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1일 제주 혜관정사서 취임법회
종단 스님 비롯 불교.정관계 인사 참석
“법화종 제20대 총무원 집행부는 ‘참회’와 ‘승가정신 회복’을 통한 변혁과 혁신을 기조로 소통과 원융살림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종단변혁,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법화종 제20대 총무원장 관효 스님이 취임 첫 일성으로 승가정신 회복을 통한 종단 혁신을 선언했다.
법화종은 4월 21일 제주 혜관정사에서 제20대 총무원장 관효 스님의 취임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취임법회는 종정 도선 스님과 제주교구 원로의원 일조‧오봉‧법진‧혜각‧보명‧진파 스님, 중앙종회의장 서안‧수석부의장 지만‧부의장 혜광‧의원 정호‧희공‧일우 스님, 前총무원장 서리 혜문 스님, 전현직 교구종무원장 스님 등 종단 주요 스님과 불교계 각 종단 스님, 정관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고불문을 시작으로 법화종 미래를 새롭게 열어가는 법석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관효 스님은 취임사에서 “종도들로부터 부여받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어깨가 무겁다”며 “쉬운 길이 아님을 잘 알지만 종단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에 대한 종도들의 열망과 염원이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만큼, 겸허한 마음으로 맡은 바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을 불조(佛祖)에 약속한다”고 다짐했다.
이를 위해 스님은 “누구의 잘잘못을 떠나 대중 모두의 공업이기에 지심참회를 통해 초발심의 자세로 돌아가, 서로를 비방하고 헐뜯는 아만과 이기심 대신 원융종단을 이루기 위해 서로 화합하고 배려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관효 스님은 이날 변혁과 혁신을 위한 구체적인 과제로 △교육기관 설치를 통한 도제양성 △포교원 재가동을 위한 포교원장 선출 △대중공의를 토대로 한 종헌종법 전면 제‧개정 △냉담종도 및 억울한 피해를 입은 종도 구제절차 추진 △교구 해산의 피해를 입은 지역교구 복원 △안정사의 종단 본산으로서 기능 회복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적폐세력을 향해 단호한 대처는 물론, 누구든지 종헌종법을 유린하고 악용할 수 없도록 철저한 제도보완에 나서는 한편, 각 교구를 순회하며 의견을 수렴해 종무행정에 반영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종정 도선 스님은 ‘화종 수인지(花種 雖因地)/ 종지 종화생(從地 種花生)/ 약무 인하종(若無 人下種)/ 화종 진무생(花種 盡無生)/ 심지 본무생(心地 本無生)/ 인종 종단기(因種 從褖起)/ 단종 부상방(褖種 不相妨)/ 화동 역부연(花菄 亦復然)’의 법어를 내렸다. (꽃과 종자가 땅을 의지하며 땅에서 꽃과 종자가 돋아나니 씨를 뿌리는 이가 없으면 꽃과 종자는 돋아날 수 없나니. 마음 바탕에는 본래 나는 것이 없으나 종자가 인연따라 생겨남이다. 인연과 종자가 서로 어기지 않으면 꽃과 열매도 그러하니라.)
오랜 종단 혼란이 종식되고 처음으로 취임하는 정식 총무원장인 만큼, 관효 스님을 향한 기대감도 적지 않았다.
제주교구 원로의원 일조 스님은 “법화종은 1945년 창종한 정통종단으로, 한때 종단 산하에 15개 교구 1700여 사암과 120만 교도를 거느린 한국불교 제3종단으로 위치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승려 기강확립과 도제양성에 소홀한 채 수십년을 흘러오다 보니 부적격자와 비행승려들이 곳곳에서 세속비리와 야합해 종무행정마저 농단하며 종단 파국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스님은 “이와 같은 사태를 그냥볼 수 없어 몇몇 정의지사들과 함께 분투한 관효 스님이 다행스럽게도 합법적 절차에 의해 총무원장이 됐으니 종도의 한 사람으로 매우 기쁘다”며 “부디 참신한 인재들을 많이 등용해 총무원의 진용을 잘 갖추고 종정예하의 교시를 잘 받들어 종단 부응불사를 차질없이 추진해 달라”고 당부했다.
前총무원장 서리 혜문 스님은 "총무원장 서리로 1년여 동안 구종의 일념으로 위기에 처한 종단을 일으키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했고 20대 총무원장 선거를 무사히 치르고 관효 스님에게 총무원 종무를 이양하게 되어 기쁜 마음이 한량없다"며 "지난 1년 해종세력들의 온갖 소송과 고소, 고발에 대응하기 위해 임직원들과 송사에 매달려오면서 일일이 여삼추였다"고 회고했다.
이어 스님은 "참담한 상황에서 대부분의 소송이 여법하게 마무리 됐고 해종행위를 한 일부 세력들에 대해 종단 사법기관의 준엄한 심판을 통해 종단 최고징계인 치탈도첩을 내렸지만 아직도 등원예정자나 조사예정자. 기소 예정자, 징계결정 보류자들이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며 "신임 총무원장 관효 스님과 집행부 임원 스님들이 종단 개혁에 쉼없는 정진을 이어 종헌종법을 바로 세우고 종지를 현창해 달라"고 요청했다.
중앙종회의장 서안 스님은 “취임법회를 맞이하니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종단을 해종세력으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부단히 힘써온 지난날들이 떠오른다”며 “아직 종단 개혁은 미완이다. 신임 총무원장 스님이 종헌종법 전면 제개정의 당위성을 강조한데 발맞춰 중앙종회는 종헌종법 제개정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종도 의션 수렴에 나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국불교종단협의회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과 원로의원 일면 스님, 제주불교연합회장 허운 스님, 태고종 중앙종회 의장 법담 스님 등 각 종단 스님들도 축사를 통해 종단의 앞길에 격려를 전했다.
원행 스님은 “관효 스님을 중심으로 그동안 내부적으로 어려웠던 시기를 넘어 다시 한번 종단 중흥의 기틀이 튼튼히 세워지길 기대한다”며 “종도대중이 일심으로 화합해 선대조사들이 이룩한 업적을 계승발전할 수 있도록 배전의 노력을 당부하며, 한국불교 발전을 위해 도제양성과 불법홍포는 물론, 대사회적 역할에도 적극 동참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고영권 제주특별자치도 정무부지사와 좌남수 제주도의회 의장,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국회의원 등 정관계 인사들도 축사를 전했다.
송지희 기자 jh35@hyunb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