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지원 스님의 마음처방전] 집착은 괴로움이다

그림=최주현
그림=최주현

우리를 괴로움과 혼란에 빠뜨리는 것은 주변사람들과 사물이 아니라 우리 안에 있는 집착 때문입니다. 즉 괴로움이란 우리가 집착하는 고통입니다. 괴로움의 원인을 살펴보면 대부분 ‘내 것’이라는 집착에서 온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람이나 지혜로운 사람이나 사물을 대하게 되면 좋다거나 나쁘다는 생각, 또 즐겁다거나 괴롭다는 생각을 일으키게 됩니다.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어리석은 사람들은 물질에 대해 집착하고 근심하기 때문에 물질로부터 떠날 수가 없습니다. 물질에 대해 사랑하고 기뻐하며 소유하고 싶어합니다. 소유하게 되면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 집착한 나머지 물질을 ‘나’라고 착각합니다. 물질이 ‘나의 것’이며 영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물질이 변하거나 달라지면 그 마음도 변하고 달라져 두려움과 번뇌가 생기며, 자꾸 돌아보는 마음이 생깁니다. 물질에 집착하는 마음에서 고통이 시작됩니다. 

자신에게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마음 아팠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소중하게 여겼던 만큼 괴로움도 컸을 겁니다. 시계, 휴대폰 등 자신이 애지중지하던 물건을 잃어버렸을 때 물건보다는 집착하는 마음이 상처가 되어 더 괴로워했을 겁니다. 

지혜로운 사람들은 물질에 대해 집착하거나 근심하지 않기 때문에 물질이 곧 ‘나’라고 착각하지 않습니다. 물질에 대해 사랑하지도 기뻐하지도 않고 소유하더라도 집착하지 않습니다. 물질은 영원하지 않음을 알기에 물질이 변하거나 달라지더라도 두려움과 번뇌도 없습니다.

물건에 대한 집착은 강한 소유욕을 나타냅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귀중한 것도 언젠가는 나에게서 떠날 수 있음을 알기에 크게 괴로워하지 없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낡고 부서지고 언젠가는 사라질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한다는 것이 무상(無常)의 법칙입니다.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물질이 덧없는 것임을 알고 끝없이 변하는 것을 안다면 괴로움에 빠지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습니다. 집착하는 마음은 자신을 창살 없는 감옥에 가두는 것과 같습니다. 집착은 마음을 멍들게 합니다. 

내 소유물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세상에 와서 잠시 빌려 쓰고 있을 뿐입니다. ‘나의 것’이라는 집착을 버리는 순간 우리의 마음은 밝아집니다. 집착의 고삐를 놓으면 언제나 환한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현대불교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