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출가 스피치 방법
행동 변화 만드는 설득 기술
상대방 행동 변화 관심 필요
말이전에 얼굴, 행위서 작업
???????다양한 감각·소통키워가야

출가수행자는 설법을 통해 부처님 말씀과 불법을 사부대중에게 전달한다. 편의상 출가수행자의 불교스피치를 설법스피치로 칭할 때, 설법스피치는 특히 일반적인 스피치의 원리보다 더 강하게 표현하자면, ‘설득’이다. 설득은 ‘모든 상황에서 설득 수단을 발견해내는 것은 탁월한 재능’(아리스토텔레스)이며 ‘가치와 신념, 태도가 잘 짜여진 천과 같다’(로키치), 그리고 ‘설득은 상징을 사용해 공동으로 창조하는 과정’(라슨)이라고 정리 되어진다. 설득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움직이도록 동기부여를 만들어주는 언행이며, 강압이 아닌 스스로 동기유발이 되도록 권하여 사고와 행동에 변화를 만들어주는 고급 커뮤니케이션 기술이다. 설득을 위해서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본능적 태도에 귀기울여야 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정받고 싶어 하며, 이래라 저래라 하는 명령은 듣기 싫어한다. 따라서 칭찬받기를 좋아하며 재미있는 것을 원한다는 것이다.
인간을 다른 생물과 달리 도구를 사용하고 언어를 구사한다는 고등동물로 보기도 하지만, 여러 동물들 중에는 세심하게 도구를 사용하는 동물도 있고, 나름대로의 언어구사도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지고 있다. 특히 반려동물 가구 1000만 이상의 오늘날 사회에서 보면, 반려동물은 인간과 마찬가지로 가족으로 대우받으며 가족구성원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충분히 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것은 언어를 통해 상대에게 제대로 전달하여 감동을 전해주는 능력이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대사회는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의 거의 대부분이 IT기기들이며 인터넷도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실시간 업데이트되고 있다. 그런 만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이 새삼 강조되고 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할 것이며, 어떠한 목적으로 활용될 것인지가 삶의 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불교에서라면 더 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크다. 불교 포교의 가장 큰 힘이자, 가장 큰 핵심원리가 바로 스피치 커뮤니케이션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출가수행자는 불법을 전하는 중차대한 의무를 지니고 있다.
말 이전에 표정이 먼저 만들어져야 한다
미국의 UCLA대학의 알버트 메르비안 교수가 만든 메르비안 차트는 스피치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도식으로서, 말의 내용보다 비언어적인 것(음성적인 면, 시각적인 면)이 더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한국인은 얼굴의 근육 80여 개로 만들 수 있는 7000여 표정 중 거의 대부분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무뚝뚝하고 화난 얼굴이 전형적인 한국인의 얼굴로 보여진다. 그 중에서도 출가수행자인 스님들은 얼굴 표정이 아예 없다시피하다. 무표정은 중력에 의해 밑에서 끌어당기는 효과 때문에 화가 난 얼굴로 보이게 되며, 아무런 열정을 나타낼 수가 없다. 물론 상대방으로 하여금 자상한 면이나 따뜻함을 전달할 수도 없으며 설득의 길도 모호하다. 상대방에 대한 첫인상은 3~4초 이내에 형성되며 이 첫인상이 결정되는 주요 요인으로는 표정이 압도적이다. 이러한 표정에 단정 짓는 것은 100% 개인적인 소견이 작동한다.
이론적으로나 선입견, 편견 등도 있을 수 있으나, 첫눈에 결정지어지는 것을 덮기는 힘들다. 그 정도로 순간 형성되는 첫인상은 강렬하게 오래 유지된다. 부정적인 첫인상을 지우거나 긍정성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몇 배의 노력과 시간이 소요되어야만 한다. 한마디로 첫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전달자와 수용자 사이에 심리적인 거리감이 적을 때 친근한 느낌을 주며, 인간미 혹은 매력을 증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의 표정에 대한 관심과 인지, 노력, 변화를 위한 연습 등이 수반되어야 한다. 특히 부처님을 대신하여 불법을 전달하는 메신저의 역할로서 스님의 표정은 불자들로 하여금 설득의 최대요소로 작용한다.
불교 이론 이전에 상대를 먼저 파악한다
설법을 하는 사람은 불자인 청자들에 대한 파악을 먼저 해야 한다. 청자에 대한 파악이 되어야 그에 맞는 설법 내용을 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불교는 신도 비율상 어르신이 대부분이라 상대 파악이 그리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설법자의 다양한 상대를 향한 준비는 여러 세대를 만날 첫 번째 필수 과정이다. 이제는 다양한 매체의 활용으로 인해 여러 세대들을 만날 기회가 열려있다. 따라서 노인용이 아닌, 시대적 흐름에 맞고 다양한 세대를 향한 구사력과 콘텐츠를 준비해야 하며 이에 대한 논리 정연함과 일목요연함을 두루 겸비할 필요가 있다. 대상에 대한 배려는 연령, 성별, 직업, 학력정도 및 생활정도 등으로부터 시작해 신행경력, 수행정도, 여러 특수계층, 불교에 대한 인연정도, 긍정적 수용력과 부정성, 시대적 어려움과 삶의 고통 등 사회를 향한 자상한 보살핌이 필요하다. 더불어 사찰을 찾아오는 노인대상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찾아가는 설법서비스로 적극성을 펼 수 있다. 특히 불교에서 힘든 계층들에 대한 따뜻하고 능동적인 배려와 관심이 아쉽다.
