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박주용의 소금&건강] 12. 버려지는 간수가 ‘미네랄’

12. 간수

미네랄 함량 다르면 소금 맛 달라
버리는 간수에 천연 미네랄 많아

소금은 다 같은 것 같지만 사실은 모두 다르다. 소금을 만드는 바닷물, 제조방법, 성분, 맛, 입자의 크기 등의 차이는 그것을 사용하여 만든 음식 맛의 차이와 그것을 먹는 사람의 건강의 차이를 만들어 내게 된다. 그렇게 해서 세계 각국은 각자의 소금 만드는 방법과 성분을 갖게 되고 또 고유의 음식 맛을 갖고 있다.

소금의 맛을 다르게 만드는 것은 3가지로 요약이 된다. 하나는 소금을 만드는 바닷물이고, 다른 하나는 소금에 포함된 다양한 미네랄의 성분과 양, 그리고 마지막은 소금 입자의 모양과 크기로 요약된다.

바닷물에 따라 소금도 달라진다. 바다마다 깨끗함이 다르고, 바닷물에 포함된 유기물의 양도 다르다. 바닷물에 따라 미네랄의 양도 달라진다. 또 칼슘, 칼륨, 마그네슘 같은 미네랄의 함량이 다르면 소금의 맛도 달라진다. 끝으로 소금의 모양과 크기가 다르면 맛이 달라진다. 이는 녹는 속도를 달라지게 하고 맛을 결정하는 미각에 닿은 느낌도 달라지게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의 건강과 관련된 가장 중요한 것은 미네랄의 양과 그 성분의 다양성이다. 이것이 달라지면 소금의 모양도 맛도 건강에 대한 기여도도 달라진다. 따라서 소금의 차이는 NaCl, 즉 염화나트륨의 차이가 아니라 미네랄의 차이라고 해야 더 어울린다. 소금의 차이는 결국 제조 방법 및 제조 원료의 차이에서 오는 미네랄 함량의 차이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소금의 미네랄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어디에 들어 있을까. 바닷물을 가지고 소금을 만들 경우 우리는 소금을 만들고 남은 물을 버리고, 또 소금에 묻은 것들을 ‘간수 빼기’라는 이름하에 모두 제거해 버린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3년 묵은 소금, 혹은 2년 묵은 소금이라고 하는 것은 소금을 만들어 가마니나 자루에 넣어 쌓아두면 소금이 가진 조해성(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여 녹는 성질)으로 인하여 가마니 속의 소금(이때는 소금 속의 마그네슘 성분을 말함)이 공기 중의 수분을 빨아들여 녹아내리는 것을 빼내어 버리고 남은 소금을 말한다. 그렇게 자연적으로 소금 중의 미네랄(간수)을 빼버린 소금을 2년 혹은 3년 묵은 소금이라고 말하고 좋은 소금이라고 생각하여 왔다.

어렵게 쌓아두고 몇 년 몇 십 년을 기다리는 것 말고 간수를 빼버리는 간단한 다른 방법은 소금을 세척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세척염을 만드는 것이다. 소금에 물을 부어 소금이 더 이상 안 녹을 정도의 농도 즉 포화농도 이상의 물을 만들어 소금을 세척하고 씻어냄으로 인해서 소금 속에 포함된 일정 간수 성분과 불순물을 씻어 낸 소금을 말한다. 집에서 소금을 볶아 먹을 때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재제염이나 꽃소금 같은 것은 소금을 물에 녹여 불순물과 일정 성분을 제거하고 다시 결정화 시킨 소금을 말한다. 이 역시 일종의 세척염이라고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천일염은 세척단계를 거친다. 거치지 않으면 불순물이 많이 포함되어 식탁 소금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그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애써 제거하려는 간수 성분은 도대체 무엇일까? 불순물 즉 천일염에 일부 포함되어 있는 갯벌 성분 혹은 오염물질(이것은 무조건 제거해야 한다)은 일단 논외로 하자. 그렇게 애써 제거하려고 하는 것은 다름 아닌 간수(일본어 니가리)라고 하는 미네랄 성분이다. 간수에 포함되어 있는 미네랄 성분은 나트륨, 마그네슘, 칼륨, 칼슘 그리고 기타 미량의 미네랄로 구성된다. 다시 말하면 바닷물에 이온상태로 녹아 있는 80가지 이상의 미네랄이 들어 있는 미네랄 농축액으로 우리 몸에 필요한 미네랄이 거의 모두 들어 있는 미네랄의 보고이다. 왜 이 좋은 미네랄 성분을 애써서 제거하려고 할까? 성분이 몸에 해로워서일까? 그것은 미네랄 성분이 갖고 있는 ‘맛’ 때문이다. 간수 중에 대표적인 미네랄이 마그네슘인데 그 마그네슘은 안타깝게도 쓴맛을 가지고 있다. 바꾸어 말하면 마그네슘의 쓴맛 때문에 이를 제거하려고 하는 것이다. 맛이 문제가 아니라면 간수 성분은 아주 유용한 미네랄이고 소금에 포함되어야 하는 좋은 성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자기들 소금이 좋다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누구나 다 자기 소금이 미네랄이 많다고 주장을 한다. 그러면서 다 빼버린 마그네슘도 많이 들어 있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소금 만들기에 들어가면 그토록 자랑하는 중요 미네랄인 간수 성분을 어떻게 빼낼까 하고 궁리를 한다. 스스로의 주장과는 정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우를 범하고 있는 아이러니가 소금 제조 현장에서 펼쳐진다.

소금제조 방법이 다르면 성분이 다르다. 해수농축은 천일염식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간수 성분이고, 이온막은 이온교환막을 이용하는 정제염의 제조과정에서 만들어진 간수 성분이다. 성분이 다른 이유는 제조 과정이 다르기 때문이다. 위의 데이터는 실험을 통해 얻어진 성분을 중심으로 한 것이어서 실제 제조 현장의 간수 성분과는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게 애써 버리려고 하는 간수의 실체는 바로 미네랄이다. 우리가 비싼 돈을 들여 사먹는 칼슘, 마그네슘, 칼륨, 황, 그리고 수많은 미량 미네랄의 집합체가 바로 간수의 핵심 물질이다. 소금 제조과정에서 빼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꼭 포함시켜야 하는 건강 물질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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