 고욤나무에 접을 붙여야 감이 열린다. 접을 붙여야 감이 열리는 이치는 우리의 인생철학을 담고 있다. ‘사람은 두 번 태어나야 하는 것이다. 한 번은 육신(肉身)이 나고, 다음은 정신(精神)이 깨어나야 한다’는 것이고, 또 ‘사람으로 태어났다고 모두 사람이 아니라 성인의 말씀을 배우고 익혀야 사람이 된다’는 뜻을 가지고 있다. <주역>에서는 “낳고 낳은 것을 역(易)이라 이르고”(生生之謂易)라 하여, 진리는 거듭남을 통해 깨우치는 것이라 하였다.
또 대추 조(棗), 밤 율(栗), 배 이(梨), 감 시(恪)는 제사상에 올라가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대추는 소음인, 밤은 태음인, 배는 소양인, 감은 태양인에 좋은 것으로, 사상인을 대표하는 과일이라 할 수 있다. 감의 꽃말은 경의, 자애, 소박이며, 다른 이름은 돌감나무, 산감나무, 똘감나무, 과체(果?), 시화(恪花)이고, 생약명은 시목(恪木), 시자(恪子), 시체(恪?), 시근(恪根), 시엽(恪葉)이다. 중국, 대만, 일본에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경기도 이남에서 재배하고 있다.
이용부위는 뿌리, 나무껍질, 잎, 꽃, 과실, 성숙한 감꼭지로 모두 약용하고, 과실은 식용하며, 잎은 차로 사용한다.
성분과 약성
감에는 탄닌(tannin), 포도당, 과당, 서당 등이 있고, 감꼭지에는 하이드록시트릭터페닉산(hydroxytriterpenic acid), 우르솔산(ursolic acid), 탄닌(tannin), 포도당, 과당 등이 있다.
감잎에는 플라보노이드(flavonoid), 아스트라갈린(astragalin), 미리시트린(myrici trin), 비타민C, 카로틴(carotene), 환원당(還元糖), 정유, 탄닌, 페놀류(phenol類), 올레아놀릭산, 베툴산 등이 있다.
감잎은 성질이 차고 맛이 쓰다. 감도 성질은 차고 맛은 달다. 감은 기(氣)를 모으고 심폐(心肺)를 윤택하게 하며, 갈증을 멈추게 하고 담을 삭인다. 또 감은 수렴시키고 굳게 하여 이질을 멈추게 한다. 감잎은 고혈압, 천식, 폐기종을 다스린다. 감꼭지는 딸꾹질을 진정시키며, 구토를 멎게 한다.
마음·기(氣)작용
감잎은 폐(肺)에 좋은 태양인의 꽃차이다. 감은 기운을 모으고 수렴하기 때문에 항상 급박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 태양인이 한 걸음 물러서서 일을 살펴 고요하게 해준다.
태양인의 신체적 특징은 머리가 크고 하체가 약하다. 또 이마가 넓고 이목구비(耳目鼻口)가 크고 뚜렷하여 인상이 강하다. 소변을 시원하게 보며, 땀 배출이 많지 않으면 건강한 상태이다. 특히 하체에 힘이 갑자기 풀리는 해역증(解證)이나 아침에 먹은 것을 저녁에 토하고, 저녁에 먹은 것을 아침에 토하는 열격(來膈) 혹은 반위(反胃)를 잘 살펴야 한다. 구역질과 구토가 없어야 한다.
감은 폐(肺)의 열을 내리고 윤택하게 하는데, 이는 수곡온기의 니해(훮海)와 관계된다. 수곡온기는 위완(胃脘)에서 진(津)이 생성되어 혀 아래의 진해(津海)로 들어가고, 진해의 맑은 기운은 귀로 나아가서 신(神)이 되고, 신(神)이 두뇌로 들어가 니해가 되고, 니해의 맑은 즙을 폐(肺)가 빨아들여서 원기를 보익한다. 니해의 맑은 즙이 폐의 원기를 보익하기 때문에 감은 두뇌에 있는 니해를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감잎은 고혈압, 천식, 폐기종 등을 다스리는데, 이것도 수곡온기의 니해(훮海)와 관계된다. 니해의 맑은 즙이 폐의 원기를 보익하기 때문에 감잎은 니해를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제다와 음용
감잎은 5~6월에 채취한다. 감잎을 깨끗이 씻어 시들리기를 한다. 시들은 감잎을 1cm 크기로 자른다. 중온에서 덖으며 잘 익혀준 뒤 유념을 한다. 고온에서 덖음과 식힘을 반복하여 완성한다.
감잎차 2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감잎, 감꼭지차와 메밀차를 블렌딩한다. 감잎차 블렌딩은 심폐를 윤택하게 하고, 기침과 담을 삭인다. 또 몸을 서늘하게 하고 해독시켜 염증을 가라앉히며, 대·소변이 원활하도록 돕는다. 감잎차 1g, 감꼭지차 1개, 메밀차 0.5g에 100℃로 끓인 물 300ml를 넣고, 2분 이내 우린다.
감잎은 탄닌 성분이 있기 때문에 변비가 심한 사람은 많이 마시지 않는다.
사상인별 음용 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감잎차의 건향은 달콤하고 녹차의 싱그러움이 다가왔다. 우림한 차에서는 구수한 향과 녹차 덖을 때 향이 났다. 시음에서는 녹차의 싱그러움과 옥수수 수염차의 구수한 맛이 있다. 마시고 난 후에는 입 안이 떫고, 아린 느낌이 남았다.
다른 시음자는 우림하기 전에는 단내가 났고, 코가 시원해지는 느낌이다. 시음한 차에서는 구수한 향과 맛이 났지만, 이후에 감의 떫은 맛과 혀 양쪽 끝이 아리한 여운이 남았다.
소양인이 마셨을 때, 감잎차의 건향에서는 고추부각 냄새가 났으며, 1차 시음에서는 약간 쌉싸름한 맛이 났고, 코가 뻥 뚫리는 듯 시원해졌으며, 트림이 올라오고 눈이 시원해졌다. 2차 시음에서는 다슬기 맛이 났고, 소화가 잘 되고, 코가 시원해졌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감잎차의 건향에서는 구수한 차향이 올라왔다.
시음에서는 앞에 먹은 음식의 여운을 씻어주는 느낌이었다.
다른 시음자는 감잎차의 건향에서는 단내가 났고, 우림한 차에서는 구수한 냄새났다. 시음에서는 텁텁한 맛이 나며, 마신 후에는 아리한 맛도 나고, 입안 깊숙한 곳에서는 화한 느낌도 났다. 잠시 후에 눈이 뻑뻑한 느낌이 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