오감 활용 표현스피치로 상상력 유도
스마트폰, 유튜브, 영화, 음악... 등 현대인들은 비주얼과 오디오에 매우 친숙하며 따라서 이를 활용한 도구나 시각적, 청각적 스피치로 다가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찰은 풍부한 시청각자료들이 곳곳에 스며있어 보여주고 들려주는 스피치에 최적화된 장소다. 시주명단 제시용으로 만 주로 사용하고 있는 PPT는 불교의 국내 및 해외 시청각 자료들로 활용되면 대중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다. 젊은 세대들, 청장년층이 허약한 불교계에서 설법의 변화는 시대적 요청이 되고 있다. 이러한 도구들로 인한 멋진 상상력을 가능하도록 하며 이러한 상상력은 무한한 명상의 세계로 연결될 수 있다. 상상은 감정을 불러일으키고 감정은 태도를 유도하며 그 태도가 행동을 결정짓도록 한다. 그러기 위해 첫째 누군가를 만날 때는 역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맞춘다. 둘째 만약 상대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면 카멜레온처럼 변신에 능할 필요가 있다. 셋째 상상을 붙잡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의 마음을 붙잡게 될 것이다. 우리는 감정적이고 육체적인 피드백에 따라 계속 무언가를 따라하고 그것과 동일화하려고 애쓴다.
주위 사람과 나를 똑같이 만들면 우리가 같은 옷감에서 떨어져 나온 것만 같고, 무리의 일부라는 느낌을 들게 할 것이다.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열쇠가 되는 것이 바로 상상력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결국 우리 모두는 상상력 안에서 살고 있다. 미래를 상상하지 않으면 과거를 그리워하게 된다.
부처님의 설법스피치를 통해 배운다
부처님은 〈법화경〉 방편품에서 사리불에게, 어떻게 가르침을 펴고 중생을 인도했는지를 말씀하신다. “사리불아, 여래는 갖가지로 분별하여 절묘하게 여러 가지 법을 잘 설하나니, 말씨가 부드러워 중생의 마음을 온통 기쁘게 하느니라. 사리불아, 요약해 말하면, 한량없고 가없는 미증유의 법을 부처님은 다 성취하였느니라.” 여기에는 인연과 비유를 들어 가르침을 편 것과 수없는 방편으로 중생을 인도하고 차별 없는 마음을 내며 절묘하게 여러 법을 설함을 강조하고 있다.
① 사무애변(四無킟辯)을 갖춘 부처님의 설법스타일을 배워보자.
1) 법무애변 (法無碍辯)이니, 온갖 교법(敎法)에 통달하여 걸림없이 말하는 것이어서 누구에게나 타당한 완벽한 진리의 가르침이다.
2) 의무애변(義無碍辯)이니, 온갖 교법의 바른 뜻을 알아 물샐 틈 없이 걸림이 없는 스피치이다. 때에 맞게 합당한 이치를 조리있게 설명한다.
3) 사무애변(辭無碍辯)이니, 여러 가지 말의 정의와 개념을 훤히 알고 통달하여 거리낌이 없다. 누구에게나 이해하기 용이하게 적절한 구사력으로 설득할 수 있다.
4) 요설무애변 (樂說無碍辯)이니, 온갖 교법을 알아 중생의 근기에 따라 중생이 좋아하는 대로 말하는 것으로서 상대가 희열과 법열을 느끼도록 한다. 요설은 언제나 기쁜 마음으로 설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말하는 자의 상대방을 향한 자비희사의 마음이 펼쳐져야 한다.
② ‘4무량심(四無量心)이 보살의 정토이니, 보살이 부처가 될 때 자무량심, 비무량심, 희무량심, 사무량심을 성취한 중생이 그 나라에 와서 태어나느니라.’(유마경) 불국품에 나오는 4무량심은 설법자, 포교사의 스피치 자세를 알려준다.
첫째 자심(慈心)은 부처님 말씀을 듣는 사람들을 향한 무한한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먼저 지녀야 한다. 수행의 중요성과 우선성을 말하고 있다. 둘째 비심(悲心)은 관세음보살처럼 모성애의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비심이 있어야 한다. 셋째 희심(喜心)은 스피치 기법을 살려서 친절함, 배려심의 기술을 배워 익혀 적절하게 전달하는 방법을 펼쳐야 한다. 마음만 갖고는 이루어질 수 없는 실질적인 훈련의 중요성이다. 그래야 상대방과의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 수 있으며, 불법에 대한 저항없이 설득이 이루어진다. 넷째 사심(捨心)은 모든 사람들을 집착없이 평등하게 바라보며, 그들에 맞는 눈높이 스피치로써 그들을 제도한다.
③ 그런가 하면 4섭법(四攝事)도 부처님 스피치를 닮아가는 방법으로 중요하다. 부처님이 중생을 불도에 이끌기 위한 자비스런 스피치의 방법과 자세를 몸소 보여주고 있다.
첫째 보시섭(布施攝)은 내보시, 외보시, 무외보시 등이 있으며 보시하는 마음으로 부처님 법을 전달해야 한다. 둘째는 애어섭(愛語攝)으로, 자비스런 친절한 표정으로 시작된 말과 어투, 억양, 목소리 등을 말한다. 셋째는 이행섭(利行攝)이다. 즉 듣는 자가 이익이 되도록 애써야 함을 말한다. 말하는 사람이 하고 싶은 말이나 준비한 말만 잔뜩 늘어놓는 것이 스피치가 아니다. 반드시 상대에 맞게 해야 하며, 상대가 이해하고 있는지, 상대가 감응을 받았는지 등을 주도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이야기해야 한다. 넷째는 동사섭(同事攝)으로 여러 계층의 사람들 특히 소외된 계층이나 연령층별, 세대별, 직업별 등을 골고루 넘나들며 접근하여 대상에 맞게 다가가야 한다.
