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매화차
매화(梅花)는 눈발이 흩날리는 이른 봄에 잎보다 먼저 꽃을 피운다. 대지에 생명이 깨어남을 알려주는 첫 신호를 매화로부터 듣는다. 매화는 화려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수수하지도 않은 품격 높은 동양의 꽃이다.
꽃의 색에 따라 흰색 꽃이 피는 것을 ‘백매화’, 꽃잎이 많은 종류 가운데 흰 꽃이 피는 것을 ‘만첩흰매화’, 붉은 꽃이 피는 ‘홍매화’라고 한다. 꽃이 피는 시기에 따라 일찍 피는 ‘조매(早梅)’, 추운 날씨에 피는 ‘동매(冬梅)’, 눈 속에서 피는 ‘설중매(雪中梅)’라 한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한 마음’이다.
매화는 예로부터 난초, 국화, 대나무와 더불어 4군자의 하나로 애용되었다. <삼국사기>에 매화가 등장하고, 또 <삼국유사>에는 ‘모랑의 집 매화나무가 꽃을 피웠네’라는 시가 있듯이 삼국시대부터 우리의 가까이 있다.
매화의 이용 부위는 꽃 봉우리, 열매, 잎, 가지이며, 차 또는 약용한다. <동의보감>에는 불에 쬐어 말린 오매(烏梅), 소금에 절인 백매(白梅) 등 매화나무 열매에 대한 약효를 설명하고 있다.
<성분과 약성>
매화는 성질이 평하고, 맛은 시고 떫다. 성분은 정유(精油) 벤즈알데하이드(benzaldehyde), 이솔루게놀(isolugenol), 시토스테롤(sitosterol), 안식향산(安息香酸),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의 항산화성분 등이 함유되어 있다.
매실은 갈증해소와 수렴작용을 하고 진액을 생성하며, 구충하는 효능이 있다. 오매는 비(脾)와 폐(肺) 두 경락의 혈분약(血分藥)으로 폐기(肺氣)를 수렴한다. 매화는 위(胃)를 조화롭게 하고, 담을 삭혀주며, 식욕부진 등에 효과가 있다. 폴리페놀과 플라보노이드의 항산화 성분은 활성산소에 노출되어 손상되는 피부를 보호하고 주름 방지와 노화 예방에 효과가 있다.
<마음·기(氣)작용>
매화는 폐(肺)에 좋은 태음인의 꽃차이다. 태음인은 간(肝)의 기운이 크고 폐(肺)의 기운이 작은데, 맛이 시고 떫은 매화는 작은 장부인 폐의 기운을 좋게 하는 것이다.
<동무유고> ‘동무약성가’에서 밝힌 오매(烏梅)의 약성은 ‘폐기를 수렴하고 갈증을 멈추며, 진액을 생기게 하고, 설사와 이질을 치료하여 편안하게 한다(收斂肺氣, 止渴生津, 能安瀉痢.)’이다. 매화는 폐의 기운을 거두어들이고 진액을 생성시키는 꽃차이다.
매화는 폐기(肺氣)를 거두어 마른기침을 멎게 하는데, 이는 수곡온기의 폐(肺)와 관계된다. 수곡온기는 위완(胃脘)에서 진(津)이 생성되어 혀 아래의 진해(津海)로 들어가고, 진해의 맑은 기운은 귀로 나아가서 신(神)이 되고, 신이 두뇌로 들어가 니해(훮海)가 되고, 니해의 맑은 즙을 폐(肺)가 빨아들여서 원기를 보익한다. 니해의 맑은 즙이 폐를 보익하기 때문에 매화는 두뇌에 있는 니해를 충만하게 하는 것이다.(그림 참조)
또 매화는 진액(津液)을 생성시키기 때문에 수곡온기에서 위완의 진(津)을 생성시켜서 혀 아래에 있는 진해(津海)를 충만하게 한다. 또한 매화는 위(胃)를 조화롭게 도와주고, 담을 삭혀주며, 식욕부진 등에 효과가 있는데, 이는 수곡열기의 고해(膏海)와 관계된다. 수곡열기는 위(胃)에서 고(膏)가 생성되어 양 젖가슴의 고해로 들어가고, 고해의 맑은 기운은 눈으로 나가서 기(氣)가 되고, 고해의 탁재(濁滓)는 위를 보익하기 때문에 매화는 고해를 충만하게 한다.
<제다 및 음용>
매화 채취는 피려고 하는 꽃 봉우리를 채취하여 저온에서 덖음을 한다. 매화차 우림은 매화꽃 2~3송이에 100℃로 끓인 물 250ml를 넣고, 1분 이내로 우린다. 과다 복용은 빈뇨 현상이 나타나고, 위산과다로 위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또 매화차는 녹차와 블렌딩하면 성인병 예방에 좋다. 매화차 블렌딩은 위(胃)를 편안하게 하고, 녹차의 강력한 항산화 작용으로 인하여 암을 예방하며, 해독작용으로 심혈관을 맑게 한다.
<사상인별 음용 소감>
태음인이 마셨을 때, 차를 우림하기 전에는 향이 살짝 매화향과 살구씨향이 나고, 차를 마신 후에는 혀 전체가 얼얼하고, 약간 매운 맛으로 인해 이마와 등에 땀이 흐르고, 입안에 침이 고였다.
또 아주 진한 풀향이 확 올라오면서 약간의 단내가 났다. 첫 잔은 가볍게 달콤한 맛이 났고, 두 번째 잔에서는 등 전체에 열기가 오르면서, 입 안에 침이 고였다. 점심에 과하게 먹은 음식이 소화되어 내려갔다. 또 처음 한 모음에서는 입안에 단맛이 나고 침이 고였으며, 두 번째 잔에서 몸의 열감이 나고, 순간 작은 트림이 나면서 소화가 되었다.
특히 약한 아카시아 향과 단향이 나면서 건고추의 매운 향이 나고, 혀가 떫고 따갑고 아팠다. 한참 후에는 속이 쓰리고 통증이 왔다. 한 잔의 매화차에서 태음인들의 다양한 반응을 볼 수 있다.
소양인이 마셨을 때, 우림하기 전의 향은 생것 같았고 한약 냄새가 났다. 첫 잔에서는 구수하면서 끝은 톡 쏘는 냄새가 있고, 미끈하면서 약간 구수하다. 두 번째는 구수한 냄새와 맛이 났고 혀끝이 약간 쓰렸다. 신체변화는 잠이 왔으며, 위가 약간 아팠다, 어깨에도 통증이 왔다.
소음인이 마셨을 때, 우림하기 전에 차향에서는 약한 한약 냄새가 났고, 우림한 차에서는 은은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향이 났다. 처음 차 맛에는 단 맛이 났고, 두 번째 잔에서는 풀 맛도 느껴지면서 오래 머물러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