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15 (수)

[박태수의 알아차림의 파워] 2.내가 진실할 때 의식이 확장된다

자신이 두려워한 파멸 원인은 바로 ‘자신’

삶은 의식이 깨였느냐에 따라 질 달라져
명상, 습관적 필요에 따라 결과 알아차림
진실 찾기 위해선 매일 자아와 만나 확인
마음 속 비밀과 거짓말 뇌와 신경계 교란

언제부터인가 나는 ‘나를 내려놓아야 나도 세상도 편안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왔다. 이 글을 쓰다 보니 이제 내가 가야할 삶의 길이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지난 번 칼럼에서 한라산에 올라갈 때는 백록담에 도달하겠다는 목표가 있지만 내려갈 때는 출발지가 목표라고 말한 바 있다. 또한 제주국제명상센터에서 일을 할 때는 상담과 명상으로 ‘세상’과 함께 하는 것이지만 일을 멈출 때는 ‘참 나’를 만나는 일이라고 했다.

이제 ‘참 나’를 만나러 가야 한다. 지금까지 명상센터를 위해 열심히 달려왔다. 이제 남은 일은 쉬면서 ‘참 나’를 만나는 일이다. 현재 내가 마음을 기울여야 할 일은 후임 이사장에 누구를 추대할 것인지를 찾는 일이다. 그리고 이사장직을 그만 둔 뒤 ‘참 나’를 만나기 위해 정진하는 일이다. 올라가는 길은 멀고 험해도 이미 도달했고, 내려가는 길은 눈앞에 있는데도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매우 가까이 있는데도 마치 낭떠러지 절벽을 바라보는 듯하다. 아슬아슬하다. 훌쩍 건너 뛸 수가 없다. 바라보면 한순간인 듯 가까운데 쉽게 건너기 어렵다. 그러나 백척간두의 경계를 건너야 새로운 내 인생이 나타날 것 같다.

우리의 삶은 개인의 의식이 얼마나 깨어있느냐에 따라 그 질이 달라진다. 개인의 현재 의식은 태어날 때 가지고 나온 선천적 의식과 살면서 학습해온 후천적 의식이 통합되어 나타난다. 이러한 의식은 밝은 의식과 탁한 의식, 밝기도 하고 탁하기도 한 의식으로 나눠 볼 수 있다. 누구나 밝은 의식으로 살아가고 싶으나 뜻대로 되지 않는다. 데보라 킹Deborah King(2009)은 “진실이 내 삶을 구한다”라면서 삶에서 진실이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진실이 치유한다’라는 저서에서 “마음속에 간직한 아픈 비밀이나 거짓말은 우리 몸의 에너지 장을 왜곡하고, 면역체계를 취약하게 하고, 내장 기관을 지치게 하며, 심장을 수축시키고, 뇌를 흔들며, 신경계를 교란한다.”고 했다. 결국 거짓된 삶은 우리의 몸을 지독한 쓰레기 더미로 전락시키고 망가뜨려 정신을 황폐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차크라, 세상 에너지 순환을 통해 밖으로 보낸다

우리 몸의 영성적인 체계를 보면 척추 맨 아래 부분에 위치한 첫 번째 에너지 센터인 뿌리 차크라(muladara chakra)에서 머리 위 꼭대기에 위치한 일곱 번째 에너지 센터인 정수리 차크라(sahasrara chakra)에 이르기까지 세상으로부터 에너지를 받아서 건강한 순환을 통해 밖으로 내보내는 복잡한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그 체계에서 고통스러운 일들에 대한 기억, 두려움, 슬픔, 분노에 맞서기 위해 망각이라는 신경 메카니즘이 작용한다. 몸은 이 체계에서 모든 기억을 저장하여 사실을 부인하거나 억압하는 방식을 택하기 때문에 절대로 잊지 않는다. 그러나 명상은 우리가 습관적으로 하는 생각이나 필요에 따라 우리가 바라는 결과를 알아차림으로써 현실화하도록 한다. 또한 명상은 수행을 통하여 긍정적인 생각과 의도적이고 목적 지향적인 행위들, 삶을 향상시키는 경험들을 습득하는 것, 초의식의 영향력이 마음과 몸에 유익한 영향을 미치도록 한다.

따라서 신체의 각 부분을 알아차리고 그 기능을 이해할 수 있다면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일들, 정서적인 혼란, 수술, 사고, 그리고 온갖 종류의 트라우마는 에너지 시스템에 충격을 주고 손상을 입힌다. 시간이 지나서도 충격적인 경험이 처리되거나 해결되지 않으면 몸의 특정부분에서 에너지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해 질병이나 문제가 발생한다.

각 차크라에 따라 특징이 다르지만 첫 번째 차크라가 잘 정합된 경우에는 이 차크라의 주요 특징인 ‘존재감’을 느낄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존재감(presence)이란 내 모든 부분이 실재로 지금 여기, 바로 이 순간 내 몸에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뿌리 차크라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대개 그들의 삶에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설거지를 할 때, 헬스장에서 운동을 할 때, 식료품을 살 때에도 마음은 자주 다른 곳에 가 있다. 몸이 있는 곳에 마음이 있어야 하나 몸 따로 마음 따로 이다. 그러므로 매 순간 내가 여기에 있는지를 알아차려야 한다. 한 방법으로 걷기 명상을 떠올려보자. 발을 들고 내릴 때 드는 것을 알아차리고, 내리는 것을 알아차린다. 오른 발을 들 때 고정 시킨 왼쪽 발이 몸의 균형을 잡고 있는지 놓치는지를 알아차린다. 그리고 오른 발을 내려놓고 고정시킨 후 왼발을 들면서 몸이 균형을 잡고 있는지 놓치는지를 알아차린다. 물론 이 때 의식은 왼발과 오른 발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자신 언행에 책임 지지 않는다면 대체로 남 탓

