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누군가에게로 떠나간 매정한 저녁 해가, 오늘, 나에게로 따뜻한 붉은 여의주가 되어 막막하고 힘든 밤을 지나 희망을 밝힙니다. 안녕하세요. 복 많이 받으세요. 당신을 응원합니다. 누군가에게로 건넨 인사는 평안의 미소가 됩니다. 이 아침, 조금은 긴장된 내게로 위안의 손을 내밀어 희망의 새해 인사를 해옵니다.
이른 새벽, 시린 코끝으로 바람에 한들거리며 다가선 수선화 향을 맡으며 캄캄한 길을 걸어 가까운 오름을 오릅니다.
조금이라도 먼저 마음에 맑고 밝은 기운이 깃들길 바라며 걸어갑니다. 이 어둠을 건너 아침이 오면 자비롭고 평온한 마음이 깨어나길 바라며 걸어갑니다.
삶은 마음의 투영으로 여러 가지 모습을 나타냅니다. 넉넉한 사람, 평화로운 사람, 예민한 사람 등으로 비칩니다. 하지만 오름에서 바라본 마을의 불빛은 밤하늘의 별빛처럼 평온하게 반짝일 뿐입니다. 상황에 따라 조금 더 내거나 거두는 다른 모습을 띤 마음의 빛이 있을 뿐입니다. 매 순간 맑지만도 흐리지만도 않습니다.
살아가며 어디에서 무엇을 향해 나아가는가에 따라 마음에 이는 모습은 달라집니다. 부처님의 뒷모습은 언제나 고요합니다. 언제나 평화롭습니다.
그래서 그분의 뒤를 따라 기러기처럼 줄지어 걸어가는 수행자 벗들의 뒷모습도 아름답습니다. 오름에서 바라본 마을의 불빛들은 따스하게 비춰줄 태양을 기다리며 묵묵히 어둠을 아름답게 밝히고 있습니다.
새해 첫 햇살을 맞고 있는 오름은 그렇게 세상을 바라보게 하고 그렇게 마음을 내게 합니다. 올해는 더욱더 밝고 따스하게 당신에게 다가가렵니다. 새해 아침 햇살을 받는 당신에게서 차디찬 겨울밤을 지나온 맑고 강건한 수선화 향이 납니다. 당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 줄 아십니까. <쌍윳따니까야> 게송품에서, 세존께서는 싸왓티의 제따나와 아나타삔디까 사원에서 꼬쌀라의 빠쎄나디왕과 말리까왕비에게 게송을 읊으셨습니다.
마음으로 사방을 찾아다녀도/ 자신보다 사랑스러운 것은 없다네./ 이처럼 다른 사람도 저마다 자신이 사랑스럽다네./ 그러므로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해쳐서는 안 된다네.
향기로운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을 줍니다. 저 새해 아침 햇살이 밝은 긍정의 희망을 품게 하듯이, 임인년에는 조금 더 자신을 소중히 여겼으면 좋겠습니다. 오름에서 바라본 당신이 머무는 마을은 어둠이 깊으면 아침이 가깝다는 것을 알리려는 듯 별빛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매일 아침 떠오르는 해는 모든 존재가 그 자체로 소중하다고 차별 없이 비추고 있습니다. 설사 흐린 날이라 할지라도 저 구름 위에는 희망의 해가 떠 있습니다. 어제는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늘은 강건하시길 바랍니다. ‘호호일일시호년(好虎日日是好年)’하소서. 호호 웃는 좋은 호랑이 기운이 날마다 이어져 당신의 삶을 아름답게 수놓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