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일: 2025-11-26 11:37 (수)

부처님 사리에 두 팔 공양하다

35. 소신공양

이때 일월정명덕 부처님께서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이르셨다.

“선남자여, 나는 열반할 때가 되었고 멸진(滅盡)할 때가 왔으니 그대는 편하게 자리를 펴라. 내 오늘 밤에 마땅히 열반에 들리라.”

또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분부하셨다. “내가 불법을 그대에게 부촉하며, 모든 보살들과 큰 제자들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과 또한 삼천대천 칠보 세계의 모든 보배나무와 보배 누대와 시중드는 천인들을 다 그대에게 부촉하며, 내가 멸도한 후에 사리도 또한 그대에게 부촉하노니, 마땅히 유포하여 널리 공양을 베풀고 응당 수천 개의 탑을 세우도록 하라.”

이렇게 일월정명덕 부처님께서 일체중생희견보살에게 분부하고 나서 그날 밤늦게 열반에 드시었다.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것을 보고 슬퍼하고 괴로워하며 부처님을 사모하여 곧 해차안전단나무로 섶을 쌓아 부처님 몸에 공양한 뒤 이를 태워 다비를 했다. 불이 꺼진 후에 사리를 거두어 8만4000의 보배 병을 만들어 8만4000의 탑을 세우니 높이는 3세계요, 표찰(表刹)로 장엄하고 여러 번개를 드리우고 온갖 보배 방울을 달았다.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다시 스스로 생각하였다. “내가 비록 이렇게 공양하였으나 마음에 아직 흡족하지 못하니, 내가 이제 다시 부처님의 사리에 공양하리라.”

그리고 곧 모든 보살인 큰 제자들과 천·용·야차 등 모든 대중에게 말했다.

“그대들은 마땅히 일심으로 생각하라. 내 이제 일월정명덕부처님의 사리에 공양하려 하노라.”

이렇게 말한 뒤 곧 8만 4천 탑 앞에서 100가지 복으로 장엄한 팔을 태워 7만2000년 동안 공양하여, 수없는 성문의 도를 구하는 이들과 한량없는 아승지의 사람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키게 하여 모두 현일체색신삼매(現一切色身三昧)에 머물게 하였다.

그때 모든 보살과 천신·사람·아수라 등이 그의 팔이 없어진 것을 보고 근심하고 슬퍼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 일체중생희견보살은 우리의 스승이고 우리를 교화하는 분이시거늘 이제 팔을 태워서 불구의 몸이 되었구나!”

그때 일체중생희견보살이 대중 속에서 이렇게 서원을 세웠다.

“내가 두 팔을 버렸으니 반드시 부처님 금색의 몸을 얻게 되리니 이 말이 진실하다면 나의 두 팔이 다시 이전과 같아지게 하소서.”

이렇게 서원을 마치자 그의 두 팔이 저절로 이전과 같이 되니 이것은 보살의 복덕과 지혜가 순수하고 두터웠기 때문이니라. 또 그때 마침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을 하였고, 하늘에서 보배 꽃이 비 내리니 모든 사람과 천신들이 일찍이 없던 감격에 젖었다.

일체중생희견보살이 일월정명덕부처님이 열반하자 다비를 하여 부처님 사리에 두 팔을 태워 소신(燒身) 공양을 한 이야기다. 〈법화경〉에서의 사리는 매우 중요한 상징적인 의미를 지닌다. 〈법화경〉을 설하면 그 법문이 부처님의 진짜 법문이라는 것을 증명해 준다고 한다. 다보여래가 바로 이 역할을 하기 위해 〈법화경〉에 등장하며 다보탑이 바로 다보여래의 사리를 상징하는 탑이라는 것이다. 사리는 전신사리(全身舍利), 쇄신사리(碎身舍利)로 구분하고 또 생신사리(生身舍利), 법신사리(法身舍利)라는 이름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작은 결정체로 나타난 진주 같은 물질을 사리라 한다. 〈금강명경〉에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을 닦아 훈습한 얻기 어려운 결정체로 가장 뛰어난 복전(福田)이라 하였다. 복의 씨앗을 뿌리는 밭이라는 말이다. 〈법원주림〉에는 사리의 색깔에 대해 밝혀 놓은 이야기도 있다. 골(骨)사리는 흰색이며, 육(肉)사리는 붉은색, 발(髮)사리는 검은 색이라 하였다. 또 사리가 증식(增殖)하여 과(顆)의 수가 늘어난다고 한다. 불상에 예배하기 이전에는 부처님의 사리탑을 향해 예배하는 풍습이 먼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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