우리는 상처받은 이들로부터 상처 받는다. 강박적인 과잉성취자는 대부분 균형이 맞지 않는 사람들이다. 자기 내면의 진정성에 위배될지라도 이기기 위해서는 그 어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은 세 번째 차크라(manipura chakra)가 정합되지 않은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다. 자신이 두려워한 파멸의 원인은 바로 자신이다. 다른 사람들과 ‘이 세상’을 탓하는 것은 세 번째 차크라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는 이들의 주요 특징이다. 세 번째 에너지 센터가 건강하고 잘 작동될 때 우리는 무엇인가 해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우리의 의도는 분명해진다. 세 번째 에너지가 활기차 보이는 사람들은 자신의 힘을 보유하고 그 힘 속에 서 있다. 그들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힘을 요구하거나 무자비하게 힘을 빼앗을 필요가 없다. 이들은 세상에서 많은 것을 이뤄내고 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사는지 크게 개의치 않고 진실 되게 산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진다. 자기의 삶에서 남을 탓하거나 세상을 비난하는 일이 반복된다면 스스로 ‘나는 진실 되게 살고 있는가?’라고 자문해 보면 된다. 자신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 대체로 남을 탓하거나 세상을 비난하며 살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나이 들고 성숙할수록 에너지는 위로 상승한다. 사랑의 차크라라고 하는 가슴 차크라(anahata chakra)는 하부 세 개의 차크라와 연결해주는 교랑 역할을 한다. 이곳에서 육체적인 것과 육체적이지 않은 것과의 유대감을 형성한다. 또한 자신과 다른 사람과의 유대감도 형성한다. 심장은 몸이 필요한 것을 공급해주는 삶의 중앙 기관이라 할 수 있다. 네 번째 차크라의 주요 특성은 주고받기, 무조건적인 사랑, 감사, 연약한 부분까지도 마음을 여는 따뜻한 마음가짐이다. 가슴센터가 균형을 맞추면 만족감을 느끼고 평화로워진다. 남을 돌보고, 연민을 갖게 되고 용서하게 된다. 자신의 삶에 사랑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면, 마음이 진정으로 사랑에 대해 열려있는지 혹은 오래된 상처를 안고 그 상처를 키우고 있지는 않은지 자신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는 것은 마음이 열려있는지 혹은 닫혀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강력한 방법이다. 우리가 자신을 표현하지 않는다면 진실은 어디로 가게 될까? 데보라 킹은 “생존을 위해 거짓을 말하겠지만 몸은 버틸 수 없다. 몸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잘못된 일에 침묵하면 잘한 일에도 침묵하게 된다.”라고 주장한다. 네 번째 차크라는 우리의 삶을 행복하게 하거나 불행하게 하는 중심역할을 한다. 영성이 깃드는 곳이기도 하다. 대체로 40대에서 60대까지의 삶이 여기에 해당한다.

잘못된 일에 침묵하면 잘한 일에도 침묵

개인의 삶에서 자신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은 대체로 외모이거나 언어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다섯 번째 에너지 센터(vishudda chakra)는 목에 자리하고 있고, 창의적인 표현과 주로 관련된다. 주요 특성은 말을 사용하거나 말이 아닌 다른 소통방법을 통해 자신이 누구이고, 무엇을 느끼고, 신념이 무엇인지를 표현하며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다섯 번 째 에너지 센터의 메신저는 목소리와 선택이다. 어떻게 살고, 무엇을 입고, 무엇을 먹고, 우리의 꿈이 무엇인지까지도 목소리를 냄으로써 발현될 수 있다. 이 부위에 균형이 맞지 않을 경우 너무 말을 많이 한다던가, 적절하지 않은 방식으로 말하게 된다. 남들에 대해 뒷말을 하기도 하고, 침묵을 지키는데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자기 자신에게 진실하지 않다면 풍요롭게 살 수가 없다. 좋은 관계에는 진실을 표현하려는 노력과 의지가 필요하다.

진실을 찾기 위해서는 날마다 내 자아와 만나 확인하고, 나 자신과 대화하고, 자연스럽고 확실하게 나의 진실을 말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이는 자신이 더 높은 의지와 나란히 놓여 있는지를 확인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이렇게 될 때 명상의 단계에 이른다. 요가명상 7단계(dhyana)에서는 순수한 실존적 존재인 참 나를 각성해야 한다고 말한다. 만일 누군가 나에게 “사람들이 너에 대해 이렇게 말했어.”라고 한다면, 나는 “오, 그래?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내버려둬. 나는 내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아”라고 반응한다. 이렇게 반응할 수 있다면 나는 평화와 조화, 고결을 유지한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진실이고 명상적 상태이다. 명상자의 인격 속으로 들어오는 부정적인 입력물이 박탈된 상태가 되는 것이다.

그냥 두어도 변하지 않는다. 찬바람이 몰아쳐도 죽지 않고 겨울을 나는 식물처럼 봄이 되면 새순을 내보낸다. 이처럼 우리의 삶이 진실이 되어 변하되 변하지 않고 지속될 수 있어야 세상은 밝고 평화롭다.

▶한줄요약

다른 사람들과 ‘이 세상’을 탓하는 것은 세 번째 차크라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않는 이들의 주요 특징이다. 세 번째 에너지 센터가 건강하고 잘 작동될 때 우리는 무엇인가 해볼 수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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