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아까시꽃차
이번 호는 푸른빛의 잎사귀 사이로 펼져지는 뽀얀 꽃봉우리에서 펴져나오는 달달한 향기에 다시 한 번 눈길을 보내게 되는 아까시꽃차이다. 아까시나무는 5월이면 순백의 향기로운 꽃을 피우고, 향긋한 꽃향기를 선사하며, 풍부한 양의 꿀을 제공하여, 어느 하나 버릴 것 없는 매력적인 나무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아카시아나무의 정확한 이름은 ‘아까시나무’이다. 까시가 있다고 해서 우리나라에서 지은 이름이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는 1900년대 초에 수입하였다. 척박한 땅에서 잘 자라고, 뿌리혹박테리아가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척박한 땅을 비옥하게 만들기 때문에 황폐한 땅을 복구하기 위해 식재하였다.
꽃말은 ‘쾌락의 바람’, ‘깨끗한 마음’, ‘우정’, ‘품위’이며, 다른 이름은 아가시나무, 아카시아나무자괴(刺槐)이고, 생약명은 자괴화(刺槐花), 자괴근피(刺槐根皮)이다.
아까시나무는 대표적인 밀원식물(벌이 꿀을 빨아 오는 원천이 되는 식물)로, 꽃이 피는 시기는 5~6월이다. 이용부위는 뿌리껍질과 잎, 꽃으로, 꽃은 식용 또는 차로 사용한다.
성분과 약성
아까시꽃에는 아미노산 카날린(canaline), 리신(ricin), 아스파라긴산(asparagin), 글루탐산(glutamic), 히스티딘(histidine), 알기닌(alginine), 페닐아라닌(phenyalanine), 발린(valine), 티로신(tyrosine), 탄닌(tannin), 플라보노이드(flavonoid) 등이 있다.
아까시꽃은 성질이 평하고, 맛은 맵다. 천연항생제로 천식, 기관지염, 신장염, 방광염 등 염증에 효과가 좋고, 이뇨작용, 해독작용을 한다. 고혈압에도 효능이 있으며, 치질, 대장하혈, 객혈, 토혈 등을 다스린다.
마음·기작용
아까시꽃은 폐(肺)에 좋은 태음인의 꽃차이다. 태음인은 간대폐소(肝大肺小)의 장국으로 수곡온기가 작은 사람이다. 아까시꽃은 기본적으로 폐당(肺黨)의 수곡온기를 도와서 잘 흐르게 한다.
태음인의 신체적 특징은 대체적으로 체구가 큰 편이고(체구가 작은 사람도 많음), 특히 허리가 발달되어 굵다. 땀이 많고, 폐기능이 약해 기관지염·호흡기 질환이 있다. 또 피부와 터럭이 약해 피부병이나 대머리가 많다. 후각이 발달하여 냄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건강한 태음인은 땀을 잘 흘리고, 규칙적인 식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체중 증가가 심하지 않는 특징이 있다.
아까시꽃차는 천연항생제로 천식, 기관지염에 효과가 있는데, 이는 수곡온기의 위완(胃脘)과 관계된다. 수곡온기는 위완(胃脘)에서 진(津)이 생성되어 혀 아래의 진해(津海)로 들어가고, 진해의 맑은 기운은 귀로 나아가서 신(神)이 되고, 진해의 탁재(濁滓)는 위완을 보익한다. 진해의 탁재가 위완을 보익하기 때문에 아까시꽃은 진해를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또 아까시꽃은 치질, 대장하혈, 객혈, 토혈 등을 다스리는데, 이는 수곡량기의 혈해(血海)와 관계된다. 수곡량기는 간당(肝黨)에 흐르는 기운으로, 아까시꽃은 허리의 혈해를 충만하게 하여 간(肝)의 원기를 보익하고 혈(血)을 잘 응결되게 한다.
제다 및 음용
아까시꽃은 개화시기인 5~6월에 채취한다. 꽃잎을 하나씩 떼거나 또는 꽃송이를 취향에 맞게 자른다. 중온에서 꽃이 타지 않도록 덖음한다. 고온에서 가향을 해서 완성한다.
아까시꽃차 2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로 우린다. 아까시꽃차에 당귀꽃차를 블렌딩한다. 당귀꽃차는 속을 따뜻하게 하고 청혈, 보혈, 생혈작용으로 원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아까시꽃차 블렌딩은 염증을 가라앉히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속을 편하게 하고, 당귀의 효능으로 기력을 돕는다. 아까시꽃차 1.5g, 당귀꽃차 0.5g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2분 이내로 우린다.
사상인별 음용 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우림하기 전에는 새콤달달한 향이 났다. 우림한 차를 따르는데 꿀이 떨어지는 것 같았고, 황금빛 찻물이 아름답게 다가왔다. 1차 시음에서는 풀잎의 싱그러운 향이 나면서 부드럽게 넘어갔다. 2차 시음에서는 달콤한 꿀향이 나면서 꿀의 단맛과 아까시 향의 맛이 감돌았다.
다른 태음인 시음자는 우림하기 전에는 시원한 풀 말린 향과 동시에 꿀향이 나고, 생것의 달달한 아까시꽃의 향은 찾을 수 없었다. 1차 시음에서는 아까시 풀향이 나면서 단맛이 났다. 2차 시음에서는 부드러운 향과 맛이다.
소양인이 마셨을 때, 우림하기 전의 꽃에서는 상큼한 냄새와 달달한 향기가 났다. 1차 시음에서는 향수 맛이 나고, 혀에 착 감기는 맛이다. 2차 시음 이후에 목이 약간 칼칼하다가 괜찮아진다. 트림이 올라오고, 눈이 시원하면서 관자놀이 부분이 약간 통증이 있었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우림하기 전의 건향은 건초(담배)의 냄새가 나고, 우림한 차에서는 꿀을 먹고 시간이 경과한 후의 단맛이 사라진 뒤에 느끼는 맛이 났다. 그렇게 당기는 맛은 아니었다.
다른 소음인 시음자의 경우, 건향은 담배 잎 냄새가 나며 단내도 났다. 우림한 차에서는 아까시향이 살짝 났다. 부드럽게 목 넘김이 좋으나 맛이 당기지는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